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 이 장면] 여우 양의지, 김현수는 요리…준PO 진출은 실패
입력 : 2019.10.04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잠실] 김현세 기자= 양의지(32, NC)가 입단 동기 김현수(32, LG)와 승부에서 여우다운 면모를 보였다. 다만, 준플레이오프와는 연이 안 닿았다.

1일 서울 잠실야구장.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에서 선발 출장한 김현수는 첫 타석에 들어서며 포수 양의지의 어깨를 가볍게 두드렸다. 적으로 만난 첫 포스트시즌이다. 양의지는 0-1로 뒤진 1회 말 1사 1루에서 선발 투수 크리스천 프리드릭에게 초구 슬라이더를 요구했다. 공은 낮게 깔려 들어왔고, 김현수 방망이가 돌았다. 이목을 끈 둘의 맞대결은 투수 앞 땅볼로 시작했다.

3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 김현수는 공 3개 만에 중전 안타를 쳤다. 양의지가 프리드릭과 시속 140㎞ 중반대 속구 두 개를 연달아 요구했는데, 2구 모두 스트라이크존 모서리에 걸치면서 2S∙0B 유리한 볼카운트를 점했다. 그런데 3구 커브를 읽혔고, 이후 안타, 볼넷을 1개씩 더 줘 만루 위기에도 몰렸는데, 후속타를 무산시켜 실점은 막았다.

다음 만남은 승기가 기운 상황이었다. 대타 박용택과 이형종이 2점을 합작해 0-3으로 끌려가던 4회 말이다. 그런데도 양의지는 김현수와 승부에서는 효율적 볼배합으로 우위를 점했다. 체인지업 2개와 속구 1개로 김현수를 땅볼 유도했다. 더 큰 위기를 막는 순간.

네 번째 만남에서는 양의지가 김현수를 완벽히 속였다. 김진성과 합을 맞춰 3구 삼진으로 김현수를 돌려세웠다. 김현수가 초구 속구를 한번 지켜봤는데, 양의지는 2구를 포크볼로 주문했다. 김현수가 파울을 치자 양의지는 감을 잡고 한 번 더 포크볼을 요구해 방망이를 끌어냈다.

“4번 타자를 조심할 것”이라던 양의지는 김현수와 승부는 큰 고비 없이 넘겼다. 그런데도 선발 투수 프리드릭이 버티지 못한 데 아쉬움이 컸을 터. LG 타선에 맞은 10안타 가운데 무려 8안타를 프리드릭이 맞았다. 어떻게든 실점을 아꼈으나, 그 과정에서 내준 3점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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