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두산이 2년 전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쓴 귀중한 신인 지명권 1장이 마침내 내년 시즌 빛을 보는 것일까.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우완 기대주 김유성(22)은 지난 13일 일본 미야자키 이키메구장에서 열린 2024 피닉스 교육리그 니혼햄 파이터스 2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7탈삼진 3사사구 1실점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팀의 13-8 승리를 이끈 값진 호투였다.
두산 관계자에 따르면 김유성은 이날 직구 최고 구속 154km를 마크했다. KBO리그 정규시즌 때 좀처럼 볼 수 없었던 구속이었다. 여기에 커브(118km~124km), 슬라이더(135km~141km), 포크볼(133km~138km)을 적절히 곁들여 KBO리그보다 한 수 위인 일본 타자들을 상대로 91구 퀄리티스타트 피칭을 펼쳤다.
김유성의 교육리그 호투가 유독 반가운 이유는 두산이 지금으로부터 약 2년 전 학폭 리스크를 감수하고 2라운드에서 지명한 투수이기 때문이다.
김해고를 나온 김유성은 지난 2021년 신인드래프트에서 NC 다이노스 1차 지명을 받았다가 과거 학교폭력 논란에 휩싸이면서 지명 철회라는 초유의 사태를 경험했다.
김유성은 고려대로 진학, 얼리트래프트 제도를 통해 다시 한 번 KBO리그 문을 두드렸고, 2022년 9월 개최된 2023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2라운드 19순위 지명을 받았다. 당시 두산은 학폭 리스크를 감수하고 2라운드에서 김유성을 호명하는 모험을 택했다.
지난해 1억 5000만 원에 두산 정식선수가 된 김유성은 퓨처스리그 생활을 하던 도중 학창 시절 언어폭력 2차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진심 어린 사과의 메시지를 전하며 4월 마침내 피해자로부터 용서를 받았다.
김유성은 기대와 달리 데뷔 시즌 7경기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9.95(6⅓이닝 7자책)로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래도 퓨처스리그에서는 18경기 5승 2패 1홀드 평균자책점 4.12로 가능성을 보였고, 지난 2월 호주, 일본 스프링캠프를 통해 두산의 미래를 책임질 선발 자원으로 주목받았다.
김유성은 올해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17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6.43을 남겼다. 2024시즌 또한 각종 시행착오를 겪어야 했지만, 4월 26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에서 5이닝 2실점으로 감격의 데뷔 첫 승을 맛봤고, 선발진 공백이 생길 때마다 이승엽 감독의 부름을 받아 귀중한 경험을 쌓았다. 올해 마지막 경기였던 9월 28일 창원 NC 다이노스전 또한 선발로 경기를 소화했다.
김유성은 시즌 종료 후 미야자키 교육리그 명단에 포함, 또 다른 경험치를 쌓기 위해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리고 이날 인상적인 투구로 내년 시즌 전망을 밝혔다.
한편 타선에서는 루키 전다민이 5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 거포 유망주 홍성호가 4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 김동준이 4타수 2안타 1득점으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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