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김동영 기자]
삼성의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된 임창용.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
삼성 라이온즈가 결국 임창용(39)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사실상 방출이다.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인한 것으로 보인다. 실력은 여전하지만, 외부 요인으로 인해 팀을 떠나게 됐다.
KBO는 30일 10개 구단 총 551명의 2016년 보류선수 명단을 공개했다. 이 가운데 삼성은 외국인 선수 타일러 클로이드, 알프레도 피가로와 진갑용, 강봉규, 임창용을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가 임창용이다. 임창용은 2016년 만 40세가 되지만 실력은 아직 출중하다. 외부 요인으로 인한 퇴단이다. 해외 원정도박 파문에 발목이 잡혔다. 임창용은 지난 24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수천만 원을 베팅했다는 혐의를 시인했다.
성적만 놓고 보면 임창용은 KBO 리그 역대 최고의 사이드암 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난 1995년 해태 타이거즈(KIA 타이거즈의 전신)에 입단한 임창용은 일본과 미국을 두루 경험한 특급 투수다.
KBO 리그에서는 지난 1995년 데뷔 후 통산 15시즌을 뛰었고, 638경기 1554⅓이닝, 114승 72패 6홀드 232세이브, 평균자책점 3.31이라는 특급 성적을 남겼다. KBO 리그에서 100승과 200세이브를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임창용을 제외하면 김용수밖에 없다. 선발로도 마무리로도 최정상급 기량을 뽐낸 셈이다.
야쿠르트 스왈로스 시절 임창용. /사진=OSEN |
임창용은 이미 해태 시절부터 특급 투수였다. 2년차인 1996년 49경기에서 114⅔이닝을 던져 7승 7패, 평균자책점 3.22를 기록했고, 1997년에는 64경기에서 135이닝을 던지며 14승 8패 26세이브, 평균자책점 2.33이라는 무시무시한 성적을 만들어냈다.
1998년 역시 59경기에서 133⅔이닝을 소화하며 8승 7패 34세이브, 평균자책점 1.89라는 기록을 남겼다. 자신의 시즌 첫 30세이브였다. 더불어 생애 첫 세이브왕 타이틀도 따냈다. 최연소 세이브왕이기도 했다.
1999년 시즌을 앞두고 삼성으로 트레이드 된 임창용은(당시 양준혁-곽채진-황두성이 해태로 갔다) 삼성에서도 특급 투수의 위용을 뽐냈다. 1999년 무려 71경기에 등판했고, 138⅔이닝을 던지며 13승 4패 38세이브, 평균자책점 2.14를 기록했다. 세이브왕 2연패였다. 엄청난 혹사였지만, 임창용은 꾸준히 등판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2000년 시즌 52경기 88⅔이닝, 5승 4패 30세이브, 평균자책점 1.52를 기록한 임창용은 2001년부터 선발투수로 전향했다. 그리고 3년간 14승-17승-13승에 3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팀 선발진의 한 축을 맡았다. 특히 2002년의 경우 36경기 204⅓이닝, 17승 6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08이라는 특급 성적을 남기며 팀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2004년 다시 마무리로 전향한 임창용은 61경기에서 67이닝을 던지며 2승 4패 36세이브, 평균자책점 2.01이라는 좋은 성적을 남겼다. 세 번째 세이브왕 타이틀도 거머쥐었다.
하지만 2005년부터 팔꿈치 부상으로 인해 구위가 뚝 떨어졌다. 선발로 다시 돌아섰지만, 2005년 29경기에서 91⅓이닝, 5승 8패 3홀드, 평균자책점 6.50으로 부진했다. 결국 임창용은 2005년 10월 팔꿈치 인대접합수술(토미 존 수술)을 받으면서 2006년 시즌 단 한 경기 등판에 그쳤다. 2007년 시즌은 정상적으로 시즌을 치렀지만, 40경기에서 5승 7패 3홀드, 평균자책점 4.90에 그쳤다.
시카고 컵스 시절 임창용. /AFPBBNews=뉴스1 |
이후 임창용은 일본 진출을 선언했다. 삼성도 임창용을 임의탈퇴로 묶으며 일본 진출을 허용했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야쿠르트 스왈로스에서 뛴 임창용은 최고의 마무리투수로 부활에 성공했다. 2008년부터 4년간 33세이브-28세이브-35세이브-32세이브를 올리며 야쿠르트의 뒷문을 든든하게 지켜냈다. 160km의 광속구를 뿌리기도 했다. '미스터 제로'라는 별명도 붙었다.
그 사이 임창용의 팔꿈치에는 조금씩 문제가 쌓이고 있었다. 2012년 시즌 단 9경기만 출장한 채 두 번째 팔꿈치 인대접합수술을 받았다. 결국 이로 인해 시즌 후 야쿠르트에서 나오게 됐고,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계약을 맺었다. 깜짝 메이저리그 도전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6경기에서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5.40을 기록한 것이 전부다. 결국 2014년 시즌을 앞두고 임창용은 친정인 삼성에 복귀한다. 복귀 첫 해 49경기에서 5승 4패 31세이브, 평균자책점 5.84를 기록하며 마무리로 활약했다.
그리고 2015년, 착실하게 시즌을 준비한 임창용은 55경기에서 5승 2패 33세이브, 평균자책점 2.83을 기록하며 리그 세이브왕에 올랐다. 통산 네 번째이자, 최고령 세이브왕이었다.
하지만 지난 10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졌다. 삼성 주축 투수 3명이 해외 원정도박 혐의로 내사를 받고 있다는 소식이었다. 이로 인해 삼성은 임창용을 비롯해 안지만과 윤성환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서 제외했다.
이후 임창용은 지난 24일 검찰 소환조사를 받았고,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이는 보류선수 명단 제외라는 치명적인 결과로 돌아왔다. 나이와 현 상황 등을 감안하면 '은퇴'라는 단어가 떠오르는 것이 사실이다. 다른 팀이 임창용을 영입하기도 부담스럽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최고의 투수였지만, 야구 외적인 일로 인해 팀을, 나아가 야구를 떠날 위기에 처하게 됐다.
김동영 기자 raining99@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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