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타이베이(대만)=김우종 기자]
15일 오후(현지시간) 2015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5차전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가 열린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야구장에 경기종료 후 경기장 상단부에 원인미상의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 /사진=뉴스1 |
KBO의 한 관계자는 미국과의 8강전이 끝난 뒤 한숨을 푹 내쉬었다. 그는 '역대 이런 국제대회가 있었나요'라는 말에 그저 한숨만 푹푹 내쉴 뿐이었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야심차게 내놓은 국제야구대회. '2015 프리미어12' 가 15일(이하 한국시간) 경기를 끝으로 모든 예선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곳곳에서 잡음이 들려오고 있다. 주먹구구식, 그리고 아마추어식의 대회 운영이 대표팀 선수들 및 관계자들을 괴롭히고 있다.
이제 프리미어12에서 남은 것은 8강전 4경기와 4강전 2경기, 그리고 3,4위전 및 결승전까지 총 8경기다.
우선, 한국 대표팀은 15일 티엔무 구장서 열린 미국 대표팀과의 대회 B조 조별예선 5차전(최종전)에서 연장 10회 승부치기 끝에 2-3으로 분패했다. 이로써 대표팀은 이번 대회서 3승 2패를 기록, 미국과 전적에서 동률을 이뤘으나 승자승 원칙에서 밀리며 조3위로 8강에 올랐다.
B조에서는 일본이 5전 전승으로 1위에 오른 가운데, 미국이 3승 2패로 2위, 한국이 역시 3승2패로 3위가 됐다. 4위는 멕시코. 5위 베네수엘라와 6위 도미니카 공화국은 각각 2승 3패(멕시코에 승자승에서 밀림), 5전 전패의 성적을 거둔 가운데 탈락했다.
이번 대회서 B조 팀들은 타이베이 인근에 있는 야구장에서 예선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반면, 캐나다, 쿠바, 네덜란드, 푸에르토리코 등의 A조 팀들은 타이중시에 위치한 곳에서 예선 일정을 소화했다.
그런데 예선 일정 막판 문제가 발생했다. 바로 15일 한국과 미국의 경기가 열린 티엔무 구장. '승장' 미국 대표팀의 윌리 랜돌프 감독이 공식 기자회견을 하던 중이었다. 갑자기 화재 경보음이 울렸고, 기자회견장이 어수선해지기 시작했다.
랜돌프 감독은 많이 놀란 듯 경보음에 자리를 떴다가, 경보음이 꺼지자 다시 자리에 앉기도 했다. 사실 기자회견장에서는 화재로 인한 경보음이 여러 차례 반복됐지만, 어떠한 안내 조치도 없었다. 이 자리에는 대만 통역이 자리를 지키고 있을 뿐이었다. 결국 랜돌프 감독은 수훈 선수가 온 뒤 중간에 자리를 떴다. 체계적인 룰이나 시스템은 없었다.
15일 오후(현지시간) 대만 타이베이 티엔무 야구장에서 열린 2015 WBSC 프리미어12 B조 예선 5차전 대한민국과 미국의 경기 연장 10회초 승부치기 미국 에덤 프레이져의 2루 도루 성공에 정근우가 심판에게 항의하고 있다. 15/뉴스1 |
결정적인 오심도 대회의 질을 떨어트리고 있다. 한국-미국전 연장 10회초, 미국의 2사 1루 상황. 브렛 아이브너 타석 때 1루 주자 프레이저가 잽싸게 도루를 시도했다. 포수 강민호의 2루 송구가 이어졌고, 공을 잡은 정근우는 슬라이딩을 들어오는 프레이저의 발에 글러브를 갖다 댔다. 명백한 아우. 하지만 왕청헝 2루심은 태그를 정확히 못 본 듯 세이프를 선언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김인식 대표팀 감독 역시 심판 판정에 대해 15일 경기를 앞두고 아쉬운 마음을 표현했다. 특히, 김 감독은 "대만-푸에르토리코전을 봤다. 1회 도중 푸에르토리코 쪽에서 분명하게 세이프를 받을 수 있는 상황이었는데 그러지 못했다. 거기서 흐름이 완벽하게 넘어갔다. 대만이 만약 8강전 상대로 정해지면 이런 점들을 조심해야 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아쉬운 점은 또 있다. 바로 8강전의 일시 및 장소를 경기 시작 24시간을 채 남겨놓지 않은 채 대회 조직위에서 발표한 것이다. 사실상 발표가 아니라 뒤늦은 통보에 가까웠다. 이는 횡포다. 더욱이 당초 티엔무 구장서 오후 7시 30분에 열릴 예정이었다. 그러나 15일 화재로 인해 8강전을 치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결국 한국 선수단은 타이베이서 차로 2시간 정도 떨어져 있는 타이중으로 이동, 8강전을 치를 예정이다.
타이베이서 타이중까지는 차로 약 2시간이 넘는다. 대표팀 선수단 역시 버스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채 이동해야만 한다. 반면 쿠바 선수단에게는 인터컨티넨탈 구장이 익숙하다. 최근인 14일까지도 인터컨티넨탈 구장서 쿠바는 대만을 상대, 1-4 패배한 바 있다. 대표팀 내 한 간판선수는 "아마추어 대회 때보다도 지원이 열악한 것 같다. (마땅한 장소가 없어) 복도에서 저희들이 몸 푸는 것도 아마 보셨을 것이다"고 말했다.
비록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대표팀은 선전하며 8강 진출에 성공했다. 그리고 쿠바전에서도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채 값진 승리를 따낼 수 있을 것인가.
타이베이(대만)=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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