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제가 본 KT는 끈끈하고 팀워크가 강한 팀이었습니다."
'마법사'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10년 만에 처음으로 5위 팀이 4위 팀을 잡는 역사를 썼다. 입단 전 신인들이 기대했던 모습을 그대로 증명한 마법 같은 2연승이었다.
KT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1-0으로 승리하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전날(2일) 1차전에 이어 외국인 투수들의 호투가 빛났다. 1차전서 윌리엄 쿠에바스가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KT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에서는 웨스 벤자민이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1-0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정규시즌을 생각하면 믿기 힘든 호투였다. 벤자민은 올 시즌 28경기 11승 8패 평균자책점 4.63으로 평범했는데 특히 두산에 3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8.18로 약했다. 믿을 건 통산 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포스트시즌에 강했던 기억이었다.
이날은 후자였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의 장점을 극대화한 컴퓨터 같은 제구로 두산 타선을 농락했다. 여기에 멜 로하스 주니어의 홈 보살, 1루수 오재일의 철벽 수비 등 야수들이 집중력 있는 모습이 더해져 끈끈한 팀워크가 돋보였다.
6회 초 1사 3루에서 나온 강백호의 좌전 적시타로 낸 1점을 끝까지 지키면서 KT는 KBO 최초의 역사를 썼다. 2015시즌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역사에서 2차전까지 가는 것도 올해를 포함해 3번뿐이었다. 그마저도 9번 모두 4위 팀이 승리를 챙겼으나, KT가 처음으로 확률 0%를 깨트렸다.
이 기적의 순간을 2025 KT 신인 4명이 이틀 연속 함께했다. KT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김동현(2025 1R), 박건우(2R), 김재원(3R), 박준혁(4R)은 1차전 티케팅에 성공해 자비로 KT 선배들을 응원했다. 이에 고무된 KT 구단은 해당 선수들을 직접 2차전에 직접 초청했고, 신인들은 역사의 한 장면에 자리했다.
막연하게 느꼈던 KT의 팀컬러와 분위기를 직접 경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지난달 27일 KT 신인 선수 초청 행사에서 만난 김동현은 "KT가 창단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우승까지 한 걸 굉장히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 팀이 하나로 뭉쳐야 짧은 시간 안에 통합 우승이라는 걸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해 끈끈하고 팀워크가 강한 팀이라 느꼈다"고 밖에서 바라본 KT를 설명했다.
박건우 역시 "신생팀인데도 빠르게 우승하고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고 있는 팀이라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김동현의 경우 롤모델 쿠에바스의 호투도 직접 봤다. 그는 "쿠에바스 선배님을 가장 만나보고 싶었다. 나와 체형이 아주 비슷하다고 느껴서 투구 메커니즘을 가끔 참고하기도 했다"며 "실제로 행사 전에 만났는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조만간 야구장에 훈련하러 오면 궁금한 것들을 다 가르쳐주겠다고 하셔서 선배님이 더 좋아졌다"고 미소 지었다.
박건우가 만남을 기대했던 손동현 역시 1차전에 등판해 1⅔이닝을 두 개의 삼진만 솎아내며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박건우는 "손동현 선배님이 항상 팀이 힘들 때나 궂은 상황에 나와서 던지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나도 학교에서 그런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 프로는 144경기를 하는데 매 경기를 그렇게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묻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선배들의 멋진 모습을 두 눈에 생생히 담은 신인들은 내년 저 무대에 함께 서길 꿈꾼다. 김동현은 "아직 신인이라 선배님들한테 배울 부분이 많다. 많이 물어보고 루틴이나 몸 관리나 내 것을 정립하는 게 가장 우선"이라면서도 "가장 큰 목표는 개막 엔트리에 들어서 1군에서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FA 일수인 145일을 채우는 걸 목표로 하겠다"고 재치 있는 답변을 남겼다.
박건우는 "난 5이닝 이상도 던져봤기 때문에 1이닝은 자신 있다. 프로에서도 1이닝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많이 던진 만큼 운동량도 늘어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운동을 많이 할 생각이다. 준비를 잘해서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게 1차 목표고, 기회가 된다면 신인왕도 해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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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2차전' 두산-KT전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가 두산에 1-0으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후 KT 선수들이 팬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2024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2차전' 두산-KT전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가 두산에 1-0으로 승리하며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한 후 마운드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마법사' 이강철 감독이 이끄는 KT 위즈가 와일드카드 결정전 도입 10년 만에 처음으로 5위 팀이 4위 팀을 잡는 역사를 썼다. 입단 전 신인들이 기대했던 모습을 그대로 증명한 마법 같은 2연승이었다.
KT는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진 2024 신한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 두산 베어스에 1-0으로 승리하고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했다.
