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구, 손찬익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의 신의 한 수가 적중했다.
윤정빈은 부천고 재학 시절 사이클링 히트를 달성할 만큼 잠재 능력이 풍부하다. 입단 당시 “파워는 강백호(KT 위즈)에게 밀리지 않는다”는 호평을 받았다.
프로 데뷔 후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지만 묵묵히 자신의 목표를 향해 노력해왔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항상 모범이 되는 윤정빈이기에 많은 이들이 잘 되길 바라고 힘이 되고자 했다.
올 시즌 69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6리(161타수 46안타) 7홈런 20타점 26득점 1도루 OPS .831을 기록한 윤정빈은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승선했다.
데뷔 후 처음으로 가을 잔치에 초대받은 윤정빈은 지난 13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박진만 감독은 윤정빈을 두고 ‘비밀병기’라고 표현하며 “타격 파트 코치와 전력 분석팀 회의를 통해 윤정빈을 기용하기로 했다. (김헌곤보다) 시즌 내내 더 좋은 활약을 했고 출루율이 높다. 중심 타선으로 연결해주는 역할을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박진만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1회 첫 타석을 우익수 방면 2루타로 기분 좋게 시작한 윤정빈은 구자욱의 내야 안타, 르윈 디아즈의 중견수 희생 플라이로 홈을 밟았다. 3회 우전 안타로 출루해 구자욱의 우중월 3점 홈런에 힘입어 득점을 추가했다.
윤정빈은 6회 몸에 맞는 공으로 누상에 나갔고 8회 이종준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려내며 3안타 경기를 완성했다. 공격뿐만 아니라 수비에서도 윤정빈의 활약은 돋보였다. 7회 오지환의 장타성 타구를 호수비로 막아냈다. 삼성은 LG를 10-4로 꺾고 1차전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윤정빈에게 포스트시즌 데뷔전을 치른 소감을 묻자 “생각보다 안 떨렸다. 정규 시즌과 똑같이 임하려고 했던 게 큰 도움이 됐다. 평소보다 집중력이 높아지면서 공이 더 크게 보였다”고 대답했다.
올 시즌 삼성을 상대로 1승 평균자책점 0.84로 강세를 보인 LG 선발 최원태를 공략하는데 성공한 그는 “상대 전적을 따로 보고 들어오지 않았다. 그냥 상대 투수가 누구든 어떻게든 쳐야 하기 때문에 모든 공이든 그냥 칠 거라 생각하고 들어오는 공은 치고 나가는 공은 걸러낸다는 마음으로 똑같이 상대했다”고 밝혔다.
이날 만점 활약을 펼쳤으나 데일리 MVP를 받지 못한 윤정빈은 “민수 형이 (데일리 MVP를) 준비하라고 하셨는데 받지 못했다. 아쉽긴 하지만 경기가 많이 남아 있으니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또 “감독님께서 비밀 병기라고 하셨는데 그에 어울리는 활약을 해서 기분 좋다”면서 “어느 타순에 배치되든 강한 타자가 됐으면 좋겠고 투수들이 상대하기 까다로운 타자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데뷔 첫 가을 무대에 나선 그는 “포스트시즌이 더 재미있다. 팬들의 함성도 더 커서 그런지 첫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나왔고 경기를 즐길 수 있었다. 시작을 기분 좋게 하면서 경기를 잘 풀어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중요한 경기에서 주목받을 수 있어 너무 기쁘다”는 윤정빈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제 역할을 잘 해낼 수 있도록 항상 똑같이 준비하겠다. 마음가짐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