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험치 적립' 롯데 박세웅, 선발진 한 축 담당할까
입력 : 2016.01.28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타뉴스 국재환 기자]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박세웅(21, 롯데 자이언츠).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서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박세웅(21, 롯데 자이언츠). /사진=롯데 자이언츠 제공



기대치가 높기에 부담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롯데 선발진의 미래로 평가 받는 만큼, 빠른 성장세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프로 데뷔 3년차를 맞이한 우완투수 박세웅(21)의 이야기다.

경북고 출신 박세웅은 지난 시즌 초반 kt서 롯데로 이적했다. 시즌 성적 자체는 2승 11패 평균자책점 5.76으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하지만 코칭스태프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그는 많은 기회를 부여 받았고, 몇몇 경기에서 호투를 펼치며 많은 기대를 받았다. 특히 183cm, 75kg의 호리호리한 몸매를 갖추고 있지만 배짱이 두둑하고 구위가 좋아 성장 가능성도 높다는 기대를 받고 있다. 또한 140km/h 중반 대에 이르는 직구를 비롯해 슬라이더와 커브, 체인지업 등 변화구 구사 능력도 인정받고 있다.

그를 향한 기대의 시작은 퓨처스리그였다. 박세웅은 kt 소속이던 2014년 퓨처스리그서 21경기(118이닝)에 등판해 9승 3패 평균자책점 4.12의 성적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이 4점대로 조금은 아쉬움이 남았지만, 팀에서 가장 어린 선수가 가장 많은 이닝과 승수, 그리고 탈삼진(123탈삼진)을 기록할 만큼 박세웅의 존재감은 뚜렷했다.

본격적인 1군 진입을 앞두고 열린 2015시즌 스프링캠프. 프로 2년차에 접어든 박세웅은 담대한 투구내용을 선보이며 타 팀과의 연습경기에서 빼어난 모습을 보여줬다. 이어진 시범경기 2차례 등판에서는 11이닝을 소화하며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의 뛰어난 기록도 남겼다. 실제 시범경기에서 박세웅이 던진 모습을 지켜본 NC의 김경문 감독도 "정말 잘 던지더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세웅에 대한 kt의 기대감은 미디어데이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세웅은 지난해 3월 23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미디어데이 & 팬페스트'에서 kt를 대표해 조범현 감독, 김사연과 함께 등장하기도 했다. 팀 전력은 약하다고 평가 받았지만, 박세웅에 대한 팀과 팬들의 기대감은 더욱 드높아졌다.

그러나 1군 무대는 예상보다 험난했다. 박세웅은 4월 1일 삼성을 상대로 1군 첫 선발 등판에 나섰으나 5이닝 4피안타 4볼넷 3탈삼진 4실점을 기록한 채 패전 투수가 됐다. 이후 나선 4경기에서도 3패만을 기록하는 등, 박세웅은 4월 한 달간 5차례 등판에서 4패 평균자책점 6.86의 초라한 성적만을 남겼다.

부진한 성적에 마음고생이 심했을 수도 있었지만 박세웅은 5월 1일 NC전에서 7이닝 5피안타(1피홈런) 무사사구 4탈삼진 2실점의 뛰어난 투구내용을 선보였다. 1군 데뷔 첫 승도 노려볼 만했다. 그러나 타선의 지원 부족으로 인해 끝내 승리를 따내지 못했고, 팀도 연장까지 가는 승부 끝에 2-4로 패하고 말았다. 그래도 이날 활약이 박세웅에게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조심스럽게 고개를 들었다.

하지만 야속하게도 kt와의 인연은 여기까지였다. 박세웅은 이튿날 밤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다. 주전급 포수가 필요했던 kt가 장성우를 영입하는 대신, 반대급부로 롯데 측에 박세웅을 내어줬던 것이었다.

또 다른 터닝 포인트가 되는 듯 했다. 하지만 롯데에서도 승리와 인연을 맺기는 쉽지 않았다. 박세웅은 롯데 유니폼을 입고 5월 5일 SK와의 홈경기에 구원으로 등판해 ⅔이닝 1실점을 기록한 뒤, 7월 중순까지 12경기(선발 5경기, 불펜 7경기)에 나서 3패 평균자책점 7.43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그래도 롯데 코칭스태프는 박세웅의 성장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5월 중순에는 한때 2군행을 통보하기도 했지만, 박세웅을 1군과 동행시키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마침내 그는 7월 25일 KIA전에서 1군 첫 승을 신고하는데 성공했다. 당시 선발로 나선 박세웅은 6이닝 6피안타 4볼넷 5탈삼진 1실점의 퀄리티 스타트 피칭을 선보이며 값진 첫 승을 따냈다. 이어 6일 뒤 나선 kt전에서는 6이닝 1피안타 3볼넷 3탈삼진으로 더 좋은 투구내용을 보여주며 시즌 두 번째 승리를 거뒀다.

다만 아쉽게도 기세를 이어가지는 못했다. 박세웅은 8월부터 시즌이 끝날 때까지 10경기에 등판(선발 8경기, 불펜 2경기)했지만, 4패만을 기록했고 2승 11패 평균자책점 5.76의 성적으로 2015시즌을 마쳤다.

아쉬움이 클 수밖에 없었다. 1군 첫 해 만에 비교적 많은 기회를 부여 받았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성적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무슨 일이든 간에 첫 술에 배부를 수는 없는 법이다. 박세웅은 지난 한 해 동안 지속적으로 1군에 머무르며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경험'이라는 자산을 얻었다. 이제는 그 경험을 토대로, 이번 스프링캠프서 장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방법을 체득해야 한다.

박세웅은 단기적으로 올 시즌 롯데의 4~5 선발 후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본다면, 그는 향후 롯데의 선발진을 책임질 선수라고도 볼 수 있다. 프로 3년차를 맞이한 박세웅이 올 시즌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해 보자.






국재환 기자 jk_kuk@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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