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엿한 마무리 이대은, “내 10세이브보다 KT 5위가 더 값져”
입력 : 2019.08.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현세 인턴기자= 이대은(30, KT 위즈)이 27번째 아웃을 잡자 순위표에는 지각변동이 생겼다.

KT는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서 5-3으로 이겼다. 이대은은 이날 9회 등판해 1이닝 동안 1안타를 맞으면서도 삼진 1개를 곁들인 무실점 투구로 시즌 10세이브를 적립했다.

2점 차 리드뿐 아니라 KT의 시즌 첫 5위까지 지킨 하루다. KT는 이날 경기로 올 시즌 104경기에서 50승 53패 1무로 승률 0.4854를 남겼는데, NC가 3모 모자란 0.4851을 기록하면서 순위가 변했다. 완고할 것만 같던 5강 벽도 무너졌다.

5위 도약을 확정 짓는 순간을 맛본 이대은으로서는 겹경사다. 시즌 도중 마무리로 전환하면서 이내 달성한 두 자릿수 세이브다. 당초 마무리였던 김재윤과 임시로 낙점된 정성곤이 구위를 재점검할 시간까지 벌었다. 앞서 이강철 KT 감독은 “우리 선수들이 지칠 때도 됐다. 한계를 넘어선 까닭”이라고 마운드 상태를 진단했는데, 이를 해소하는 데 힘이 된 것이다.

개인과 팀 성적 모두 잡았음에도 팀에 더 맞춰져 있던 초점이다. 이대은은 두 자릿수 세이브를 두고 “물론 의미 있는 기록”이라면서도 “사실 내가 처음부터 (마무리를) 한 것도 아니지 않나. 개인적 욕심은 솔직히 없다”고 겸손히 말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 팀이 잘하는 게 우선이다. 그러다 보니 5위를 하게 됐는데, 그게 10세이브보다 값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런데 이날 9회는 평소보다 남달랐다. 사실 이대은은 광주 NC-KIA 경기 결과를 도중에 듣고 마운드에 올랐다. 자연히 부담도 컸을 터. 그는 “의식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솔직히 부담되더라”라면서 “선두타자에게 안타 맞고서는 (박)경수 형이 와서 의지하게끔 도왔고, 나도 편하게 던지려고 했다”고 당시 마음가짐을 밝혔다.

이대은은 9회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도 이정후-김하성-서건창으로 연결되는 키움 상위타선을 각 삼진, 중견수 뜬공, 우익수 뜬공으로 침착하게 요리했다.

이 감독이 반색할 만한 투구 내용이었다. 그는 “초반에 타선에서 5점을 냈고, 키움 마운드 운영을 살펴 ‘지키는 야구’를 구사할 방침이었다”면서 “특히 이대은이 여유가 느껴질 만큼 좋은 투구 내용을 남겼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대은이 안정적 마무리로 자리매김하면서 KT의 5위 도약에도 힘이 실렸다는 게 중론. 그런데도 이대은은 공을 돌렸다. 그는 “오히려 타자들이 잘해줬다. 타선에서 점수를 안 내주면 어떻게 이길 수 있겠나”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 이 5위 자리를 시즌 마칠 때까지 오랜 시간 지켰으면 한다. 물론 더 높은 데까지 가면 좋을 것”이라며 “그때까지 내게 주어진 자리에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스포탈코리아, KT 위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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