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나연 기자] 작가 불공정 계약 등으로 국정감사 증인에 채택된 남규홍PD가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남규홍 PD가 수장으로 있는 '나는 솔로' 제작사 촌장엔터테인먼트가 과태료 처분을 받은 데 더해, 남규홍 PD 본인은 촬영을 핑계로 해외로 나가 일체의 연락을 피하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솔로'는 정상 방송을 이어갈 계획이다.
남규홍 PD는 올해 4월부터 재방송료 가로채기 의혹 등으로 서면계약위반 및 방송작가에 대한 권리침해 논란에 휩싸였다. '나는 솔로' 작가 명단에 남규홍 PD 딸을 비롯해 남규홍 PD를 비롯한 PD들까지 이름을 올린 것이 드러난 것.
뿐만아니라 제보자는 매체 인터뷰를 통해 한국방송작가협회에 가입되지 않은 저연차 작가들이 협회에 가입하지 않아도 재방송료를 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뒤 남규홍 PD에게 협회 양식에 맞는 용역 계약서를 요구했지만, 남규홍 PD가 준 계약서에는 협회가 요구하는 저작관 관련 부분이 수정돼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남규홍PD는 OSEN과의 통화에서 "7~8년차 작가들은 방송협회 작가 회원이 아니기 때문에 재방료를 받을 수 없다. 그런데 이제 어떻게 보면 일을 하고 있다는 걸로는 또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해서 용역 계약서가 아닌 방송작가협회가 만든 계약서, 거기서 통용되는 계약서를 다시 가지고 왔는데 검토할 사항이 많았다. 드라마 작가들이 제작사들과 할 때 쓰는 계약서가 있는데 '나는 솔로' 프로그램 특성에 해당되지 않는 게 많았다. 그 요구를 하면 방송사와 제작사에서 검토를 해야 하는데 법률적인 검토가 있기에 시간이 걸린다. 그렇게 해서 시간이 걸린 것일 뿐 절차를 위반하거나 강요한 건 없다"고 해명했다.
'나는 솔로' 측도 공식입장을 내고 "억대 재방료를 탐냈다고 했으나 이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 "방송작가 협회 비회원에게도 작가료가 지급 가능하다는 것은 올해 초 작가들이 방송작가협회에서 준 표준계약서를 가져와 계약을 요구하면서 알게 됐다", "남규홍 대표의 자녀가 스크롤에 올라간 이유는 그가 작가 역할을 했기 때문" 등의 해명으로 수습에 나섰다.
남규홍 PD의 해명에도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방송작가지부는 남규홍 PD의 갑질 및 막말 등을 규탄하는 내용의 성명문을 냈고, 남규홍 PD가 대표로 있는 촌장엔터테인먼트를 서면계약 위반 및 권리침해로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에 신고했다. 한국방송작가협회 측도 입장문을 통해 "남규홍 PD는 지난 3년 동안 프로그램을 위해 헌신했던 동료 작가에게 사과하고, 하루속히 작가의 저작권을 명시한 집필 계약 체결을 할 것", "해당 프로그램의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ENA, SBS PLUS 측은 '나는 솔로'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결국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달 18일 예술인 권리보장 및 성희롱·성폭력 피해구제 위원회(이하 예술인 권리보장위원회)를 열고, 촌장엔터테인먼트에 과태료 15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제작사가 프리랜서 방송작가와 서면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행위가 예술인복지법 위반이라는 판단이다. 그와 동시에 작가들과 대등한 입장에서 장석된 서면 계약서를 교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제출하라고 시정을 권고했다.
이런 가운데 남규홍 PD의 잠적설이 불거졌다.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강유정 의원은 지난 10일 '표준계약서 확산 지원 5법(공연법, 대중문화예술산업발전법, 애니메이션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 이스포츠진흥에 관한 법률, 콘텐츠산업 진흥법 일부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와 동시에 저작권 침해 관련 증인으로 남규홍 PD를 신청했다. 하지만 남규홍 PD가 참석 여부를 밝히지 않고 연락을 차단하며 잠적 의혹에 휩싸인 것. 방송 관계자에 따르면 남규홍 PD는 최근까지 전북 진안군 모처에서 '나는 솔로' 새 기수 촬영을 진행했다. '나는 솔로' 시리즈는 2주 간격으로 촬영을 진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던 중 국회 행정실에서 남규홍 PD를 찾아가 증인 출석 요구서를 전달하려 했지만 연락을 받지 않았고, 지난 21일에서야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국정감사 증인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그는 불출석 사유에 대해 "새로운 정규 프로그램을 론칭 준비 중"이라며 "다음 달 촬영 준비를 위해 현재 해외에 머물며 촬영 장소와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남규홍PD는 지난 16일부터 국정 감사가 끝난 뒤인 오는 27일까지 출장이 이어질 것이라는 계획을 통보한 상태다.
남규홍 PD는 현재 '나는 솔로' 관계자들과도 연락이 되지 않는 상황이다. '나는 솔로' 관계자는 앞서 '잠적설'이 불거졌을 당시 OSEN에 "아직 남규홍 PD와 연락이 닿지는 않았다. 지속적으로 연락을 시도하며 다방면으로 남규홍 PD의 상황을 확인 중이다. 자세한 내용은 입장이 정리되는 대로 말씀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던 바.
국감 불출석 사유서 제출 소식이 전해진 22일에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나는 솔로' 관계자는 "남규홍 PD가 제작진이나 채널 측과도 연락이 되지 않고 있어서 따로 입장이 나올 것 같지 않다"고 막막한 상황을 전했다. 그는 "현재 미국에 가있는 건 맞는 것 같다. 해외 스케줄때문에 국정감사에 못 갔다고 하는데, 그건 '나는 솔로' 관련 프로그램은 아니어서 정확한 내용은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OSEN 역시 남규홍PD와 지속적으로 통화를 시도해봤지만 닿지 않고 있다.
이처럼 며칠째 프로그램을 이끄는 남규홍 PD가 불통인 상황에서도 '나는 솔로' 방송은 결방 없이 정상 진행될 예정이다. 관계자는 "방송은 (이번 일과) 상관없이 진행될 예정"이라며 "미리 찍어둔 기 촬영분이 많고 편집도 충분히 진행된 상태로 알고 있어서 방송에는 전혀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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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OSEN DB, SBS Plus, E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