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구→38구→4구→32구...4경기 모두 등판, 괴력을 이어가는 외인 에이스
[OSEN=수원, 한용섭 기자] 괴력이다. 5일 동안 4경기 모두 등판했다. 단 1점도 허용하지 않고 완벽한 투구를 이어갔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KT 위즈와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에서 1~4차전 전 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0’을 기록하고 있다.
염경엽 LG 감독이 최우선으로 꼽는 불펜 필승카드인 에르난데스의 괴력투가 최종 5차전에서도 이어질까.
9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준플레이오프 4차전, 경기에 앞서 염경엽 감독은 선발투수 엔스에 이어 “중간은 김진성, 유영찬이 나간다. 남는 이닝은 이기고 있으면 엘리(에르난데스 애칭), 지고 있으면 함덕주, 백승현이 들어간다”고 불펜 운영을 밝혔다.
LG는 4회초 3-1로 앞서 나갔으나, 선발투수 엔스가 4회말 집중타를 맞으며 3-4로 역전됐다. 엔스에 이어 4회 1사 만루에서 김진성이 등판했고, 3-5로 뒤진 5회 2사 후에는 유영찬을 투입했다. 이후 6회 2사 만루에서 함덕주가 위기를 막았다.
LG는 8회초 상대 포수의 포일과 김현수의 1타점 적시타로 5-5 동점을 만들었다. 염경엽 감독은 아껴둔 에르난데스를 8회말 마운드에 올렸다. 리드는 아니지만, 동점 상황에서 남은 필승조는 에르난데스 뿐이었다.
에르난데스는 1사 후 심우준, 2사 후 로하스에게 안타를 맞아 1,3루 위기에 몰렸다. 장성우를 2루수 땅볼로 실점없이 막아냈다. 9회말에는 1사 후 김상수에게 중전 안타를 맞고, 2사 후 배정대 타석에서 2차례나 폭투가 나오면서 2사 3루 위기가 됐다. 배정대를 변화구로 헛스윙 삼진을 잡고 끝내기 위기에서 벗어났다. 2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불펜이 약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선발 에르난데스를 불펜 카드로 쓰기로 결정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1차전을 앞두고 마무리 유영찬이 부친상을 당했다. 유영찬은 지난 5일 1차전이 열리는 날에 발인을 치렀고, 염 감독은 유영찬을 1차전에는 출장시키지 않기로 했다.
에르난데스는 1차전 2-3으로 뒤진 8회 등판해 2이닝(27구)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았다. 하지만 타선이 터지지 않아 1점 차로 석패했다.
지난 6일 2차전에서는 4-2로 앞선 6회 1사 1루에서 등판했다. 유영찬이 복귀해 뒤에 대기했기에, 선발이 내려가는 승부처에 일찍 등판했다. 1⅔이닝(38구)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LG는 8회 김진성, 9회 유영찬이 등판해 7-2로 승리했다.
7일 하루 쉬고, 8일 3차전에서도 에르난데스는 등판했다. 당초 이날까지 쉴 계획이었다. 2차전이 끝나고 “엘리는 이틀을 쉴 것이다”고 말했던 염경엽 감독은 3차전에 앞서 "연장전에 가면 엘리가 1이닝 정도는 던질 수 있다"고 말했다.
6-3으로 앞선 9회 마무리 유영찬이 등판했는데, 1사 1루에서 배정대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했다. 6-5 한 점 차가 됐다. 에르난데스가 등판해 천성호를 1루수 땅볼, 김민혁을 중견수 뜬공 아웃을 잡으며 1점 차 승리를 지켜냈다. 염 감독은 경기 후 "9회 뭔가 느낌이 불안해서 엘리를 대기시켰다. 연장으로 갈 뻔 하지 않았나"라고 웃으며 말했다.
에르난데스는 지난 7월말 대체 선수로 LG에 합류했다. ‘우승 청부사’를 기대하며 확실한 1선발 투수로 에르난데스를 영입했다. 정규 시즌에서 11경기(구원 2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4.02를 기록했다.
미국에서 주로 불펜투수로 뛰었던 에르난데스는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팀을 위해 불펜 등판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기대 이상이다. 준플레이오프 1~4차전에 모두 등판했다. 그것도 3경기는 멀티 이닝을 소화했다. 5차전에도 1이닝 정도 던질 준비를 하고 있다.
4차전이 끝난 후 염경엽 감독은 "엘리도 5차전 가능하다. 다 준비할 것 같다. 엘리는 1이닝 정도 가능할 거 같다. 손주영도 (2이닝 정도) 준비한다. 마지막 경기니까 총력전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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