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소영 기자] 원조 태극전사' 전 국가대표 설기현이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설기현은 2002년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으로 '설사커', '설바우두'라는 별명까지 얻으며 전국민의 사랑을 받은 손꼽히는 축구 영웅이다.
설기현은 27일(월), 28일(화) 양일간 방송되는 KBS 설특집 '뽈룬티어'에 출연한다.'뽈룬티어'는 BALL(축구공)+VOLUNTEER(자원봉사자)의 합성어로, 대한민국 레전드 축구 스타들과 일반인 동호회팀이 '풋살 대결'을 펼쳐 기부를 하는 공익적 예능 프로그램이다.
2002년 한일월드컵 멤버이자 절친한 동료 이영표의 제안으로 '뽈룬티어'에 합류하게 됐다는 설기현은, 풋살 경기 특성상 공격수인 자신이 보탬이 되길 바라는 기대와 함께 기부문화 확산에 일조하기를 바라는 선한 마음도 전했다. 그러나 막상 경기를 뛰어보니 "제 몸이 생각했던 컨디션이 아니었다"라며 엄살(?)을 부려, 경기의 결과에 대한 궁금증을 증폭시켰다.
축구 해설가로 데뷔하는 이찬원의 '진또배기 해설'로 펼쳐질 '원조 태극전사' 설기현의 풋살 도전기는 27일(월) 저녁 6시 25분 KBS 2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설기현과의 일문일답이다.
Q. '뽈룬티어'에 합류하게 되신 계기는 무엇인가요?
- 이영표 형의 제안으로 합류하게 됐습니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때는 은퇴한지 오래됐기도 하고, 갑자기 풋살을 한다고 하니까 조금 망설여진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영표 형과 친한 후배들이 함께한다는 얘기를 듣고 '우리가 언제 이렇게 한 팀으로 다시 경기를 뛸 수 있겠나' 생각이 들었고, 거기에 더해 우리의 축구가 기부문화 확산에 일조할 수 있다는 점도 합류를 결정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 기존 '뽈룬티어'의 경기 영상을 보시고 어떻게 느끼셨는지, 그리고 본인이 투입됨으로써 어떤 변화를 기대하셨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 유튜브 편에서 저보다 한 살 많은 영표 형과 한 살 어린 영민이가 뛰는 걸 보고 '나도 저 정도는 할 수 있겠다'라고 생각했었어요. 거기다 풋살은 경기 특성상 공격 상황이 많이 나오다 보니까 공격수인 제가 더 많은 활약을 할 수 있을 거라 예상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합류하면 이전보다는 더 다양한 공격 모습과 골 장면들을 보여드릴 수 있을 거라 확신했어요. 그런데 막상 경기를 뛰어보니 제 몸이 제가 생각했던 컨디션이 아니었습니다. '내가 지금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거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경기 내내 후회를 많이 했어요. 생각해 보니 은퇴 이후 이렇게 본격적으로 경기를 한 적이 없더라고요. 거의 현역 시절 프리미어리그 뛰었을 때의 그 느낌이 다시 들었을 정도였어요. '축구가 이렇게 힘들었지...'라는 걸 오랜만에 느꼈던 방송이었습니다. 사실, 방송 나가는 게 두려워요. '뽈룬티어' 출연이 알려지고 나서, 여기저기서 연락이 많이 왔거든요. 그런데 방송에서 어떻게 나갈지 너무 걱정이 되는 거예요. 연락 온 사람들한테는 방송 취소됐다고 말해놨습니다. (웃음)
Q. '뽈룬티어'를 통해 일반인 팀과 대결을 펼치게 되셨는데 소감이 어떠신가요? 경기 전과 후의 심경에 변화가 있으셨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 경기를 치르면서 '일반인이 축구를 이렇게 잘할 수 있나' 생각이 들었어요. 상대팀 중 한 번도 전문적으로 축구, 풋살을 배우지 않았다는 분들이 계셨는데, 거의 선수와 동등한 기술, 스피드로 경기를 뛰는 걸 보고 놀랐습니다. 진짜 선출이 아닌지 의심까지 들 정도였어요. 스포일러가 될까 봐 결과를 말씀드릴 순 없지만 경기 도중 '희망이 없다'라는 생각이 들었을 정도로 상대가 강했습니다. 사실 저도 몸 관리를 잘한다고 해왔는데 일반인분들한테 안되겠더라고요. 그래서 '영표 형이 유튜브 시작하면서 같이 하자고 했을 때 했더라면 지금쯤 몸이 좀 만들어져 있고, 팀에 적응도 돼있을 텐데...'라고 후회를 하기도 했어요. 만약, 다음 경기를 하게 된다면 철저하게 준비할 생각입니다.
Q.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이영표, 설기현 두 분이 함께 뛰는 모습을 많은 팬들이 기대하고 있습니다. 두 분의 케미는 어떠셨는지, 또 이전과 비교했을 때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 영표 형하고 저는 기본적으로 사이도 좋고, 경기를 할 때도 호흡이 잘 맞는 편이었어요. 그래서 저는 영표 형을 편한 친구처럼 생각하는 부분이 컸었는데요, 이번에 함께 방송 촬영을 하면서는 형다운 면모를 많이 느꼈습니다. 제가 프로그램에 갑자기 합류하게 되면서 준비도 부족했고 또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느꼈는데요, 형이 그런 걸 눈치채고 많이 챙겨주고 다독여주더라고요. 그런 형의 모습에 새삼 "맞아... 영표 형이 이런 동료였지..." 하며 옛날 생각이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경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제가 영표 형을 잘 못 따라가 준 것 같아서 아쉬움이 많습니다.
Q. 마지막으로 시청자분들께 설특집 '뽈룬티어'의 관전 포인트 말씀 부탁드립니다.
- 저희 은퇴 선수들의 축구를 보셨던 기억들이 있으실 텐데, 그런 분들에게 현재 우리의 경기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다는 점이 기쁩니다. '뽈룬티어'를 보시는 팬분들은 아마 옛 생각도 많이 나실 것 같은데요, 선수들이 은퇴 후에도 열심히 뛰는 모습 보시면서 새해를 시작하시는데 즐거움과 활력을 얻으셨으면 좋겠습니다.
2002 한일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원조 태극전사' 설기현의 본격 풋살 도전기, 볼도 차고 기부도 하는 레전드들의 '진또배기' 스포츠 예능 설특집 '뽈룬티어'는 오는 27일(월) 저녁 6시 25분, 28일(화) 저녁 7시 20분 KBS 2TV에서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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