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잠실=한동훈 기자]
LG 한나한. /사진=LG트윈스 제공 |
LG 트윈스 외국인타자 잭 한나한이 온갖 조롱과 비판을 실력으로 잠재웠다. '사이버타자'라는 오명을 씻고 LG 타선의 구세주로 떠오르고 있다.
LG는 지난 17일 한나한의 쐐기 투런포에 힘입어 연패를 끊었다. 한나한은 4-2로 앞선 5회말 결정적인 2점 홈런을 쏘아 올려 팀 승리를 이끌었다. 한국무대 마수걸이포가 가장 필요한 순간에 딱 터졌다. 클러치히터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며 LG 타선에 활력을 불어 넣었다.
LG는 개막 이후 극심한 타격 침체에 빠져 팀 순위도 9위까지 내려갔다. 팀 내 3할 타자가 정성훈 밖에 없을 정도다. 팀 타율, 타점, 득점, OPS 등 공격 전 부문 지표도 10위 kt에 간신히 앞선 9위다. 투수들이 버티는 것에도 한계가 있었다.
양상문 LG 감독은 타선 전체에 불안감이 퍼졌다고 걱정했다. 4월 말에 "누군가 해결해 주는 선수가 있으면 괜찮은데 전부 다 맞지 않다보니 서로 조급해지고 있다. 나라도 쳐야한다는 생각에 전부 급해져 문제다"라고 말했었다.
당시는 한나한이 아직 2군에 머물 때였다. "이럴 때 작년에 채은성이 그랬던 것처럼 신인 선수가 치고 나오거나 한나한이라도 와서 쳐 주면 타선 전체가 또 살아날 수 있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었다.
결국 LG는 한나한의 몸 상태가 100%가 아니었지만 타격은 가능할 정도가 돼 일단 1군에 합류시켰다. 본인의 의지가 강력하기도 했다. 양 감독은 "먼저 지명타자로 나서다가 1루 수비를 거쳐 3루에 투입하겠다"면서 "장타를 바라지는 않는다. 필요할 때 해결해 주는 능력을 기대한다. 견고한 수비를 보여주면서 제 때에 쳐주기만 해도 팀에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봤다.
한 달이 넘게 2군에 체류했던 한나한은 그동안 존재 자체도 의심을 받으며 팬들의 농담거리로 전락했었다. 하지만 5월 7일 전격 1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고 바로 안타를 신고해 논란을 불식시켰다.
지명타자로 나서다가 16일에는 1루 수비에 투입됐다. 비록 지긴 했지만 만루에서 싹쓸이 3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꽉 막혔던 LG 타선의 혈을 뚫었다. 17일 경기에서도 연속안타의 기세를 이어가며 시즌 1호 홈런포를 터뜨려 SK에 KO펀치를 날렸다.
경기가 끝난 뒤 양 감독도 흡족함을 감추지 않았다. "한나한의 홈런 덕에 이길 수 있었다"면서 "기대한 대로 중요할 때 쳐주고 있다. 만족한다"고 기뻐했다.
LG는 현재 17승 22패 1무로 9위에 쳐져있다. 하지만 팀 평균자책점은 3위로 마운드만은 탄탄하다. 우규민과 류제국도 가세해 마운드는 더 높아졌다. 타선만 살아난다면 2013년과 2014년의 기적을 재현하는 것도 꿈은 아니다. 한나한이 LG 타선에 숨결을 불어넣고 있다.
잠실=한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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