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작년 5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소형준(23·KT 위즈)이 놀라운 회복력과 함께 시속 150km의 강속구를 뿌리는 가을 필승조로 거듭났다.
소형준은 지난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1차전에 구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 투구로 데뷔 첫 포스트시즌 홀드를 수확했다. 팀의 3-2 신승을 이끈 값진 구원이었다.
소형준은 3-2로 근소하게 앞선 8회말 손동현에 이어 팀의 4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그리고 주무기인 체인지업과 투심을 이용해 선두타자 문성주를 2루수 땅볼, 홍창기를 3루수 땅볼 처리했다. 공 6개로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다.
이후 신민재를 투수 앞 내야안타로 내보냈지만, 오스틴 딘 상대 투심만 4개를 던져 유격수 땅볼을 유도, 실점 없이 이닝을 끝냈다.
16개의 공을 던진 소형준은 3-2로 리드한 9회말 마무리 박영현에게 바통을 넘기고 기분 좋게 경기를 마쳤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후 “소형준의 직구 구속이 150km까지 나오더라”라고 환하게 웃으며 “소형준은 (수술 여파로) 하루 던지면 이틀을 쉬어야하는 상황이다. 오늘 공이 너무 좋아서 9회에도 계속 소형준으로 갈까 고민했는데 그냥 순리대로 갔다. 더 힘쓰면 다칠 거 같아서 끊었다”라고 소형준의 구위 회복을 흡족해했다.
2020년 1차지명과 함께 신인왕을 거머쥔 소형준은 지난해 5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으며 2024시즌을 기약했다. 당초 올해 후반기 시작과 함께 복귀가 예상됐지만, 6월 우측 팔꿈치 외측 굴곡근이 미세 손상되면서 2차 재활에 돌입했다. 8월부터 다시 복귀 시동을 건 그는 9월 초 두 차례의 퓨처스리그 등판을 거쳐 지난달 10일 1군 엔트리로 돌아왔다.
소형준은 9월 한 달 동안 6경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3.24로 호투하며 KT의 기적의 가을야구 진출에 큰 힘을 보탰다. 마지막 등판이었던 9월 27일 수원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1⅓이닝 2실점으로 흔들리기 전까지 5경기 평균자책점 1.29의 안정감을 뽐냈다. 수술 여파로 인해 데뷔 후 처음으로 불펜 보직을 맡게 됐는데 신인왕 출신답게 단숨에 사령탑이 믿고 쓰는 필승조로 도약했다.
소형준은 지난 1일 SSG 랜더스와의 5위 결정전에서도 1⅓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으로 극적인 5위 확정에 기여했다. 구속 및 구위가 계속해서 오름세를 탔고, 전날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직구 최고 구속 150km, 평균 구속 148km를 마크, 우리가 알던 소형준의 모습을 확실히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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