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인터뷰] 아우크스부르크 감독 “구자철, 정말 잡고 싶다”
입력 : 2012.04.19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아우크스부르크(독일)] 김동환 기자= ‘어린 왕자’ 구자철이 활약하고 있는 독일 분데스리가 아우크스부르크의 요스 루후카이 감독이 구자철을 붙잡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내비쳤다.

루후카이 감독은 아우크스부르크의 홈 구장인 SGL 아레나에서 '스포탈코리아'와 단독으로 만났다. 당초 루후카이 감독 인터뷰는 리그와 팀 일정 등으로 쉽지 않았다. 하지만 독일 분데스리가 측과 국내 독점 중계권자인 스포츠 전문채널 스포츠원(www.sports1.kr)의 협조로 전격 성사됐다.

“구자철은 이적 시장 마지막 날에 아우크스부르크로 왔다. 내가 강력히 원했다. 한 줄기 빛과 같은 존재다”

구자철은 지난 1월 31일(현지시간)에 원 소속팀인 볼프스부르크에서 아우크스부르크로 전격 임대됐다. 볼프스부르크에서 꾸준히 활약했지만 선발 출전 기회는 많지 않았다. 때문에 본인 역시 더욱 많은 경기를 소화할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었고, 아우크스부르크의 루후카이 감독 역시 강력하게 구자철을 원했다. 결국 구자철은 시즌이 종료되는 시점까지 6개월간 임대됐다.

구자철은 그야말로 죽어가던 팀을 살렸다. 루후카이 감독은 구자철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줬고 구자철은 실력으로 화답했다. 마인츠, 레버쿠젠, 뮌헨, 쾰른을 상대로 득점포를 가동했다. 동료들에게 득점 기회도 제공했다. 루후카이 감독은 얼굴 가득 미소를 지을 수 밖에 없었다. 올해 초 아우크스부르크는 강등권을 헤맸지만, 이제는 1부 리그 잔류도 가능하다. 감독 뿐만 아니라 동료 선수들 모두 긍정적인 분위기다.

”구자철을 데려올 수 있었다는 것은 행운이다. 사실 임대가 결정되던 당시 아우크스부르크의 분위기는 암울했다. 강등을 바라봤다. 1부 잔류는 생각하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이제는 잔류가 가능하다고 본다. 구자철이 아우크스부르크에 온 후 가져온 가장 큰 변화이며 희망이다.”

물론 구자철 한 명의 활약으로 아우크스부르크의 성적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하지만 구자철의 등장은 다양한 공격 옵션의 제공이라는 변화를 가져왔다. 때로는 측면에서, 때로는 중앙에서 상대를 압박하는 카드로 이용됐다. 루후카이 감독은 구자철이 어느 포지션을 소화하더라도 훌륭한 역할을 할 수 있다며 엄지를 세웠다.

“구자철은 중앙에서의 역할을 좋아한다. 하지만 측면에서도 뛰어난 활약을 펼쳤다. 공격 뿐만 아니라 수비시에도 적극적으로 동료들을 도와준다. 좋아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다. 모두가 구자철을 좋아한다”

루후카이 감독은 마치 자신의 아들 자랑을 하듯 자신이 본 구자철의 장점을 설명했다. 경기장 안에서는 가슴으로 뛰는 선수, 밖에서는 인간적으로 훌륭한 존재라는 것이 루후카이 감독의 설명이다.

“기술적으로 뛰어나다, 동료들에게 주는 패스 역시 훌륭하다. 득점력까지 갖췄으니 더 이상 좋을 수 없다. 가슴으로 뛰는 선수인 것 같다. 더욱 훌륭한 것은 경기장 밖에서의 모습이다.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인간적으로 훌륭한 선수다. “

구자철은 아우크스부르크 임대 후 약 3개월 동안 자신이 보여줄 수 있는 모든 것을 보여줬다. 물론 앞으로 남은 세 경기에서 보여줄 것이 남았다. 루후카이 감독 역시 그렇게 믿고 있다. 올 시즌 끝까지 좋은 활약으로 1부 리그에 잔류할 수 있다면 구자철을 잡고 싶다는 것이 루후카이 감독의 말이다.



”당연히 구자철이 아우크스부르크에 남아줬으면 좋겠다. 처음 임대가 결정되었을 당시 공격력을 보여주길 원했고, 지금까지 완벽하게 부응했다. 다음 시즌에도 아우크스부르크와 분데스리가에서 활약했으면 좋겠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심정이다”

루후카이 감독의 바람과 달리 구자철의 잔류는 불투명하다. 구자철은 일단 아우크스부르크에서 최선을 다 한 후 미래를 결정하겠다는 생각인데, 원 소속팀인 볼프스부르크는 간절히 구자철을 원하고 있다. 아우크스부르크는 볼프스부르크가 구자철의 임대 연장이나 이적을 허락하지 않는 이상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없다.

”정말 잡고 싶다. 하지만 볼프스부르크가 구자철의 복귀를 원한다. 일단 구자철과 함께 1부 리그 잔류를 확정한 후 고려해야 할 문제다. 하지만 팀의 자금 사정 등을 고려해야 한다. 개인적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지금 구자철과 함께 하고 있는 순간이 행복하고, 함께 이번 시즌이 끝나는 순간까지 최선을 다해 즐길 것이다”

구자철의 아우크스부르크는 샬케04, 묀헨글라드바흐, 함부르크와의 경기를 남겨뒀다. 남은 세 경기에서 1부 리그 잔류가 결정된다. 현재 15위를 기록하고 있는데, 16위는 플레이오프를 거쳐야 하고, 17, 18위는 강등이다. 구자철의 활약에 아우크스부르크의 생존이 달려있다. 남은 기간 동안 구자철이 아우크스부르크의 창단 이래 두 번째 분데스리가 시즌을 안겨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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