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분석] 류현진, 호투의 비밀은 95마일 직구
입력 : 2013.10.1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스페셜9 제휴] 한동훈 기자= 완벽했다. 류현진(26, LA다저스)이 95마일(153Km/h)에 육박하는 직구로 상대 타선을 압도했다.

류현진은 15일(이하 한국시간)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7이닝 3피안타 무실점으로 완벽한 투구를 펼치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위력적인 직구와 체인지업을 섞어 던지며 세인트루이스의 타선을 농락했다.

평소 90마일 초반에 머물렀던 직구 구속을 올린 점이 눈에 띈다. 직구 최고구속은 95마일(153Km/h)에 달했다. 류현진은 경기 전날 인터뷰서 “5회까지만 던진다 생각하고 초반부터 전력으로 던질 것”이라 말했다. 세인트루이스의 타자들은 류현진의 빠른 직구에 대처하지 못했다.

사실 직구는 ‘보여주기’용이었다. 직구를 간간히 보여주고 결정구는 커브와 체인지업이었다. 직구 구사 비율은 반도 안됐다. 직구가 45%, 변화구가 55%였다. 류현진이 직구보다 변화구를 더 많이 던졌던 적은 없었다. 류현진은 7이닝 동안 108구를 던졌는데 직구 49개, 체인지업 32개, 슬라이더 14개, 커브가 13개였다.

지난 7일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의 디비전 시리즈 3차전에 등판했을 때 류현진은 체인지업이 통하지 않으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애틀란타 타자들은 체인지업은 커트하고 직구를 노려 쳤다. 류현진의 직구는 위력적이지 않다고 분석했던 것이 틀림없었다.

그런데 이날 류현진의 직구는 엄청났다. 평소보다 속도도 빨랐고 제구도 날카로웠다. 구심의 넓은 스트라이크존도 한 몫 했다. 생각보다 빠른 직구가 구석구석 꽂히자 세인트루이스의 타자들은 당황했다. 체인지업과 커브의 위력이 배가됐다. 직구를 건드리면 파울이 됐고 체인지업을 건드리면 땅볼이 됐다.

실제로 류현진은 4회까지 안타를 한 개도 허용하지 않았다. 직구 구속이 떨어진 5회에야 첫 안타를 맞았다. 5회에 맞은 안타는 모두 92마일(148Km/h)짜리 직구였다. 하지만 이때부터는 직구와 변화구를 거의 같은 비율로 던지며 타자들을 요리했다.

류현진은 경기 후 인터뷰서 “태어나서 제일 강하게 던졌다”고 밝혔다. 올 시즌 마지막 등판이 될지도 모르기 때문에 혼신의 힘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아마 시즌 내내 이렇게 강속구를 뿌릴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류현진이 빠른 직구까지 장착한다면 이만큼이나 완벽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경기였다.

사진=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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