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수원, 이후광 기자] ‘제2의 오승환’ 박영현(KT 위즈)이 3⅓이닝 퍼펙트 투혼으로 준플레이오프 5차전 승부를 성사시켰다.
KT 위즈 클로저 박영현은 9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4차전에 구원 등판해 3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 퍼펙트 피칭으로 팀의 연장 끝내기승리를 뒷받침했다.
고영표는 4-3으로 근소하게 앞선 5회초 선발 윌리엄 쿠에바스에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이강철 감독은 당초 밝힌 계획대로 쿠에바스가 4이닝 6피안타(2피홈런) 2볼넷 2탈삼진 3실점으로 부진하고, 타선이 4-3 리드를 가져오자 이를 지키기 위한 필승 카드로 ‘107억 에이스’ 고영표를 낙점했다. 이 감독은 사전인터뷰에서 “오늘은 고영표 소형준 박영현으로 끝내는 게 베스트다”라고 밝혔었다.
고영표는 지난 5일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 선발 등판해 4이닝 1실점 56구를 남기고 사흘밖에 쉬지 못했다. 그러나 고영표가 구위를 회복하는 데 필요한 시간은 사흘이면 충분했다.
5회초 마운드에 올라 신민재, 오스틴 딘, 문보경 순의 LG 중심타선을 손쉽게 공 10개로 삼자범퇴 처리했다. 5-3으로 리드한 6회초 역시 선두타자 박동원을 헛스윙 삼진, 오지환을 2루수 땅볼 처리하며 빠르게 아웃카운트 2개를 늘렸고, 김현수 상대 중전안타를 맞은 뒤 박해민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7회초에도 2사 후 신민재를 우전안타로 내보냈지만, 오스틴의 안타성 타구를 본능적으로 직선타 처리하며 스스로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고영표는 여전히 5-3으로 앞선 8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문보경을 풀카운트 끝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어 박동원에게도 안타성 타구를 맞았지만, 유격수 심우준이 호수비를 펼쳐 이를 유격수 야수선택으로 만들었다. 비디오판독 끝 세이프 판정이 아웃으로 번복됐다.
고영표는 5-3으로 앞선 8회초 1사 1루에서 소형준과 교체되며 경기를 마쳤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믿었던 소형준이 오지환에게 우전안타를 맞아 1, 3루 위기에 처했고, 포수 장성우의 포일과 김현수의 1타점 우전 적시타로 5-5 동점을 허용했다.
소형준은 좀처럼 안정을 찾지 못했다. 김현수의 대주자 김대원의 2루 도루와 박해민의 사구로 이어진 위기에서 문성주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으나 홍창기를 내야안타로 내보내며 만루에 처했다.
KT는 급하게 소방수로 마무리 박영현을 투입했고, 박영현이 신민재를 헛스윙 삼진 처리, 5-5 동점인 상황에서 간신히 8회초를 마쳤다.
박영현은 9회초 오스틴, 문보경, 허도환을 상대로 공 7개를 이용해 삼자범퇴 이닝을 치렀다. 연장 10회초 오지환, 대타 이영빈, 박해민 역시 깔끔하게 세 타자만을 상대했고, 11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문성주-홍창기-신민재를 상대로 12구 삼자범퇴 위력투를 선보였다.
그리고 마침내 타선이 박영현의 투혼에 응답했다. 연장 11회말 선두타자 강백호가 2루타, 김상수가 자동고의4구로 출루한 상황. 이어 황재균이 번트를 시도했는데 3루수 문보경이 무리하게 3루를 택하며 주자 3명이 모두 생존하는 행운이 따랐다.
배정대가 2루수 야수선택, 대타 천성호가 헛스윙 삼진에 그쳤지만, 심우준이 행운의 끝내기 내야안타로 4시간 10분 혈투의 마침표를 찍었다.
박영현이 있었기에 가능한 끝내기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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