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기자] 지난해 프리미어12 우승팀인 대만이 두 번 망신은 당하지 않았다. ‘단두대’ 매치에서 스페인을 꺾고 어렵사리 WBC 본선행 티켓을 따냈다.
정하오쥐 감독이 이끄는 대만야구대표팀은 25일(이하 한국시간) 대만 타이페이돔에서 치러진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A조 예선 2위 결정전인 플레이오프 단판 승부에서 스페인을 6-3으로 이겼다.
이로써 대만은 3전 전승으로 A조 1위에 오른 니카라과와 함께 내년 3월에 열리는 제6회 WBC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대만은 한국, 일본, 호주, 체코가 속한 C조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대만으로선 천신만고 끝에 이뤄낸 WBC 본선행이다. 지난해 11월 열린 프리미어12에서 한국과 일본을 연이어 제압하며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대만은 여세를 몰아 타이페이 안방에서 치러진 WBC 예선도 무난하게 조 1위가 예상됐다.
그러나 조별리그 첫 경기였던 지난 21일 스페인에 3-12 뜻밖의 완패를 당하며 시작부터 꼬였다. 스페인은 ‘야구 불모지’ 유럽 국가이지만 대표팀 선수 28명 중 본토 출신은 1명으로 대부분 중남미 출신 선수들이라 예상보다 탄탄한 전력이었다.
22일 남아프리카공화국전을 9-1로 승리한 대만은 그러나 23일 니카라과에도 0-6으로 무기력하게 졌다. 1승2패로 조 3위에 그친 대만은 2승1패로 2위가 된 스페인과 최종 티켓을 놓고 플레이오프 단판 승부로 밀렸다.
예선에서 완패를 당했던 상대라 여러모로 부담스러운 ‘단두대’ 매치였지만 대만은 두 번 당하지 않았다. 3만5768명 관중이 들어찬 타이페이돔 홈팬들의 일방적 응원 속에 스페인을 눌렀다.
1회초부터 대만이 2점을 선취했다. 1번 왕보쉬안의 안타와 2루 도루, 천제셴의 안타로 만든 1사 1,3루에서 장위청이 좌측 1타점 2루타를 터뜨리며 기선 제압했다. 이어 우녠팅의 2루 땅볼로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와 추가점도 올렸다.
스페인도 1회말 안타 3개로 바로 1점을 따라붙었지만 계속된 2사 1,3루에서 에디슨 발레리오의 안타성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대만 우익수 쑹청뤠이가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로 이닝을 끝냈다.
2회초 대만은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든 만루 기회에서 린쯔웨이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1점을 달아났다. 스페인도 2회말 안드레스 앙굴로의 희생플라이로 다시 1점 차로 좁혔지만 6회초 대만이 상대 실책으로 2점을 추가해 승기를 잡았다.
무사 2루에서 장샤오홍의 희생번트 때 스페인 3루수 완더 엔카나시온의 1루 송구 실책이 나오며 2루 주자가 홈에 들어왔다. 계속된 무사 2루에서 쑹청뤠이도 3루 쪽으로 희생번트를 댔는데 엔카나시온의 1루 송구가 또 뒤로 빠졌다. 연이은 실책으로 대만이 2점을 더하며 5-2로 스코어를 벌렸다.
스페인은 6회말 러브서 에스트라다의 좌월 솔로 홈런으로 추격했지만 대만은 8회초 린쯔웨이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달아났다. 7~9회 실점 없이 막고 6-3 승리를 완성했다.
대만 선발 좡천중아오가 3이닝 4피안타 1볼넷 1탈삼진 2실점으로 막은 뒤 두 번째 투수 쉬러쉬가 3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스페인 추격을 잠재웠다. 이어 순이레이(1⅔이닝 2피안타 1볼넷 2탈삼진 무실점), 쩡쥔웨(1이닝 3탈삼진 무실점)가 9회까지 실점 없이 막고 3점 리드를 지켰다. 타선에선 4번 타자 장위청이 5타수 2안타 1타점, 천원제가 4타수 2안타 1볼넷으로 3출루 활약했다.
한편 총 20개국이 참가할 내년 3월 WBC 본선은 현재까지 18개국이 확정됐다. 남은 2개국은 내달 2일부터 미국 애리조나주 투손에서 열리는 B조 예선을 통해 결정된다. 브라질, 중국, 콜롬비아, 독일 중 상위 2개팀이 WBC 본선에 오른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