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 김동윤 기자]
"나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48) 감독의 탄식이 새삼 떠오르는 하루다. 한국시리즈 MVP 경험만 두 차례인 '돌부처' 오승환(42)이 플레이오프(PS)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8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시점에서는 코너 시볼드와 오승환 선수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승환 선수의 몸 상태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다만 현시점에서는 오승환 선수의 구위가 포스트시즌에 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신 것 같다. 박진만 감독님이 강민호, 이병헌, 김민수 등 포수 3명 체제로 포스트시즌을 운영할 뜻을 밝히셨다"고 전했다.
삼성은 오는 13일부터 홈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3위 LG 트윈스-5위 KT 위즈 중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맞대결을 펼친다. 외국인 1선발과 경험 많은 마무리 출신 베테랑이 빠지는 건 분명히 삼성에 악재다.
사실 오승환의 포스트시즌 합류 불발은 어느 정도 예고돼 있었다. 오승환은 올 시즌 58경기 3승 9패 2홀드 27세이브, 평균자책점 4.91, 55이닝 75피안타(9피홈런) 21볼넷 42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69, 피안타율 0.321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3~4월 1.80, 5월 2.25, 6월 3.86으로 차츰 평균자책점이 오르더니 하반기에는 21경기 평균자책점 7.41로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9월 22일 대구 키움전 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6실점(0자책) 피칭 후에는 하루 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의 구위가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현시점에서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들어오기 쉽지 않다. 냉정하게 구위를 봤을 때 1이닝도 버거운 상태"라고 예고했었다.
구속 문제는 아니었다. 박진만 감독은 "구속 자체는 큰 변화가 없다. 대신 정타가 많아졌다. 타자들이 (오승환의 공에)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는 게 보인다"며 "나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워낙 준비를 잘하는 선수지만, 구위는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그러면서 아쉽게 다가오는 것이 오승환의 풍부한 경험이다. 오승환은 2005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5순위로 삼성에 입단해서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달성한 전설적인 마무리다. 한국 KBO 리그에서만 427세이브를 올렸고,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에서 80세이브,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치며 42세이브를 작성했다.
큰 경기에는 더욱 강해서 데뷔 시즌부터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라 3경기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 7이닝 11탈삼진이란 무시무시한 구위를 자랑했고, MVP를 수상했다. 이후에도 6번의 한국시리즈에 출전해 22경기 1승 1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0.81, 33⅓이닝 41탈삼진이란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2011년에는 또 한 번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며 통합 4연패와 왕조의 시작을 알렸다.
이토록 풍부한 경험은 어린 투수들에게 도움이 될 테지만, 엔트리에 포함돼 얻을 이익보다 손해가 더 크다고 봤다. 대신 그 자리에 포수를 기용할 뜻을 밝히면서 냉정하게 3번째 포수보다 활용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오승환의 씁쓸한 현주소였다.
포수 3명을 데려가 삼성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명확하다. 주전 포수 강민호(39)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강민호는 136경기 타율 0.303(403타수 122안타) 19홈런 7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1을 기록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병헌(25)의 빠른 성장도 강민호가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올 시즌 강민호는 이병헌과 출전 시간을 나눠 가지며 지명타자로서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강민호가 전 경기 모든 이닝에 나설 순 없기에 정규시즌과 비슷한 비율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헌은 95경기 타율 0.248(145타수 36안타) OPS 0.632로 타격은 좋지 않으나, 안정적인 수비로 제2 포수 자리를 꿰찼다. 29.8%에 달하는 도루 저지율도 좋지만, 현재 삼성 투수들의 강점을 가장 잘 활용할 줄 아는 포수로 평가받는다.
김민수(33) 역시 안정적인 블로킹과 도루 저지율(통산 40.2%)로 경기 후반 수비를 맡길 수 있는 포수다. 그런 만큼 경기 후반 강민호와 이병헌이 출루한 후 혹은 타석에서 대주자 혹은 대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48) 감독의 탄식이 새삼 떠오르는 하루다. 한국시리즈 MVP 경험만 두 차례인 '돌부처' 오승환(42)이 플레이오프(PS)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
삼성 구단 관계자는 8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지금 시점에서는 코너 시볼드와 오승환 선수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서 빠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오승환 선수의 몸 상태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니다. 다만 현시점에서는 오승환 선수의 구위가 포스트시즌에 뛸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하신 것 같다. 박진만 감독님이 강민호, 이병헌, 김민수 등 포수 3명 체제로 포스트시즌을 운영할 뜻을 밝히셨다"고 전했다.