전날(2일) 1차전에 이어 외국인 투수들의 호투가 빛났다. 1차전서 윌리엄 쿠에바스가 6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9탈삼진 무실점으로 KT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2차전에서는 웨스 벤자민이 7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으로 1-0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2024 KBO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 결정2차전' 두산-KT전이 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KT 선발 벤자민이 5회말 2사 2루에서 두산 김기연의 투수 앞 땅볼을 직접 처리한 후 포효하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
정규시즌을 생각하면 믿기 힘든 호투였다. 벤자민은 올 시즌 28경기 11승 8패 평균자책점 4.63으로 평범했는데 특히 두산에 3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8.18로 약했다. 믿을 건 통산 6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3.86으로 포스트시즌에 강했던 기억이었다.
이날은 후자였다. 자동 투구 판정 시스템(ABS)의 장점을 극대화한 컴퓨터 같은 제구로 두산 타선을 농락했다. 여기에 멜 로하스 주니어의 홈 보살, 1루수 오재일의 철벽 수비 등 야수들이 집중력 있는 모습이 더해져 끈끈한 팀워크가 돋보였다.
6회 초 1사 3루에서 나온 강백호의 좌전 적시타로 낸 1점을 끝까지 지키면서 KT는 KBO 최초의 역사를 썼다. 2015시즌 도입된 와일드카드 결정전 역사에서 2차전까지 가는 것도 올해를 포함해 3번뿐이었다. 그마저도 9번 모두 4위 팀이 승리를 챙겼으나, KT가 처음으로 확률 0%를 깨트렸다.
2일 2025 KBO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직관한 KT 신인 선수 4명. /사진=KT 위즈 제공 |
이 기적의 순간을 2025 KT 신인 4명이 이틀 연속 함께했다. KT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김동현(2025 1R), 박건우(2R), 김재원(3R), 박준혁(4R)은 1차전 티케팅에 성공해 자비로 KT 선배들을 응원했다. 이에 고무된 KT 구단은 해당 선수들을 직접 2차전에 직접 초청했고, 신인들은 역사의 한 장면에 자리했다.
막연하게 느꼈던 KT의 팀컬러와 분위기를 직접 경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지난달 27일 KT 신인 선수 초청 행사에서 만난 김동현은 "KT가 창단한 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우승까지 한 걸 굉장히 좋게 생각하고 있었다. 팀이 하나로 뭉쳐야 짧은 시간 안에 통합 우승이라는 걸 이뤄낼 수 있다고 생각해 끈끈하고 팀워크가 강한 팀이라 느꼈다"고 밖에서 바라본 KT를 설명했다.
박건우 역시 "신생팀인데도 빠르게 우승하고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바라보고 있는 팀이라 배울 점이 많다고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김동현의 경우 롤모델 쿠에바스의 호투도 직접 봤다. 그는 "쿠에바스 선배님을 가장 만나보고 싶었다. 나와 체형이 아주 비슷하다고 느껴서 투구 메커니즘을 가끔 참고하기도 했다"며 "실제로 행사 전에 만났는데 좋은 말씀을 많이 해주셨다. 조만간 야구장에 훈련하러 오면 궁금한 것들을 다 가르쳐주겠다고 하셔서 선배님이 더 좋아졌다"고 미소 지었다.
2025 KT 신인 2라운드 박건우(왼쪽)와 1라운드 김동현. /사진=김동윤 기자 |
박건우가 만남을 기대했던 손동현 역시 1차전에 등판해 1⅔이닝을 두 개의 삼진만 솎아내며 퍼펙트 피칭을 선보였다. 박건우는 "손동현 선배님이 항상 팀이 힘들 때나 궂은 상황에 나와서 던지는 모습이 멋져 보였다. 나도 학교에서 그런 역할을 맡았기 때문에 배울 점이 많다고 느꼈다. 프로는 144경기를 하는데 매 경기를 그렇게 나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묻고 싶다"고 말한 바 있다.
선배들의 멋진 모습을 두 눈에 생생히 담은 신인들은 내년 저 무대에 함께 서길 꿈꾼다. 김동현은 "아직 신인이라 선배님들한테 배울 부분이 많다. 많이 물어보고 루틴이나 몸 관리나 내 것을 정립하는 게 가장 우선"이라면서도 "가장 큰 목표는 개막 엔트리에 들어서 1군에서 꾸준하게 좋은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FA 일수인 145일을 채우는 걸 목표로 하겠다"고 재치 있는 답변을 남겼다.
박건우는 "난 5이닝 이상도 던져봤기 때문에 1이닝은 자신 있다. 프로에서도 1이닝은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면서 "많이 던진 만큼 운동량도 늘어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일단 운동을 많이 할 생각이다. 준비를 잘해서 개막 엔트리에 드는 게 1차 목표고, 기회가 된다면 신인왕도 해보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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