[OSEN=잠실, 이후광 기자] "빅게임피처라고 불러줘서 고맙습니다."
윌리엄 쿠에바스는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두산 베어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 103구 역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9월 들어 4경기 평균자책점 7.16으로 크게 흔들렸던 쿠에바스. 최근 등판이었던 9월 27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도 3⅓이닝 4실점 조기 강판됐지만, 빅게임피처답게 큰 경기에서 강한 면모를 뽐냈다.
1회부터 4점의 리드를 안고 마운드에 올라 2사 2, 3루 위기에 처했지만, 양석환을 유격수 땅볼로 잡고 마의 첫 이닝을 끝냈다. 2회 KKK 삼자범퇴에 이어 3회 1사 2루에서 김재호를 우익수 뜬공, 제러드 영을 헛스윙 삼진 처리했고, 4회와 5회를 다시 연달아 삼자범퇴로 막아내며 손쉽게 승리 요건을 갖췄다.
쿠에바스는 6회말 정수빈과 제러드의 안타로 다시 1사 1, 3루 위기에 몰렸으나 김재환을 루킹 삼진, 양석환을 헛스윙 삼진 처리, 퀄리티스타트를 달성했다. 그리고 7회말 김민에게 기분 좋게 바통을 넘겼다.
KT 이강철 감독의 “2021년 타이브레이커 때 공이 나온 것 같다. 집중한 쿠에바스는 정말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정말 좋았다. 최근에 보지 못한 모습이었다. 최근 계속 3~4회밖에 던지지 못했는데 그런 점에서 매력이 있는 선수다”라는 칭찬을 들은 호투였다.
쿠에바스는 경기 후 “그렇게 말씀해주신 감독님께 너무 감사드린다. 2021년 1위 결정전은 재미있고 즐거운 기억이다”라고 웃으며 “팀이 나한테 원했던 만족감을 채워서 좋았다. 좋은 결과가 나올 때까지 그 어떤 것이든 최대한 머리에 안 넣으려고 노력했다”라고 말했다.
큰 경기에 강한 이유를 묻자 “빅게임피처라고 불러줘서 감사하다. 큰 경기 나갔을 때도 정규시즌 1경기를 한다고 던지고 생각한다. 너무 큰 경기라고 생각하면 많은 부담감을 느껴 최대한 차분하게 한다. 정규시즌 추가 경기라고 생각해야 마운드에서 차분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 그래서 좋은 경기력을 선보이는 거 같다”라고 밝혔다.
6회말을 마친 뒤 거친 포효로 동료들과 팬들을 열광시킨 쿠에바스는 “당시 마지막 타자를 상대할 때 삼진을 너무 잡고 싶었다. 팀원들에게 좋은 자극을 주기 위해서 파이팅을 외치려고 했다. 27개 아웃카운트가 있는데 내가 잡은 마지막 카운트가 우리 선수들에게 좋은 자극이 됐으면 하는 마음에 그런 제스처를 했다. 또 팬들의 경우 결과가 어떻든 항상 응원을 보내주시고 격려해주시기 때문에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쿠에바스에게 끝으로 이번 가을 최대 몇 경기까지 등판하고 싶냐고 물었다. 그는 “한국시리즈 끝날 때까지 최대한 많이 던지고 싶다. 경기 수 생각하지 않고 계속 던질 수 있다”라며 “난 지는 걸 매우 싫어한다. 내일 경기는 치어리더로 변신해 선수들을 응원하겠다”라고 행복한 미소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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