삼성은 오는 13일부터 홈구장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3위 LG 트윈스-5위 KT 위즈 중 준플레이오프 승자와 맞대결을 펼친다. 외국인 1선발과 경험 많은 마무리 출신 베테랑이 빠지는 건 분명히 삼성에 악재다.
사실 오승환의 포스트시즌 합류 불발은 어느 정도 예고돼 있었다. 오승환은 올 시즌 58경기 3승 9패 2홀드 27세이브, 평균자책점 4.91, 55이닝 75피안타(9피홈런) 21볼넷 42탈삼진,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 1.69, 피안타율 0.321로 최악의 시즌을 보냈다.
3~4월 1.80, 5월 2.25, 6월 3.86으로 차츰 평균자책점이 오르더니 하반기에는 21경기 평균자책점 7.41로 이전과 같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9월 22일 대구 키움전 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1볼넷 1탈삼진 6실점(0자책) 피칭 후에는 하루 뒤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당시 박진만 감독은 "오승환의 구위가 많이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현시점에서는 포스트시즌 엔트리에도 들어오기 쉽지 않다. 냉정하게 구위를 봤을 때 1이닝도 버거운 상태"라고 예고했었다.
오승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구속 문제는 아니었다. 박진만 감독은 "구속 자체는 큰 변화가 없다. 대신 정타가 많아졌다. 타자들이 (오승환의 공에)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는 게 보인다"며 "나이는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워낙 준비를 잘하는 선수지만, 구위는 자연스럽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냉정하게 짚었다.
그러면서 아쉽게 다가오는 것이 오승환의 풍부한 경험이다. 오승환은 2005년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5순위로 삼성에 입단해서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달성한 전설적인 마무리다. 한국 KBO 리그에서만 427세이브를 올렸고, 일본 프로야구(NPB) 한신 타이거스에서 80세이브,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MLB)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콜로라도 로키스를 거치며 42세이브를 작성했다.
큰 경기에는 더욱 강해서 데뷔 시즌부터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올라 3경기 1승 1세이브 평균자책점 0, 7이닝 11탈삼진이란 무시무시한 구위를 자랑했고, MVP를 수상했다. 이후에도 6번의 한국시리즈에 출전해 22경기 1승 1패 11세이브 평균자책점 0.81, 33⅓이닝 41탈삼진이란 놀라운 기록을 세웠다. 2011년에는 또 한 번 한국시리즈 MVP를 수상하며 통합 4연패와 왕조의 시작을 알렸다.
이토록 풍부한 경험은 어린 투수들에게 도움이 될 테지만, 엔트리에 포함돼 얻을 이익보다 손해가 더 크다고 봤다. 대신 그 자리에 포수를 기용할 뜻을 밝히면서 냉정하게 3번째 포수보다 활용 가치가 떨어지는 것이 오승환의 씁쓸한 현주소였다.
왼쪽부터 강민호, 이병헌, 김민수.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포수 3명을 데려가 삼성이 얻을 수 있는 이점은 명확하다. 주전 포수 강민호(39)의 체력을 안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강민호는 136경기 타율 0.303(403타수 122안타) 19홈런 77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61을 기록하며 노익장을 과시했다.
이병헌(25)의 빠른 성장도 강민호가 좋은 성적을 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올 시즌 강민호는 이병헌과 출전 시간을 나눠 가지며 지명타자로서 타격에만 집중할 수 있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강민호가 전 경기 모든 이닝에 나설 순 없기에 정규시즌과 비슷한 비율로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병헌은 95경기 타율 0.248(145타수 36안타) OPS 0.632로 타격은 좋지 않으나, 안정적인 수비로 제2 포수 자리를 꿰찼다. 29.8%에 달하는 도루 저지율도 좋지만, 현재 삼성 투수들의 강점을 가장 잘 활용할 줄 아는 포수로 평가받는다.
김민수(33) 역시 안정적인 블로킹과 도루 저지율(통산 40.2%)로 경기 후반 수비를 맡길 수 있는 포수다. 그런 만큼 경기 후반 강민호와 이병헌이 출루한 후 혹은 타석에서 대주자 혹은 대타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 스타뉴스 & starnewskore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