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뉴, 호날두를 선발에서 뺀 이유는
입력 : 2013.02.2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태형 기자 = “어, 이거 뭐야, 호날두가 없네?”

24일 새벽(한국시간)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데포르티보 경기를 시청하던 팬들은 경기 전 라인업을 보고 놀란 경우가 많았을 것이다. 슈퍼스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명단에 없었기 때문이다.

레알 마드리드는 전반 34분 데포르티보의 리키에게 선취골을 내줘 0-1로 끌려갔다. 그러나 후반 28분 카카의 동점골이 터졌고, 경기 종료 2분 전 호날두의 어시스트를 받은 곤살로 이과인이 역전골을 터뜨려 2-1로 승리했다.

이날 호날두는 비록 33분의 짧은 시간이었지만 강렬한 임팩트를 남겼고, 클래스가 무엇인지 확실히 보여주었다.

그럼 의문이 생긴다. 조세 무리뉴 감독이 왜 호날두를 벤치에 앉혔다가 후반에 투입했을까.
그 이유는 호날두의 체력을 안배하고, 곧 벌어질 두 차례의 ‘엘 클라시코’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호날두는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치른 프리메라리가 25경기 중 24경기에 뛰었고, 그중 선발 출전이 무려 23차례였다. 여기에 챔피언스리그 7경기, 코파 델 레이 5경기, 포르투갈 대표팀 13경기 등 지난 8개월 간 무려 54경기에 출전했다.

특히 올해 들어서만 12경기 째 출전이다. 이중에는 FC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1월 30일),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2월 13일), 발렌시아와의 국왕배 1,2차전(1월 15일, 23일) 및 리그 경기(1월 20일) 등 체력 소모가 2배로 들어가는 강력한 라이벌들과의 맞대결이 다수 포함돼 있었다.

천하의 슈퍼맨인 호날두라도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 무리뉴 감독으로서는 호날두를 보호해야할 필요성이 있었다.

그리고 ‘엘 클라시코’에서 무조건 이기겠다는 뜻이기도 하다.

레알 마드리드는 오는 26일과 다음달 2일 연달아 FC 바르셀로나와 맞붙는다. 26일에는 코파 델 레이 2차전 원정경기를, 2일에는 프리메라리가 홈경기를 각각 치른다. 이 일주일간 지구촌 축구팬들의 모든 눈과 귀가 이 두 팀에게 쏠릴 것이다.

무리뉴 감독으로서는 특히 코파 델 레이에 더 큰 비중을 두고 있다. 왜냐하면 프리메라리가에서는 1위 바르셀로나와 승점 16점차로 벌어져 있어 역전이 거의 불가능한 상황이다. 그러나 코파 델 레이에서는 당연히 우승을 노리고 있다. 때문에 홈구장에서 1-1로 비겼던 것을 감안하면 반드시 승리해야하고 그러기 위해선 호날두의 컨디션이 최상으로 올라와야 함은 물론이다.

무리뉴 감독은 결국 데포르티보전에 호날두를 57분 간 벤치에 앉혀 체력을 비축시켰다. 그리고 후반에 그를 투입해 역전 결승골의 발판을 마련함과 동시에 바르셀로나와의 ‘엘 클라시코’를 앞두고 준비운동을 마치도록 배려한 것이다.

무리뉴의 ‘심모원려(深謀遠慮)’가 ‘엘 클라시코’의 승리로 귀결될 수 있을까. 무척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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