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국민 거포’ 박병호(38)는 올가을 잔치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올 것 같다. 지난해 최종 순위 8위에 머물렀던 삼성이 정규 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하는데 큰 공을 세웠기 때문.
박병호는 삼성 이적 후 20홈런을 터뜨리며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박병호 영입 효과를 제대로 누린 박진만 감독은 “박병호의 홈런은 항상 중요할 때 나왔다. 선취점을 가져오는 홈런은 물론 한 방이 필요할 때마다 홈런을 터뜨리는 등 알짜배기 홈런을 많이 쳤다”고 흡족한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는 “박병호가 타석에 들어가면 기대가 된다. 페이스를 잘 유지해 가을 무대에서도 잘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플레이오프 준비에 한창인 박병호는 “시즌 초반에 삼성에 와서 선수들과 힘을 모아 정규 시즌을 2위로 마감하고 가을 야구를 준비하기에 올가을이 더욱더 특별하게 느껴진다”고 환한 미소를 지었다.
삼성 선수단 분위기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좋은 편이다. 올 시즌 하위권 전력이라는 예상을 뒤엎고 3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원동력 가운데 하나다. LG 트윈스, 넥센 히어로즈, KT 위즈를 거쳐온 박병호에게 삼성 선수단 분위기가 좋은 비결을 물었다.
그는 “제가 뛰었던 팀 모두 선수단 분위기가 좋았다. 삼성만의 컬러라면 주전 멤버로 자리 잡은 젊은 선수들이 퍼포먼스를 보여주며 분위기가 확 바뀌고 야수 가운데 (강)민호 형과 주장 (구)자욱이가 중심 역할을 아주 잘해주고 있다. 조화가 잘 이뤄지는 게 삼성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대답했다.
박병호는 해결사 임무는 물론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가을 무대가 낯선 후배들의 든든한 길잡이 역할도 맡았다. 그는 “젊은 선수들 가운데 가을 무대가 생소한 이들도 있겠지만 올 시즌 많은 관중 속에서 뛰었던 만큼 정규 시즌과 별다를 게 없다는 생각으로 임했으면 좋겠다. 지금껏 잘해왔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병호는 또 “경기에 들어가면 자신도 모르게 멍해지거나 들뜨는 경우가 나올 수 있다. 큰 경기일수록 저를 비롯한 베테랑 선수들이 좀 더 분위기를 띄우고 솔선수범한다면 조언을 건네는 것보다 더 도움 되지 않을까”라고 내다봤다.
LG와 KT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놓고 열띤 승부를 벌인다. 두 팀 모두 박병호와 인연이 깊은 팀이다. LG는 박병호가 프로 생활을 시작한 팀이고 KT는 전 소속 구단이다.
그는 “상위권에 속한 팀은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이유가 분명히 있다. 두 팀 모두 강하다고 본다. 두 팀 투수를 유심히 관찰하며 철저히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