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아마 상생] ⑤“10개 구단 마음을 다 모아서…” 한화가 기획한 빅이벤트, 프로-아마야구 상생의 모범 사례
입력 : 2025.01.31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한화 이글스배 고교vs대학 올스타전. /한화 이글스 제공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이 성황리에 치러졌다. /한화 이글스 제공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해 사상 첫 1000만 관중을 돌파하는 등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외화내빈이라는 지적도 따른다. 과거에 비해 국제대회 경쟁력 및 경기력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프로야구의 토대가 되는 아마추어 야구의 위기는 계속 제기돼 왔다. 한국 야구가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 프로와 아마추어의 상생이 필요하다. OSEN은 프로와 아마추어 현장의 목소리를 담아 한국 야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고자 한다. <편집자주>

①기본기 실종 & 겉멋 든 아마야구, "이제는 대만에 확실히 추월 당했다"
②고교→ML 직행, 왜 후배들이 피해를 봐야하나…수업 7교시까지 들어야하나요
③“훈련 시간 부족해, 질적 저하 더 빨리 올 것” 아마야구의 아우성…15년째 주말리그, 이대로 괜찮나요
④“우리나라에 아마추어가 있어?” 원로 김응용의 일침, 아마야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때
⑤“10개 구단 마음을 다 모아서…” 한화가 기획한 빅이벤트, 프로-아마야구 상생의 모범 사례

[OSEN=이상학 기자] 프로와 아마 야구는 공생하고 상생해야 하는 관계다. 한국야구의 발전이라는 대의를 위해 서로 도우며 발전하는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은 대표적인 모범 사례로 꼽힌다. 

한화는 2023년 처음으로 고교-대학 올스타전을 기획했다. 2022년을 끝으로 KBO 신인 1차 지명 제도가 폐지되고, 각 구단들의 연고 지역 아마야구 투자와 지원이 미비해진 뒤였다. 아마추어 현장 곳곳을 누비는 정민혁 한화 스카우트 팀장이 아마 야구에 도움을 줄 방법을 고민하다 이 같은 아이디어를 냈다. 연고 지역에 국한되지 않고 전국적인 대회로 규모를 키우면서 최초의 고교-대학 올스타전이라는 아마야구의 대형 빅이벤트가 탄생했다. 

정민혁 팀장은 “고교와 대학의 좋은 선수들이 다 같이 모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고 싶었다. 고교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대학 선수들에게도 기회가 됐으면 하는 마음에서 올스타전을 기획하게 됐다”며 “구단에서 전폭 지원을 해줬고,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과 한국대학야구연맹도 좋은 취지에 공감하고 협조해줬다”고 밝혔다. 

고교, 대학 야구도 시즌 중 일정이 바쁘게 돌아가지만 침체된 아마 야구 부흥을 위해 일정을 뺐다. 한화가 원정을 떠나는 6월초 대전 홈구장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대회를 열었다. 선수 전원의 교통 및 숙식 등 제반 비용을 한화가 전액 부담하는 조건으로 아마야구 발전 기금도 500만원을 전달했다.

한화가 주최하고 기획했지만 한 구다만의 힘으로만 이뤄진 게 아니다. 선수 선발 과정에서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 팀장들이 객관적인 평가로 최대한 공정하게 24명씩 총 48명을 선발했다.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에게도 한 곳에서 유망주들을 직접 비교할 수 있는 기회. 정민혁 팀장은 “스카우트 입장에선 선수들을 한 번에 관찰할 수 있는 만큼 기량을 판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다”며 “우리 구단뿐만 아니라 KBO 10개 구단 모든 스카우트 팀들의 협조와 관심이 있었기에 가능한 대회다. 작년에는 참가 선수 개인별 메시지를 스카우트 팀장들이 기념구에 써서 선물했다. 선수들의 성장과 발전을 바라는 10개 구단 마음을 다 같이 모아 전달한 것이다”고 강조했다. 

