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이후광 기자] 총력전을 선언한 프로야구 KT 위즈 이강철 감독이 선발 엄상백(28·KT 위즈)의 3회말 교체라는 초강수 카드를 꺼내들었다.
엄상백은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최종 5차전에 선발 등판해 2이닝 4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3실점(2자책) 조기 강판됐다.
0-0으로 맞선 1회말 LG 화력에 크게 당했다. 선두타자 홍창기를 루킹 삼진 처리할 때만 해도 팽팽한 투수전이 예상됐지만, 신민재 상대 초구에 좌전안타를 맞은 뒤 오스틴 딘을 만나 우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허용했다.
이어 오지환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으나 김현수에게 다시 1타점 2루타를 헌납했다. 타구가 우측 담장 상단의 노란 바를 맞고 튀어나온 게 천만다행이었다. 이어 문보경을 3루수 파울플라이로 잡고 이닝 마무리.
엄상백은 2회말 박동원-박해민-문성주 상대 14구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며 잠시 평화를 되찾았지만, 3회말 시작과 함께 선두타자 홍창기에게 우전안타를 맞았다.
1패면 탈락하는 KT 벤치의 선택은 교체였다. 엄상백은 0-2로 뒤진 3회말 무사 1루에서 손동현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조기에 경기를 마쳤다. 투구수는 38개.
2015년 KT 1차지명된 엄상백은 예비 FA 시즌을 맞아 29경기 13승 10패 평균자책점 4.88을 남겼다. 다승 공동 3위, 탈삼진 6위(159개)를 해냈지만, 선발투수의 자질이라 여겨지는 평균자책점(19위), 이닝(156⅔이닝, 14위), 퀄리티스타트(9회, 공동 27위)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엄상백은 몸값을 올릴 수 있는 큰 경기에서 약한 면모를 보였다. 10월의 첫날 KBO리그 최초 성사된 5위 결정전 선발투수로 낙점됐지만, 4⅔이닝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 73구로 5회를 채우지 못했고, 6일 준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4이닝 6피안타 2볼넷 2탈삼진 4실점 81구 조기 강판됐다. 2경기 평균자책점이 6.23에 달했다.
엄상백의 쇼케이스가 이대로 끝나는 줄 알았지만, KT가 4차전에서 가을 마법을 부리며 5차전 승부를 알렸고, 2차전 선발 엄상백이 나흘 휴식 후 다시 선발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이날도 끝내 반전을 이루지 못하며 가을야구가 이대로 종료될 위기에 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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