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타이난(대만), 조형래 기자] “야구선수가 아니라 한 아이의 아빠로서 감사드린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 찰리 반즈(30)는 이제 어느덧 4년차 시즌을 맞이한다. 2022년 롯데에 처음 합류한 이후 3년 동안 ‘좌승사자’ 에이스 역할을 했다. 3시즌 동안 86경기 507⅓이닝 32승 28패 평균자책점 3.42의 성적을 남겼다. 같은 기간 반즈만큼 던진 투수도 없었다.
지난해는 25경기 150⅔이닝 9승6패 평균자책점 3.35, 171탈삼진의 성적을 남겼다. 내전근 부상으로 한 달 반 가량 이탈하기도 했지만 탈삼진 능력이 올라가면서 타자들을 압도했다. 171탈삼진은 리그 3위의 성적.
KBO 출신으로 메이저리그로 유턴하는 외국인 선수들이 적지 않고, 또 괜찮은 대우를 받으며 성적을 내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확인할 수 있다. 반즈도 메이저리그의 관심도 적지 않게 받았다. 롯데도 비시즌만 되면 반즈의 메이저리그 진출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지만 반즈는 다시 한 번 롯데에 남았다. 반즈는 “물론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는 기회도 많았다. 그래도 롯데에서 인정 받은 부분, 내가 생각하는 가치와 기회 등을 따져봤을 때 롯데로 돌아오면 좋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다행히 또 팀에서도 그만큼 던지게끔 해줬고 또 가족들도 잘 챙겨줬다. 복합적인 부분 때문에 다시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
롯데에 꾸준히 남고 있는 이유에 가족이 포함됐다. 실제로 롯데는 반즈 가족을 물심양면으로 지원했다. 지난해 아들 베컴 반즈의 출산 때 구단은 스프링캠프 참가 대신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스스로 몸을 만들어오도록 배려했다. 그리고 반즈는 위력적인 구위를 갖추고 다시 돌아왔다. 여기에 가족들이 한국에 머물고 있을 때 팬들의 사랑도 듬뿍 받았다.
특히 첫째 딸인 캠벨 반즈는 롯데 팬들이 모두 사랑스러워하는 마스코트 같은 존재가 됐다. 반즈의 등판 날이 없을 때에도 야구장을 찾아 응원단상에 올라 함께 응원했다. 꼬마 치어리더로서 귀여움을 독차지 하고 있다.
반즈는 “캠벨이 ‘언제 한국에 가냐’고 많이 얘기한다. 또 미국에 돌아와서도 한국에 대한 좋은 기억들과 추억들을 친구들에게 항상 얘기해주고는 했다”라며 “모든 롯데 팬들이 딸을 챙겨주고 좋아해준다. 야구 선수가 아니라 한 아이의 아빠로서 캠벨을 좋아해주시는 것이 너무 감사드린다”라고 고개를 숙였다.
이제 서른에 접어든 나이, 전성기라고 볼 수 있다. 롯데가 잘 챙겨주고 있지만 반즈도 더 늦기 전에 메이저리그 재도전의 생각을 가져볼 수 있다. 롯데도 반즈가 있을 때 다시 한 번 가을야구에 도전해야 한다.
반즈는 지난 3시즌 동안 롯데를 지켜보면서 아쉬운 점이 꾸준함이었다. 반즈는 “꾸준함이 가장 중요하다. 제가 있었던 첫 1~2년 동안은 시즌 초반에 잘하고 뒤로 갈수록 떨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지난해는 아예 초반부터 성적이 좋지 않았다가 뒤로 갈수록 성적이 올라갔다”라며 “꾸준하게 성적을 거두면 가을야구에 갈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선수들과의 합도 중요하게 생각했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슬럼프가 올 것이다. 잘 할 때도 있고 못 할 때도 있다. 그러나 팀 자체가 꾸준하다면 선수들이 서로를 메꿔가면서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경우가 많을 것이다. 이렇게 선순환이 이어지면 우리도 5강에 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장 먼 미래인 메이저리그 컴백보다는 롯데에서의 매 경기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도 다졌다. 그는 “야구를 장기적으로 보는 게 아니라 매 시즌을 보면서 생각하고 있다. 가족에 대한 부분도 있을 수 있고 올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또 기회를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차근차근 나아가려고 계획을 하고 있다”라며 “팀을 위해서 다시 한 번 열심히 던져서 최대한 승리를 많이 이끌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