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루전] ‘뻥축구’는 가라.. 홍명보식 티키타카가 왔다
입력 : 2013.08.1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수원] 김성민 기자= 오밀조밀했다. 공격수들의 연계 플레이는 스페인의 티키타카가 부럽지 않았다. 짧은 시간에 파격 변신한 한국 대표팀의 얘기다.

한국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페루와 친선경기에서 수준높은 경기력은 선보였으나 아쉽게 0-0 무승부에 그쳤다.

결과는 아쉬웠으나 과정 하나는 기가 막혔다. 전방으로 단번에 넘기거나, 측면으로 길게 찔러주는 패스로 기회를 만들어 가던 이전 대표팀이 모습은 전혀 찾을 수 없었다. 공격수들 간의 ‘딱’ 떨어지는 패스 워크는 그야말로 놀랄 노자였다.

가장 눈에 띈 것은 페널티 에어라인 근처에서 조급해 하지 않고 침착하게 패스를 통해 기회를 만들어 나간 점이다. 특히 전반 12분에 나온 장면은 그야말로 명불허전이었다.

전반 12분 아크라인 근처에서 공을 잡은 황석호는 골문을 등지고 서있는 상황에서 뒤꿈치로 윤일록에게 패스했고, 이를 윤일록이 차분하게 크로스로 연결, 이근호가 로빙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비록 수비수에 막혀 골로 연결되지 않았지만 이는 분명 고 평가돼야 할 부분이다.

측면에서의 패스 플레이도 한층 업그레이드 됐다. 한국은 중앙에서 단번에 넘어가는 패스로 기회를 얻는 것이 아닌 철저히 계산된 동료들과의 연계 플레이로 찬스를 만들어 갔다. 패스워크로 공격을 전개하다 보니 더운 날씨에도 선수들은 체력을 끝까지 유지하며 경기를 소화할 수 있었다.

물론, 한국의 플레이가 스페인식의 티키타카와 같았다는 뜻은 아니다. 한국은 스페인과 달리 적절한 긴 패스를 섞어가며 경기를 운영했다. 찬스를 만들 때는 간결한 패스플레이로, 공을 소유할 때는 반대편에 위치한 동료에게 넘겨주는 긴 패스를 통해 페루의 숨통을 조였다.

아무리 스페인식 티키타카가 훌륭하다고 하나 그것이 한국에게 어울리지 않는다면 무용지물이다. 제 아무리 비싼 옷이라도 몸에 맞지 않으면 아무 소용없는 법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홍명보식 티키타카는 스페인의 티키타가보다 한국에게 훨씬 ‘핏’되는 느낌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승리’라는 결과를 얻어 더욱 멋지게 옷맵시를 뽐내는 것뿐이다.

사진=김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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