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강서정 기자] 이민기의 과거 사연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울렸다.
지난 13일 방송된 KBS 2TV 수목드라마 ‘페이스미’(연출 조록환, 극본 황예진) 3회에서는 차정우(이민기 분)의 사연들이 하나 둘씩 드러나 안방극장에 깊은 여운을 안겼다.
어제 방송에서는 정우의 끔찍했던 과거 사연이 그려졌다. 정우가 응급 환자 수술을 하러 간 사이 결혼을 약속한 여자 친구 윤혜진(하영 분)이 누군가에 의해서 살해를 당한 것. 당시 정우가 여자 친구를 구하러 가는 길에 교통사고가 났고, 몇 년이 지난 지금 그때와 똑같이 사고가 날 뻔한 상황이 발생했다. 이에 정우는 자신을 향해 손 내미는 이민형(한지현 분)을 보고 혜진을 떠올려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또한 민형이 의문의 남성에게 쫓기고 있는 정우에게 원한을 산 사람이 있냐고 묻자, 그는 혜진을 살해한 가해자를 상기했다. 여자친구 사망 당시, 분노한 정우가 신상조차 공개되지 않은 살인범의 마스크를 벗기려는 절박한 모습은 보는 이들의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
한편 모델 콘테스트장에서는 신정숙(이재은 분)이 참가자 정희영(이화겸 분)의 얼굴에 염산을 뿌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장에서 체포된 정숙은 형사 서강호(이승우 분)에게 공원에 산책하러 갔다고 하는가 하면, 피해자를 보고도 누구냐며 기억이 안 난다고 말해 사건은 점점 더 미궁 속으로 빠져들었다.
모델콘테스트 최종까지 올라갔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아무것도 할 수 없게 된 피해자의 사연에도 정우는 오로지 치료에만 집중하며 매정하게 돌아서는 듯했다. 민형이 피해자 감정 상태를 고려해달라고 했지만 “여기 성형외과예요. 환자 감성 케어까지 해주길 원하는 거면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시죠”라고 말하기도. 이에 정우가 혜진의 사고 이후 환자들과 감정을 섞기 싫다는 이유로 응급의학과에서 성형외과로 전원하게 된 계기가 밝혀지면서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아리게 했다.
냉정함도 잠시, 피해자를 향한 정우의 마음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정우는 한밤중 정숙이 피해자가 있는 병실로 향하자 걱정하는 마음에 뒤따라갔다. 거기에는 민형이 정숙을 유인하기 위해 일부러 덫을 쳐 놓은 상황이었고, 민형의 계획을 알게 된 정우는 피해자가 안전하다는 것을 확인하고 병원을 떠났다.
방송 말미, 정우는 병원을 나온지 얼마 되지 않아 불안한 예감이 들어 다시 병원으로 돌아갔고, 병실에서 사라진 희영이 옥상으로 간 것을 눈치채고는 곧바로 달려갔다. 과연 정우는 희영의 아픔을 보듬고, 제자리로 돌려놓을 수 있을지 다음 방송이 더욱 궁금해진다.
이렇듯 3회 방송에서는 냉정하기만 했던 정우의 씻을 수 없는 상처와 함께 그가 변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그려지면서 다채로운 극 전개에 힘을 실었다. 이민기는 과거에서 현재까지의 캐릭터 서사를 과하지 않은 표정과 말투로 정교하게 그려내며 극의 몰입도를 끌어올렸다. 정우와 민형이 피해자를 두고 공조 아닌 공조를 펼치면서 조금씩 가까워지는 대목 또한 극적 흥미를 더했다. /kangsj@osen.co.kr
[사진] KBS 2TV ‘페이스미’ 방송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