한화 이글스배 고교vs대학 올스타전. KBO 10개 구단 스카우트 팀장들이 참가 선수들에게 개인별 메시지를 적은 기념구를 선물로 전달했다. /한화 이글스 제공한화 이글스배 고교vs대학 올스타전. /한화 이글스 제공

선수들에게도 잊지 못할 경험과 뜻깊은 추억이 됐다. 지난해 대회 MVP를 받은 덕수고 외야수 오시후는 “이런 대회를 만들어주신 한화에 감사드린다. 좋은 경험을 했고, 덕분에 앞으로 더 큰 대회 나가도 긴장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최고 시속 156km 강속구를 처음으로 던진 전주고 투수 정우주도 “딱히 욕심을 낸 건 아닌데 팬분들이 많이 오셔서 그런지 자연스럽게 뭔가 끓어올라 구속이 더 나온 것 같다”며 웃었다. 

1~2회 대회 모두 흥행 대박을 쳤다. 2023년 첫 대회부터 1000명의 관중이 들어오며 구단 공식 채널의 실시간 중계 최고 시청자수가 7000명에 달했다. 누적 조회수는 9만명. 지난해에는 입장 관중이 700여명으로 줄었지만 생중계 시청자수가 최고 8100명으로 더 늘었다. 누적 조회수 12만을 훌쩍 넘길 정도로 관심도가 높았다. 

이 대회를 발판 삼아 프로에서 두각을 나타낸 선수들도 많다. 지난해 KBO 신인왕을 차지한 김택연(두산)을 비롯해 황준서(한화), 전미르(롯데), 박지환(SSG), 고영우(키움), 전다민(두산), 정지헌(LG) 등이 1군에 데뷔했다. 지난해 대회에서 주목받은 정현우(키움), 정우주(한화), 배찬승(삼성)도 2025 신인 드래프트 1~3순위로 나란히 지명돼 올해 데뷔를 앞두고 있다. 

명실상부한 아마야구 최고의 축제로 자리잡은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은 단발성 이벤트로 끝나지 않는다. 1~2회에 이어 올해도 6월 중으로 3회 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대전 새 야구장에서 열릴 3회 올스타전에선 또 어떤 샛별들이 떠오를지 기대된다. 

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전주고 투수 정우주가 투구하고 있다. 정우주는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한화 이글스 제공제2회 한화 이글스배 고교-대학 올스타전 MVP를 차지한 덕수고 오시후(오른쪽)가 손혁 한화 단장과 함께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정민혁 팀장은 “올해로 3회째를 맞이하게 됐는데 올스타전에 선발 되는 것을 시즌 목표로 생각하는 선수들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아마추어 선수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다는것에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느끼고, 아마야구를 위해 흔쾌히 지원을 아끼지 않는 우리 한화 이글스가 자랑스럽다”며 “또한 올스타전을 준비하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야구를 사랑하고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신정섭 과장의 아마야구에 대한 헌신에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정 팀장은 “현재 KBO에서도 초·중·고 선수들을 대상으로 넥스트레벨 등 여러 사업들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고교, 대학 올스타전이 아마야구 축제의 시발점이 되고,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마야구를 향한 더 많은 관심과 사업들이 생겨 더 많은 선수들이 주인공이 돼 축복받을 수 있길 바라겠다”고 진심 어린 메시지를 전했다. 

한화의 아마추어 야구를 향한 관심은 작은 부분도 세심하게 뻗친다. 지난해 10월 열린 2025 신인 입단식에는 지역 고교 2학년 선수들과 부모님들을 초대했다. 선배들의 입단을 축하하며 내년 프로 지명이라는 동기 부여의 자리가 됐다. 정 팀장은 “고교 2학년에서 3학년으로 넘어갈 때 많이 힘들다. 3학년이 될 선수들이 선배들의 입단식을 보며 ‘나도 내년에 저 자리에 서고 싶다’는 마음으로 동기 부여를 할 수 있다”며 “프로는 아마한테 작더라도 희망을 줄 수 있어야 한다. 우리 구단이 할 수 있는 것이 있다면 뭐라도 계속 생각해볼 것이다”고 말했다. 한화 정민혁 스카우트 팀장이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선수 지명을 발표하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한화 정민혁 스카우트 팀장(오른쪽)이 2023년 야구인의 밤 행사에서 양해영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회장으로부터 공로상 기념패를 받고 있다. /한화 이글스 제공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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