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2021년 우승 후 좌완 기근에 시달린 KT 위즈는 왜 35세 베테랑 좌완투수에 방출을 통보했을까.
프로야구 KT 위즈는 지난 10일 “베테랑 좌완투수 하준호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공식 발표했다.
하준호는 경남고 시절 강속구를 뿌리는 좌완 파이어볼러로 이름을 날리며 2008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롯데 자이언츠의 2차 1라운드 2순위 상위 지명을 받았다. 타자를 해도 무방할 정도로 투타 재능이 모두 뛰어났다.
하준호는 기대와 달리 마운드에서 좀처럼 잠재력을 터트리지 못했다. 2009년 20경기 승리 없이 1패 3홀드 평균자책점 7.30, 2010년 5경기 승리 없이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24.00으로 방황을 거듭했다. 설상가상으로 시즌 종료 후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고, 2011년 9월 사회복무요원으로 병역 의무를 이행했다.
하준호는 2013년 소집해제와 함께 타자 전향을 선언하며 외야수 글러브를 장착했다. 그러나 이 또한 쉬운 일은 아니었다. 2014년 31경기 타율 2할3푼3리 1홈런 11타점을 남긴 뒤 2015년 4대5 대형 트레이드를 통해 신생팀 KT로 둥지를 옮겼고, 2018년까지 4시즌 통산 278경기 타율 2할3푼6리 147안타 12홈런 60타점으로 부진했다.
KT 외야에서 자리를 잡지 못한 하준호는 2019시즌 다시 투수 전향을 결심했다. 재전향 첫해 8경기 평균자책점 1.13에 이어 이듬해 42경기 41⅔이닝을 소화하며 3패 5홀드 평균자책점 6.05를 기록했지만, 2021년부터 수원보다 익산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잦았다.
KT는 우승 좌완투수 조현우의 은퇴, 박세진, 전용주 등 좌완 기대주들의 더딘 성장으로 좌완 기근에 시달렸지만, 좌완 하준호는 계속해서 ‘전력 외’로 분류됐다. 올해 입단테스트를 통해 입단한 좌완 성재헌에게도 밀리는 모습이었다.
하준호는 올해 1군에 2경기 모습을 드러낸 가운데 평균자책점이 9.00에 달했다. 6월 23일 잠실 LG 트윈스 더블헤더 2차전 1이닝 무실점, 6월 27일 인천 SSG 랜더스전 1이닝 2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6월 27일 경기가 KT 유니폼을 입은 하준호의 마지막 경기가 됐다.
하준호의 프로 통산 기록은 투수 119경기 승리 없이 7패 9홀드 평균자책점 6.56(108⅓이닝 79자책), 타자 326경기 타율 2할3푼3리(726타수 169안타) 14홈런 72타점 111득점이다.
한편 KT는 투수 박시영(2008 롯데 2차 4라운드), 하준호(2008 롯데 1라운드), 조용근(2020 LG 육성선수), 박시윤(2018 KT 2차 3라운드), 김지민(2024 KT 육성선수), 한민우(2023 KT 육성선수), 윤강찬(2018 KT 2차 5라운드) 등 7명, 외야수 조용호(2014 SK 육성선수), 최정태(2023 KT 육성선수), 김규대(2021 KT 2차 10라운드), 홍현빈(2017 KT 2차 3라운드) 등 4명에 방출을 통보했다.
KT 관계자는 준플레이오프가 진행 중이었던 시점에 방출선수 명단을 발표한 것과 관련해 “방출 선수들이 하루라도 빠르게 새 팀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최대한 빠르게 발표했다. 포스트시즌 참가 구단이 아니면 지금이 한창 내년 시즌을 구상할 시기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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