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고용준 기자] “예전 다른 동료들이 먼저 8강 진출을 확정해서, 만약에 떨어지면 ‘밈’이 될 수 있겠다. ‘그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지만, 스트레스 받기 보다 재밌게 최대한 즐기려 했다.”
지난 2019년 한솥밥을 먹으며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에 함께 도전했던 옛 동료들의 8강 진출이 적잖은 부담감이 됐지만, 그는 그런 상황마저도 즐기고 있었다. 승패와 탈락에 대한 부담감 보다는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경기력이 목표라고 주저없이 말하는 그는 바로 ‘타잔’ 이승용이었다.
양대인 웨이보 감독에게는 천군만마와 같은 응원군이었던 ‘타잔’ 이승용이 기어코 웨이보에게 파리행 8강 티켓을 선사했다. 모르가나 정글에 이어 파리행의 견인차를 맡았던 녹턴까지 그는 양대인과 웨이보의 희망이었다.
웨이보는 지난 13일 오후(이하 한국시간) 독일 베를린 라이엇 게임즈 아레나에서 열린 ‘2024 LOL 월드챔피언십(이하 롤드컵)’ 스위스 스테이지 5라운드 디플러스 기아(DK)와 경기에서 1세트 패배 이후 2, 3세트를 내리 잡아내며 2-1 승리를 거뒀다. 지난 대회 준우승 팀으로 자칫 8강 좌절의 고배를 마시기 직전 구사일생으로 파리행 티켓을 움켜쥐었다.
경기 후 OSEN의 화상 인터뷰에 응한 ‘타잔’ 이승용은 “스위스 스테이지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그래도 마지막 경기 끝에 가까스로 8강에 들어 너무 기쁘다”라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1세트 패배 이후 팀 방향성을 묻자 “많이 유리했던 1세트를 패했다고 생각한다. 우리 실수가 많았고, 실수로 인해 한타 구간에서 더 급하게 경기를 하면서 역전을 당했다. 2, 3세트는 조급하게 하기 보다는 상대방의 급해지는 순간을 노려보자고 서로 이야기하면서 경기에 임했다”고 답했다.
파리에서 목표를 묻자 “우선 8강에 들어가 기분이 너무 좋다. 목표를 이야기하기 보다는 승패라는 압박에서 벗어나 경기를 최대한 즐기고 싶고, 배우고 싶은 마음이 더 크다. 경기에서는 그 안에서 집중해 좋은 플레이와 좋은 모습만 보여드리고 싶다. 8강에서 어떤 팀을 만나고 싶냐 보다는 8강에 올라온 팀들은 모두 다 강팀이다. 다른 것 보다 우리 팀의 경기력부터 집중해서 8강을 준비할 생각”이라고 상대에 상관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몫을 다 해내고 싶다는 의지를 밝혔다.
덧붙여 그는 “스프링 시즌 휴식을 걱정하시는 분이 많았다. 그래도 처음 쉬어보는 상황이 아니어서 멘탈적으로 큰 문제는 없었다. 쉬면서 지난해에 대해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었다. 웨이보에 합류할 때는 자신감 있는 상태로 들어와서 한 순간도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달린 것 같다. 항상 최선을 다해왔다고 자부하는데, 올해 웨이보에서 시간은 더 빨랐다. 정신 없었다”라고 바쁘게 흘러간 서머 시즌 이후의 시간을 돌아봤다.
이승용은 “그리핀 시절 동료들이 먼저 8강 진출을 확정해서, 만약에 떨어지면 ‘밈’이 될 수 있겠다. ‘그 친구들에게 놀림감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잠시 하기도 했지만, 스트레스 받기 보다 재밌게 최대한 즐기려 했다”고 웃은 뒤 “이번에 베를린에서 시간을 다 함께 맞춰서 사진을 같이 찍어보려고 했는데, 팀도 다르고 워낙 바쁜 상황이어서 생각처럼 하지를 못했다. 파리에서는 억지로라도 시간을 맞춰서 사진을 함께 찍어보고 싶다”며 마음 속에 생각했던 한 가지 바람을 전했다.
끝으로 이승용은 “목표는 앞서 이야기 드렸던 것처럼 승패에 대한 압박에서 벗어나고 싶다. 우선 경기를 최선을 다해서 하면서 즐기고 싶다. 경기를 즐기면서 제 플레이랑 이제 우리 팀 플레이에 집중을 하면서 하는 게 목표다. 우리 팀의 경기력과 저의 경기력을 뽐낼 수 있으면 좋겠다”면서 “응원해 주시는 팬 분들께 오랫동안 LCK에서 경기를 안 했지만 그래도 아직까지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이 있을 거라고 믿고 응원해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 파리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감사 인사를 말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