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후광 기자] 세월이 흘러 4+3년 최대 85억 원 FA 계약이 어느덧 +3의 운명을 결정해야할 시기가 다가왔다. 두산 베어스 간판 3루수 허경민은 어떤 선택을 할까.
2020시즌을 마치고 생애 첫 FA 권리를 행사한 허경민은 2020년 12월 10일 원소속팀 두산 베어스와 FA 계약을 체결했다. 조건은 4+3년으로, 계약기간 4년에 계약금 25억 원, 연봉 40억 원 등 총액 65억 원을 받고, 4년 뒤 두산 구단 최초로 3년 20억 원의 선수옵션 조항을 넣었다.
허경민은 당시 기준으로 두산 구단과 KBO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 2014년 장원준의 4년 84억 원을 넘어 두산 FA 계약 최고액을 경신했고, 계약기간 최대 7년을 보장받으며 2004년 정수근(롯데 자이언츠), 2018년 최정(SK 와이번스)의 6년을 넘어 최장 FA 계약자가 됐다.
허경민은 FA 계약 후 4년 동안 502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8푼6리(1746타수 499안타) 27홈런 228타점 29도루 233득점을 남겼다. 장타율 .391과 출루율 .352를 더해 OPS가 .743다. 계약 첫해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한국시리즈까지 향하는 미러클 여정에 큰 힘을 보탰고, 2023시즌 주장을 맡아 처음 지휘봉을 잡은 이승엽 감독과 함께 팀의 2년 만에 가을 무대 복귀를 이끌었다.
허경민은 4년 FA 계약의 마지막해를 맞아 115경기 타율 3할9리 129안타 7홈런 61타점 5도루 69득점 OPS .811을 기록했다. 우측 어깨 극상근 미세 손상, 새끼손가락 아탈구 등 각종 부상 악재 속에서도 공격에서 477타석, 수비에서 883이닝을 소화, FA 계약 4년 중 가장 좋은 퍼포먼스를 뽐냈다.
허경민은 FA 계약 전에도 그랬듯 그라운드 밖에서도 타의 귀감이 됐다. 특유의 성실함과 철저한 자기관리를 앞세워 코칭스태프와 동료들의 신임을 한 몸에 받았다. 주장 역할을 수행하면서 리더십에서도 합격점을 받았던 터.
어느덧 4년의 시간이 흘러 허경민에게 다시 선택의 순간이 찾아왔다. 4년 전에는 야수 FA 최대어로서 두산을 포함한 복수 구단의 계약 제안을 두고 고민했다면, 올해는 선수옵션 문제를 먼저 결정해야 한다.
선수옵션이란 쉽게 말해 4년 계약이 끝난 뒤 구단이 아닌 선수가 재계약 주도권을 갖는 구조다. 허경민이 2024시즌 종료 후 두산 잔류를 원할 경우 3년 20억 원을 추가로 받으며, 더 높은 금액을 원한다면 FA을 선언하고 다시 시장에서 가치를 평가받을 수 있다. 두산과 다시 FA 계약을 체결해 3년 20억 원보다 더 나은 조건에 종신 두산맨을 선언하는 방법도 있다.
다가오는 스토브리그에서 눈에 띄는 FA 내야수는 최정, 심우준, 오재일, 최주환 정도다. 허경민이 FA를 선언할 경우 단숨에 최대어로 급부상할 수 있지만, 10개 구단 가운데 대부분의 팀들이 확실한 주전 3루수를 보유하고 있고, 허경민의 나이가 내년이면 35살이 된다.
하지만 최근 계약 사례를 봤을 때 3년 20억 원 이상의 보장액을 받을 가능성도 존재한다. 지난해 FA 시장에서 베테랑 내야수 안치홍, 양석환이 나란히 70억 원이 넘는 잭팟을 터트렸고, 35살 김선빈이 KIA와 3년 30억 원 계약에 성공했다. 남다른 워크 에식과 올해 퍼포먼스를 감안했을 때 허경민 또한 이들과 비슷한 규모의 계약을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
두산 잔류일까. 아니면 두 번째 FA 선언일까. 두산 구단 최초의 선수옵션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지 벌써부터 관심이 쏠린다. 모든 건 허경민의 선택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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