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잠실=김우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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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1차전' 두산-KT전이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 곽빈이 제구 난조로 2회초 발라조빅으로 교체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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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두산 베어스의 공동 다승왕이자 토종 에이스 곽빈(25)이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무너졌다. 하지만 사령탑인 이승엽 두산 감독은 2차전에 다시 내보낼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초강수라 할 수 있다.
곽빈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펼쳐진 KT 위즈와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 선발 등판, 1이닝 5피안타 2볼넷 1탈삼진 4실점으로 난조를 보였다. 결국 두산은 1회 4점 차를 극복하지 못하며 0-4로 무릎을 꿇고 말았다.
만약 두산이 이날 승리했다면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을 치르지 않은 채 오는 5일 열리는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패배를 떠안으며 3일 오후 2시에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을 치르게 됐다. 아직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이 신설된 2015년 이후 5위 팀이 준플레이오프에 오른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곽빈의 초반 난조가 뼈아픈 두산이었다. 곽빈은 올 시즌 공동 다승왕을 차지할 정도로 최고의 활약을 펼치며 두산 마운드를 이끌었다. 올 시즌 30경기에 등판해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의 성적을 올렸다. 총 167⅔이닝 동안 142피안타(11피홈런) 76볼넷 154탈삼진 83실점(79자책)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30, 피안타율 0.229의 성적을 냈다.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3자책 이하) 투구는 17차례 해냈다.
특히 곽빈은 올해 정규시즌 동안 KT 상대로 극히 강한 모습을 보여줬다. KT전 6경기에 등판해 5승 무패 평균자책점 1.51의 성적을 찍었다. 35⅔이닝 22피안타 17볼넷 35탈삼진 7실점(6자책). 피안타율은 0.175. 그렇지만 이날 경기에서는 공이 말을 듣지 않았다. 결국 이 경기를 포함해 포스트시즌 통산 6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째를 떠안고 말았다.
1회초 곽빈은 선두타자 김민혁을 상대로 볼넷을 허용한 뒤 로하스에게 좌전 안타를 얻어맞으며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어 장성우에게 좌익선상 안쪽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허용하며 첫 실점을 기록했다. 곽빈은 계속해서 흔들렸다. 후속 강백호에게 우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이 사이 3루 주자 로하스가 득점했다. 이어 오재일마저 곽빈을 상대로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3-0까지 달아났다.
그러나 두산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후속 오윤석의 희생번트로 1사 2, 3루가 됐고, 곽빈이 황재균을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리는 듯했다. 하지만 배정대에게 중전 적시타를 내주면서 점수는 4-0이 됐다. 2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곽빈은 선두타자 심우준에게 볼넷을 허용한 뒤 결국 강판당했다. 이날 곽빈의 투구 수는 총 36개. 속구 19개, 슬라이더 7개, 커브 6개, 체인지업 4개를 각각 섞어 던진 가운데, 속구 최고 구속은 156km(최저 구속 146km)가 찍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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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1차전' 두산-KT전이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 곽빈이 제구 난조로 2회초 발라조빅으로 교체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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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1차전' 두산-KT전이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두산 선발 곽빈이 제구 난조로 2회초 발라조빅으로 교체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이날 경기를 앞두고 이승엽 감독은 곽빈에 대해 "5, 6이닝을 던지는 게 최상의 시나리오"라면서 "이후 이영하와 홍건희, 김강률에 이어 (김)택연이까지 연결해준다면 베스트"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러나 이 감독의 바람과 정반대로 곽빈은 조기 강판을 당했고, 결국 경기마저 내주고 말았다.
결과론이지만 곽빈의 투수 교체 타이밍이 늦었다고도 볼 수 있다. 그렇지만 올해 정규시즌 동안 KT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곽빈을 쉽게 빼기도 어려웠을 것이다. 곽빈은 이날 36개밖에 공을 던지지 않았다. 이에 2차전 출격도 가능한 상태다. 이 감독은 곽빈의 2차전 등판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나올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2차전에서 패하면 올 시즌을 끝내야 하는 상황이다. 모든 투수가 대기한다. 여차하면 발라조빅도 대기할 수 있다. 그런 마음가짐을 갖고 2차전에 임해야 할 것 같다"며 결의를 다졌다.
무엇보다 두산은 올해 리그 최강 불펜을 자랑했다. 불펜 평균자책점 4.54로 KBO 리그 10개 구단 중 이 부문 1위를 달렸다. 현재 와일드카드 엔트리 기준, 정규시즌 동안 19세이브를 올린 김택연을 필두로 홍건희와 이병헌, 이영하, 김강률 등이 위력적인 투구를 펼쳤다. 일단 두산의 2차전 선발은 최승용이다. 그러나 최승용이 초반에 흔들리면 빠르게 투수 교체를 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두산이 자랑하는 불펜을 최대한 충분히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이 감독은 "최승용에게 긴 이닝을 맡긴다기보다는 짧게 써도 분위기를 내주지 않으면서 하겠다. 뒤에 많은 선수가 대기하고 있다. 총력전을 펼쳐서 승리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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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최승용.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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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 /사진=두산 베어스 제공 |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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