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KT 위즈 우타 거포 문상철은 왜 결승 투런포로 승리를 이끈 기쁨보다 추가점 찬스에서 침묵한 미안함이 더 컸을까.
프로야구 KT 위즈는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5위 결정전과 와일드카드 결정전을 통해 올라온 KT는 LG에 예상치 못한 일격을 가하며 플레이오프 진출 확률 87.9%(33번 중 29번)를 따냈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부터 2024 포스트시즌 3연승을 달렸다.
승리의 주역은 문상철이었다. 5번 1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홈런 1타점을 기록했는데 홈런이 결승타로 기록되면서 1차전의 영웅이 됐다.
문상철은 0-0으로 맞선 2회초 무사 1루에서 등장, LG 선발 디트릭 엔스를 상대로 선제 2점홈런을 쏘아 올렸다. 엔스의 초구 스트라이크를 지켜본 뒤 2구째 몸쪽 높은 150km 직구를 받아쳐 비거리 115m 좌월 홈런으로 연결했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의 기선을 제압하는 한방이었다.
결과적으로 문상철의 2점홈런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3-2 승리로 이끈 결승타가 됐다. 문상철은 오재일 대신 자신을 선택한 이강철 감독의 용병술에 200% 부응했다.
문상철은 경기 후 “엔스가 정규시즌에서 날 어떻게 상대하는지 봤다. 어제 운동하면서 직구는 몸쪽 깊게, 체인지업은 바깥쪽으로 오는 걸 보고 몸쪽 깊은 직구에 늦지 않게 훈련했다. 그게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좋을 때 나도 모르게 나오는 좋은 타격 자세가 나왔다”라고 결승홈런을 친 비결을 밝혔다.
문상철은 3-1로 앞선 6회초에도 1사 1, 3루 찬스를 맞이했지만, 바뀐 투수 김진성 상대 3루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에 그치며 아쉬움을 삼켰다.
문상철은 “사실 내가 쳐서 이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팀이 이기는 게 중요하다”라며 “초반 선취점을 기분 좋게 냈고, 추가점까지 났으면 더 쉽게 갈 수 있었는데 1, 3루에서 점수를 못 낸 게 마음에 걸렸다. 수비 나가서도 아쉬움을 지우려고 하는데 내가 점수 못낸 게 미안했다”라고 속내를 털어놨다.
그러면서 “다행히 (고)영표도가 오늘 잘 던졌고, 뒤에 나오는 투수들이 위기가 있었지만 최소 실점으로 잘 막아줬다. 투수들에게 너무 고맙다”라고 진심을 전했다.
문상철은 결승타 주인공에 주어지는 ‘농심 오늘의 한 빵’에 선정되며 상금 100만 원과 농심 스낵을 부상으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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