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맞서는 LG는 홍창기(중견수) - 오지환(유격수) - 채은성(지명타자) - 김현수(좌익수) - 이형종(우익수) - 라모스(1루수) - 유강남(포수) - 장준원(3루수) - 정주현(2루수)을 선발로 내세웠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이승호를 공략해야 한다. 매번 당할 수는 없다"며 의지를 나타냈는데 경기 초반부터 그 의지가 LG 타선을 통해 실현됐다.
1회 선두 타자 홍창기가 끈질기게 이승호의 볼을 골라내며 출루했고, 오지환-채은성을 지나 김현수가 2사 2루 상황에서 1타점 적시 2루타로 선취점을 기록했다.
2회에는 로베르토 라모스(시즌 27호)와 유강남(시즌 10호)의 백투백 홈런이 터졌다. 특히 라모스는 지난 18일 KIA 타이거스전부터 4경기 연속 홈런을 기록하면서 최근 상승세를 입증했다. 라모스는 이 홈런으로 LG 외국인 타자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세웠다. 기존의 기록은 2008년 로베르토 페타지니와 2016년 루이스 히메네스가 달성한 26홈런이다.
시즌 27호 홈런을 기록하며 LG 외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자가 된 라모스
4회는 LG 하위 타선의 눈 야구가 돋보였다. 장준원과 정주현이 이승호의 볼을 골라 출루했고, 홍창기가 우전 안타로 장준원을 불러들이며 4점째를 뽑았다.
홍창기는 8회 다시 한 번 빛났다. 라모스, 김용의, 정주현이 만든 2사 1, 2루 기회를 홍창기가 2타점 적시 3루타를 때려냈다. 오늘 홍창기는 3타수 2안타 2볼넷, 3타점으로 만점 활약을 보였다.
반면, 마운드에선 LG의 에이스 타일러 윌슨(30)이 안정감 있는 투구를 선보였다. 1회 서건창에게 초구 안타를 맞고, 도루로 2루까지 허용했지만, 후속 세 타자를 모두 뜬 공으로 가볍게 처리했다. 2회에는 2사 1, 2루 상황에서 신인 변상권에게 데뷔 첫 타점을 허용하며 1점을 내주긴 했지만,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이후 윌슨은 자신의 페이스대로 경기를 끌고 나갔다. 3회부터 8회 1사까지 16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나갔고, 7회 종료 시까지 투구 수는 86개에 불과했다. 8회에는 다소 힘이 떨어진 모습을 보였다. 키움은 그런 윌슨을 상대로 대타 박동원의 안타와 서건창의 볼넷으로 1사 1, 2루 기회를 만들었지만 김하성과 이정후가 좌익수 뜬 공과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무득점에 그쳤다. 윌슨은 구원 등판한 진해수가 이정후를 잡고 8회를 마무리해주면서 1실점으로 오늘 경기를 마칠 수 있었다.
9회 1점을 추가한 LG는 마지막 투수로 나선 이정용이 9회 말 대타 전병우에게 2점 홈런을 맞았지만 추가 실점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승리할 수 있었다.
104개의 공을 던진 윌슨은 주 무기인 투심 패스트볼과 커브를 적극 활용해 키움 타자들의 범타를 끌어냈다. 7.2이닝 1실점,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을 기록하며 시즌 8승째를 따낸 윌슨은 평균자책점을 4.03에서 3.82로 낮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