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한용섭 기자] 프로야구 LG 트윈스 홍창기가 멋진 호수비와 결승타로 벼랑 끝에서 팀을 구했다.
홍창기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플레이오프(5전 3선승제) 3차전에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했다. 2타수 1안타 1볼넷 1희생타 1타점으로 활약했고, 호수비로 실점을 막아냈다. LG가 1-0으로 승리하며 2연패 후 1승을 거두며 반격했다.
1회 선두타자로 나와 안타로 출루한 홍창기는 1사 2루에서 오스틴과 김현수가 연속 삼진을 당하며 득점은 하지 못했다. 3회 1사후 볼넷으로 출루했는데, 신민재의 유격수 땅볼 병살타로 2루에서 아웃됐다.
5회말 선두타자 박동원이 볼넷을 골라 출루했다. 박해민이 희생번트로 1사 2루. 문성주의 중전 안타 때 박동원이 3루에서 멈추며 1,3루가 됐다. 홍창기가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3루주자 박동원을 홈으로 불러 들였다. 이 점수가 이날 양 팀 통틀어 유일한 득점이었다.
경기 후 홍창기는 타점 상황에 대해 “1,3루였고 어차피 땅볼을 쳐도 3루 주자가 들어올 수 있고, 안타가 나오면 좋겠지만 희생 플라이라도 하나 쳐도 들어올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일단 컨택을 하자라고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홍창기는 타점에 이어 6회초 수비에서 기막힌 캐치를 선보였다. 1사 후 선발 임찬규가 교체됐고, 에르난데스가 2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왔다. 윤정빈이 에르난데스의 한가운데로 몰린 직구(150km) 실투를 때렸고, 타구는 우측 펜스를 향해 뻗어갔다.
윤정빈은 홈런을 예상하고 화려한 '빠던'을 했다.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였다면 충분히 홈런이 됐을 큰 타구였다. 그러나 여기는 넓은 잠실구장. 쭉 뻗어가던 타구는 우측 펜스 바로 앞에서 우익수 홍창기가 점프 캐치로 잡아냈다. 넓은 잠실구장 펜스에 가로막혔고, 홍창기가 정확한 타이밍에 점프해서 잘 걷어냈다. 에르난데스가 홍창기를 향해 두 팔을 들어올리며 '와~우' 감탄사를 내뱉으며 놀랐다.
홍창기는 경기 후 “내 생각보다 타구가 멀리 왔고, 처음부터 잡을 수 있다고 생각을 하고 펜스에 붙어 기다렸다. 펜스 앞에서 떨어져서 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잡기 전까지 괜히 글러브 끝에 맞고 넘어갈 수도 있는 타구였기 때문에 끝까지 긴장하면서 잡았다”고 말했다.
홍창기는 수비 실수도 있었다. 7회 2사 후 김영웅이 친 타구를 달려나오며 슬라이딩 캐치를 시도했으나 뒤로 빠뜨렸다. 김영웅은 3루까지 내달렸다. 2사 3루에서 에르난데스가 이재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홍창기는 안도했다.
당시 타구 처리에 대해 홍창기는 "아차 싶었지만 그게 제일 베스트였다고 생각한다. 내가 스타트가 잘 걸렸기 때문에 거기서 뛰어들어가다가 멈춰 뒤로 빠지면 그것도 못 잡을 거라고 생각했다. 해민이 형이 뒤에 커버를 잘 와주실 거라고 생각하고 일단 해봤는데, 내가 생각했던 것 중에 제일 안 좋은 결과가 나와서 아쉬웠다. 이후 엘리가 잘 던져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말했다.
에르난데스와 홍창기가 서로 한 번씩 도와주며 위기를 막아내고 승리를 이끌었다. 홍창기는 "내가 잡은 타구는 원래 잡았어야 되는 타구였고, (7회 3루타는) 그렇게 빠뜨리면 안 되는 거였는데 엘리한테 너무 고맙다"고 냉정하게 자신의 수비를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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