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뉴스 한동훈 기자]
LG 류제국. /사진=LG트윈스 제공 |
류제국에게 2015년은 최악이었다. 2013년, 등판할 때마다 이겨 '승리의 요정'이라는 별명까지 생겼지만 지난해에는 정반대였다. 본인이 느끼는 투구 밸런스는 어느 때보다 좋았음에도 결과는 그렇지 못한 아이러니한 시즌이었다. LG가 대개혁을 예고한 올해, 류제국은 팀의 주장이라는 중책까지 맡았다. 가시적인 기록으로도 에이스가 돼야 한다.
긴 미국 생활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류제국은 병역 의무를 이행하고 2013년 LG에 입단했다. 메이저리그 3시즌 통산 1승 3패, 마이너리그 8시즌 통산 42승 34패를 기록한 류제국이었기에 LG팬들의 기대는 컸다. 그해 5월 19일 데뷔전서 고교 시절 라이벌이었던 KIA 김진우와 선발 맞대결을 펼쳐 승리투수가 됐고 12승 2패로 승률왕까지 거머쥐었다.
해외파 데뷔시즌 최고 성적이었다. 김선우, 봉중근 등 해외파 출신들이 첫 시즌 고전한 뒤 적응하며 에이스로 거듭난 반면 류제국은 첫 해부터 인상적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후 시즌 행보는 반대였다. 2014년과 2015년 오히려 성적은 더 떨어졌다. 2014년 9승 7패 평균자책점 5.12에 그친 뒤 지난해에는 4승 9패 평균자책점 4.78로 부진했다. 지난해 2억 3000만원이었던 연봉도 2016시즌에는 1억 8000만원으로 삭감됐다.
2014년 겨울 무릎 수술을 받았던 류제국은 2015년 5월에서야 복귀했다. 5월 29일 삼성전부터 6월 10일 두산전까지 3경기 연속 7이닝을 소화하며 절정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특히 두산을 상대로 7이닝 1실점 시즌 3승째를 기록한 뒤에는 "한국에 온 이후 몸 상태가 가장 좋다. 무릎 수술을 받고 회복을 하면서 미국 시절 가장 좋았을 때 체중으로 감량했다"고도 말했었다.
LG 류제국. /사진=LG트윈스 제공 |
실제로 지난해에는 잘 던지고도 아쉬움을 삼킨 적이 많았다. 게다가 양현종, 해커, 김광현 등 유난히 상대팀 에이스와의 맞대결도 잦았다. 6월 10일 3승째를 기록한 이후 9월 13일 다시 승리투수가 될 때까지 94일 동안 승리가 없었다. 7이닝 2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되고 7이닝 1실점으로 승패 없이 물러난 적도 있었다.
공교롭게 류제국의 부진과 함께 LG의 성적도 곤두박질 쳤다.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기쁨도 잠시, 9위로 추락했다. 시즌이 끝나고 LG는 체질 개선을 위해 뼈를 깎는 고통을 감수했다. 베테랑 외야수 이진영을 내보내고 팀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이병규(9)를 1차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했다. 세대교체에 대한 의지를 확실하게 천명한 것이다.
그리고 류제국은 새로운 출발을 결심한 LG의 새 주장으로 뽑혔다. 지난 6일 구단 시무식에 앞서 열린 주장 투표서 154표 중 89표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 선수단 뿐만아니라 구단 전직원이 참가한 투표라는 점에서 의미하는 바가 크다.
주장은 코칭스태프 및 구단과 선수단 사이의 가교이면서도 동시에 더그아웃과 그라운드의 리더다. 개인 성적이 나지 않으면 리더십과 발언권은 자연히 약해질 수밖에 없다. 진정한 캡틴의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라도 류제국은 승리의 요정으로 부활해야 한다. 2016년은 개인적으로나 팀에게나 중요한 시즌이다. LG의 새 캡틴 류제국이 구겨진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지 관심을 모은다.
한동훈 기자 dhhan@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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