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울월드컵경기장, 정승우 기자] 축구계 '아이콘'들이 서울월드컵경기장에 모였다.
19일 오후 4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2024 넥슨 아이콘 매치' 기자회견이 열렸다. 이 자리엔 티에리 앙리와 파비오 칸나바로, 디디에 드록바, 리오 파디난드가 자리해 기자회견에 나섰다.
'2024 넥슨 아이콘 매치'는 전설적인 축구선수들이 한국에서 이색 경기를 펼치는 초대형 축구 행사로, 10월 19일과 2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다.
19일에는 출전 선수들이 1vs1 대결, 슈팅 대결 미니 게임 등을 진행하는 '이벤트 매치'가 열리며 20일에는 'FC스피어(공격수팀), '실드 유나이티드(수비수팀)' 콘셉트로 11대11 축구 본 경기가 개최된다.
축구계 가장 명예로운 상인 '발롱도르' 수상자 6명을 포함해 시대를 대표했던 레전드 선수들이 'FC스피어'와 '실드 유나이티드'에 합류해 경기를 펼친다는 소식에 많은 축구팬들과 'FC온라인' 유저들의 이목이 집중됐다. 특히 지난달 26일, 27일 오픈된 본경기(메인 매치) 티켓 판매에서 'FC온라인' 이벤트 참가자 대상으로 열린 선예매(26일)는 16,000석이 10분 만에 매진됐고 27일 일반 관람객 대상으로 오픈된 48,000석 티켓은 1시간 만에 모두 판매되며 화제됐다.
이번 경기에는 'FC스피어' 감독 티에리 앙리와 '실드 유나이티드'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을 포함해 은퇴한 전설적인 선수들로 구성된 '아이콘 클래스' 선수들이 참여하는 만큼 레전드 축구 선수들이 활약하던 시절의 향수를 느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아이콘 매치는 공격수와 수비수가 각각 나뉘어저 팀을 꾸린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이에 실드 유나이티드의 주장 퍼디난드는 "환대에 감사드린다. 저도 깜짝 놀랐다. 많은 월드 클래스 선수들이, 이렇게 많이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가능하게 만들어준 주최측에 감사드린다. 많은 팬분들이 좋은 축구를 즐겼으면 좋겠다. FC스피어가 노력을 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FC스피어의 주장 드록바는 "이렇게 한 자리에 모여 설렌다. 한국 방문이 처음이라 더 뜻깊다. 이렇게 많은 선수들과 함께 '창과 방패'의 대결을 펼치게 돼 신기하다. 수비팀을 뚫는덴 감독이 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라고 전했다.
칸나바로 감독은 "한국에 와 기쁘고 설렌다. 방패팀(실드 유나이티드) 감독으로서 선수들이 내일 경기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낼 수 있게 준비하겠다. 선수 시절 저를 지켜본 팬분들은 저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지고 있을텐데 내일 경기에서도 이어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나이가 들고 있지만, 내일 경기에서도 잘 보여주겠다"라고 전했다.
앙리는 "저희의 모습이 실제보다 게임에서 더 잘 구현됐을 것이다. 경기 준비 잘하겠다. 진지하게 이야기하자면 보통 이런 경기는 훈련 시 팀에서 종종 하곤 한다. 그럴 땐 주로 수비팀이 이긴다. 수비팀이 유리하다. 사실 골치가 아프다. 수비팀을 상대로 어떻게 이길지 고민해야 한다. 제 전략은 일반적으로 기자회견에서 이야기하지 않지만, 공을 뺏기지 않으면서 에당 아자르에게 공을 넘기는 것이 우리의 전술"이라고 이야기했다.
선수 시절이 이야기도 나눴다. 드록바는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수비수가 누구였느냐'라는 질문에 "칸나바로와 퍼디난드다. 정말 어려웠다. 두 선수 이외에도 훌륭한 수비수가 많이 왔다. 저도 이들을 상대하며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동기부여가 됐다. 다시 만나게 돼 기쁘다"라고 이야기했다.
퍼디난드 역시 "앙리와 드록바다. 사실상 세계 최고의 공격수다. 상대하기 어려웠다. 기자회견장에 걸어오면서도 '이게 현실인가' 싶었다. 현역 시절 서로를 상대했던 이야기를 하며 과거를 회상했다. 앙리와 드록바는 제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비디치와 함께 센터백을 구성하며 악몽을 느꼈던 이들이다. 의심의 여지 없이 세계 최고다"라고 답했다.
퍼디난드는 이번 경기에서 박지성과 상대팀 코치로 만나게 됐으며 팀 동료였던 디미타르 베르바토프를 상대하고 라이벌 맨체스터 시티의 전설적인 선수 야야 투레와 팀을 구성한다. 이에 퍼디난드는 "이정도 나이가 되면 라이벌관계는 희석된다. 동료 의식을 가지고 도와줘야 한다. 야야 투레는 괴물이다. 방패팀 선수로 등록이 됐다는 소식에 너무 든든했다"라고 답했다.
이어 "반대로 베르바토프는 많이 뛰지 않았다. 비디치와 함께 식사하며 '이번에도 많이 안 뛰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나눴다. 물론 매우 아름다운 선수다. 박지성 선수는 듣기로는 무릎이 안 좋다고 했다. 앙리 감독이 책임져야 한다"라고 말하며 웃었다.
양팀 감독은 승부 자체보다 만남에 의의를 뒀다. 앙리는 "평소 전 승부욕이 강해 집착하지만, 이번만큼은 승부보다는 선수들, 친구들과 좋은 시간을 보내는 데 집중했다. 그게 이번 경기의 승리다. 퍼디난드의 말처럼 선수 시절엔 정말 치열하게 경쟁하고 때론 감정이 상하기도 했지만, 필드 밖에서는 늘 좋은 관계를 이어갔다. 여기에 와 다시 조우해 이런 만남을 성사시켜준 주최측 넥슨에 감사드린다. 질적으로 좋은 경기를 보여주려 노력하겠지만, 결국 팬들이 즐거워하고 모두가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됐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칸나바로는 "앙리 감독 말씀처럼 그 부분에 동의한다. 내일 승리보다도 넥슨에서 준비해준 행사를 통해 승리팀 이름으로 기부가 예정돼 있다. 축구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기쁨을 주고 저희와 같은 환경에서 생활하지 못하는 분들에게 희망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즐기면서 귀가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이 목적이다. 모두가 같이 즐길 수 있는 축제가 되면 좋겠다"라고 이야기했다.
한편 19일 이벤트 매치는 트랜스픽션의 축하 공연으로 시작해 행사 안내와 선수 입장, 공격수의 돌파를 수비수가 저지하는 1대1 대결, 공격수 팀, 수비수 팀에서 각각 6명의 선수들이 나와 축구공을 차서 몇 개의 스티로폼 벽을 부술 수 있는지 측정하는 미니게임, 슈팅대결로 시작해 팬서비스로 막을 내린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