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우승만 2회' 방출된 201안타 MVP-트레이드된 홈런왕, 감격의 KS 엔트리 승선... 둘 중 한 명은 웃는다 [KS1]
입력 : 2024.10.2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 광주=김동윤 기자]
KIA 서건창(왼쪽)과 삼성 박병호.  /사진=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제공
KIA 서건창(왼쪽)과 삼성 박병호. /사진=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 제공
데뷔 21년 만에 한국시리즈 첫 무대를 밟는 강민호(39) 못지않게 한국시리즈 무대가 반가운 선수가 또 있다. 과거 히어로즈에서 함께 우승에 도전했지만, 두 번 모두 준우승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던 박병호(38·이상 삼성 라이온즈)와 서건창(35·KIA 타이거즈)이다.

KIA와 삼성은 21일 오후 6시 30분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펼쳐질 2024 신한은행 SOL 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 4선승제) 1차전에 하루 앞서 30인 엔트리를 공개했다.

서건창과 박병호도 각각 KIA와 삼성 소속으로 최종 엔트리에 승선했다. 시즌 초 두 사람에게 처한 상황을 돌아본다면 쉽게 예상하기 어려웠던 감격의 승선이라 할 만하다.

가장 먼저 서건창은 소속팀 없이 2024년을 시작했다. 서건창은 지난해 11월 LG 트윈스에서 방출됐고 향후 진로를 고민 중이었다. 그러던 그에게 KIA 심재학 단장이 손을 내밀었고 지난 1월 15일 KIA와 연봉 5000만 원, 옵션 7000만 원 등 총액 1억 2000만 원에 계약했다. 서건창을 향한 기대는 크지 않았다. 어디까지나 백업 내야수이자 베테랑으로서 경험을 더하고 내야에 긴장감을 불어넣어 주길 바랐다.

결과적으로 성공이었다. 서건창은 정규시즌 94경기에서 경기 후반 대타 및 대수비로 자주 나왔음에도 타율 0.310(203타수 63안타) 1홈런 26타점 40득점 3도루, 출루율 0.416 장타율 0.404 OPS 0.820을 기록했다. 적은 경기 수지만, 2019년 이후 모처럼 마크한 3할 타율이다.

또한 결승타 2회를 포함해 김선빈이 부상으로 이탈하는 등 팀이 필요할 때마다 중요한 한 방을 쳐주면서 알짜 영입으로 평가받았다. 삼성을 상대로도 12경기 타율 0.367(30타수 11안타) 4타점으로 좋았던 서건창을 한국시리즈에 데려가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서건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서건창. /사진=KIA 타이거즈 제공
박병호(오른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박병호(오른쪽). /사진=김진경 대기자

박병호 역시 쉽게 예측하기 어려운 전개였다. 2022시즌 KT 위즈에 합류한 박병호는 올해도 KT의 유니폼을 입고 시즌을 시작했다. 하지만 적은 출전 기회를 이유로 박병호는 방출을 요청했고 지난 5월 28일 오재일과 1:1 트레이드돼 삼성에 합류했다.

심적 부담을 털어낸 박병호는 삼성에서 기대했던 장타를 터트리기 시작했다. 삼성 이적 후에만 20홈런을 쏘아 올리며, 올 시즌을 120경기 타율 0.231(350타수 81안타) 23홈런 70타점 52득점, 출루율 0.333 장타율 0.449로 마무리했다. 이번 플레이오프에서는 4경기 타율 0.231(13타수 3안타)로 홈런이 없지만, 정규시즌 KIA를 상대로 14경기 타율 0.267(45타수 12안타) 6홈런 14타점으로 강했다. KIA에 뽑아낸 6개는 올해 박병호가 타 팀을 상대로 가장 많이 뽑아낸 홈런 수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은 LG에서 선수 생활을 시작해 히어로즈에서 뒤늦게 재능에 꽃피운 공통점이 있다. 먼저 서건창은 2008년 LG에 육성선수로 입단해 1군 1경기 출전 후 방출 통보를 받았다. 병역 의무를 먼저 수행한 뒤 2011년 11월 입단 테스트를 통해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했다.

키움 히어로즈 시절 서건창(왼쪽)과 박병호.
키움 히어로즈 시절 서건창(왼쪽)과 박병호.

히어로즈에서 서건창의 재능은 만개했다. 2012년 127경기 타율 0.266, 39도루, 출루율 0.342 장타율 0.367로 신인왕을 수상했고 2014년에는 128경기 타율 0.370(543타수 201안타) 7홈런 67타점 135득점 48도루, 출루율 0.438 장타율 0.547로 타격 3관왕, 골든글러브, 정규시즌 MVP 등 상을 싹쓸이했다. 특히 2014년 128경기 체제에서 해낸 201안타는 육성선수로 입단해 방출됐던 그의 배경과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박병호 역시 성남고 졸업 후 2005년 KBO 신인드래프트 1차 지명으로 LG에 입단했다. 그 역시 2011년 히어로즈로 트레이드된 후 KBO 대표 거포로서 자리매김했다. 풀타임 첫 시즌인 2012년 31홈런을 쏘아 올리며 정규시즌 MVP와 골든글러브를 차지했고, 이후 6시즌 연속 30홈런을 쏘아 올렸다. 히어로즈에서만 두 번의 MVP, 6번의 홈런왕, 4년 연속 타점왕 등을 차지했다.

그렇게 두 사람은 히어로즈 타선을 이끌며 2014년, 2019년 두 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에 도전했으나, 각각 삼성과 두산 베어스에 막혀 좌절했다. 이후 서건창은 2021년 7월, 박병호는 2021시즌 종료 후 히어로즈를 떠났다.

지난해 한국시리즈에서의 아쉬움을 풀 절호의 기회이기도 하다. 지난해 서건창은 LG, 박병호는 KT로 각각 소속팀이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었다. 서건창은 한국시리즈 엔트리 탈락, 박병호는 준우승으로 두 사람 모두에게 아쉬움이 남았다.

이번 한국시리즈를 통해 두 사람 중 한 명은 무관의 아쉬움을 풀게 된다. 과연 웃는 건 서건창일까, 박병호일까.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4 KBO 한국시리즈 엔트리. /사진=KBO 제공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의 2024 KBO 한국시리즈 엔트리. /사진=KBO 제공




광주=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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