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세진 기자]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 이북 요리 전문가 이순실이 잃어버린 아이에 대해 덤덤하게, 그러나 간절하게 이야기했다.
16일 방영한 KBS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에서는 바이크를 타고 나타난 신계숙 교수와 호쾌한 웃음으로 촬영장을 단박에 휘어잡은 이북 요리 전문가 이순실이 등장했다.
신계숙 교수는 “KBS ‘가정요리’에서 이향방 선생님 쫓아다니면서 촬영할 때, 박원숙을 만났었다. 30~40년 전이다”라며 박원숙에게 반갑게 인사했다. 신계숙은 혜은이의 ‘제3한강교’ 노래 한 소절을 뽑은 후 “혜은이 때문에 그 노래를 부르다가 가까이에 있던 단국대학교로 진학했다. 그렇게 요리도 하게 됐다”라며 혜은이에게 친근하게 인사했다.
박원숙은 “‘가정요리’ 때 보던 꼬마인 줄 모르고, 이렇게 훌륭하게 됐다니까 너무 뿌듯한 거 있지 않냐”라면서 “그래도 쭉 성공의 길을 가지 않았을 건 아니냐”라며 조심스럽게 물었다.
이에 신계숙은 “밥으로 밥을 먹고 살려면 신체 일부를 바쳐야지 그게 가능한 거 같다. 어떤 일이 와도 굴하지 않는 마음가짐이 주방에서 만들어졌다”라면서 “제가 정육점에서 직접 고기를 썰다가 손을 썰었다. 그날 저녁이 너무 바빠서 그냥 요리를 했다. 그런데 손가락이 보라색으로 변하더라”라며 충격적인 경험을 이야기했다. 그는 “3주 뒤에 병원에 갔더니 당장 입원하라더라. 봉합하는 데서 입원했다. 후유증으로 손가락이 다 펴지지 않는다”라며 요리사로서 남다른 경험을 했노라 밝혔다.
이순실 또한 사뭇 험난한 삶을 살아왔다. 41살에 한국으로 탈북한 이순실. 그는 “29살에 탈북해서 꽃제비 생활을 하면서 41살까지 8번이나 환송당했다. 국가보위부 감옥에서 두들겨 맞았다. 끝까지 탈북했다”라고 말했다.
쉽지 않은 탈북이었다. 중간에 결혼을 하기까지 했던 그는 “탈북을 하도 하니까 나에게 오빠를 붙여 주더라. 오빠네 집은 정말 가난했다. 담요 한 장 없었다. 콘크리트가 다 드러나 있었다. 또 나간다고 하니까, 오빠가 ‘내 친구니까 빈손으로 가도 이해할 거다’라고 하더라”라며 결혼을 하게 된 이유를 밝혔다.
이순실은 “속옷 한 장도 새로 사지 못했다. 그래도 남편이 오빠 친구여서 날 멸시하진 않았는데 일주일 만에 먹을 게 떨어졌다. 풀뿌리 캐서 봉양하려고 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시누이는 뺨까지 때리더라”라며 결국 다시 가출하게 된 이유를 알렸다.
그러나 이순실은 홑몸이 아니었다. 그는 길바닥에서 홀로 출산해 구걸하며 아이를 기르던 중 충격적인 일을 겪었다. 이순실은 “어느날 아이가 등에 업혀서 사람들한테 구걸해서 얻은 사탕을 내 입에 먹여주더라. 그래서 탈북을 결심했다. 어떻게든 그 아기의 배만은 채워주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이순실은 “중국 갈 때 인신매매 무리를 맞닥뜨렸다. 아이를 배낭에 넣어서 탈출하고 있었는데, 그 남자들한테 아이를 빼앗겼다. 제 앞에서 아이를 흥정을 하더라. 그래서 나는 중국 돈 5천 원, 아이는 중국 돈 3천 원에 팔렸다. 그 이후 저는 제정신으로 살 수 없었다”라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박원숙은 “그럼 그 이후에 못 만났냐”라며 울며 물었다.
이순실은 “못 만났다. 그냥 살아만 있기를 바란다. 그냥, 누가 잘 길러주길 바란다. 아이를 찾고 싶어서 사기인 줄 알면서도 브로커를 통해 의뢰하기도 했다. 사기도 정말 많이 당했다”라면서 "그때 하도 울어 눈물이 다 말랐다"라고 말해 더욱 안타깝게 만들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KBS2TV ‘박원숙의 같이 삽시다 시즌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