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외인 또 없습니다' LG 윌슨 ''내년에는 평범한 윌슨 기대해주세요''
입력 : 2020.08.22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고척] 김동윤 기자=3전 4기의 도전 끝에 키움 히어로즈전 첫 승을 거둔 타일러 윌슨(30, LG 트윈스)은 인터뷰 내내 미소를 잃지 않았다.

LG는 21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7-3으로 승리하면서 키움과의 2연전을 1승 1패로 마무리했다. 이날 승리는 LG에 여러모로 값졌다. 7연승으로 이어가던 좋은 흐름을 상대 전적 열세에 상위 팀인 키움을 만나 끊길 뻔했지만 살려냈고, 유난히 약했던 이승호 선발 경기를 잡아내며 나쁜 흐름은 끊어냈다.

오늘 경기에서 프랜차이즈 외국인 한 시즌 최다 홈런 기록을 경신한 로베르토 라모스도 1번 타자로 나서 3타수 2안타 3타점 2볼넷으로 맹활약한 홍창기도 값진 활약을 했지만 수훈 선수는 누가 뭐래도 에이스 윌슨이었다. 윌슨은 7.2이닝 1실점, 4피안타 1볼넷 3탈삼진으로 올해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취재진의 축하 인사에 "감사합니다"라며 화답한 윌슨은 "기분 좋은 승리였다. 스트라이크를 넣는 데 집중했고,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말하면서 "2회 백투백 홈런이 나오는 등 야수들의 도움이 컸다"며 팀 동료들에게 공을 돌리는 것을 잊지 않았다.

이날 윌슨의 시선은 팀 동료들뿐 아니라 경기장 여러 곳에 머물렀다. 먼저 언급된 것은 올해 윌슨과 LG를 어렵게 했던 이승호였다. 이승호를 의식해 "처음 이긴 것을 알고 있다. 이기고 싶었다"고 얘기한 윌슨은 "올해는 유독 이승호랑 많이 만났다. 그때마다 이승호의 볼 배합이나 경기 내용이 좋다고 느꼈다"며 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어 "지난해에는 LG를 상대로 완투를 했던 것도 기억난다. 이승호는 젊고 건강해 앞으로가 기대되는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윌슨이 존중을 나타낸 것은 상대 덕아웃만이 아니었다. 이날 윌슨은 8회 진해수와 교체돼 물러날 때 모자를 벗어 어딘가에 인사를 건넸는데 다름 아닌 주심을 향한 것이었다. 이 인사에 대해 윌슨은 "매 경기 심판진이 애써주시는 걸 알기 때문에 난 마운드에 나갈 때마다 그들에게 인사나 제스처를 건넨다. 그걸 보신 것 같다"고 얘기했다.

윌슨은 자신이 좋은 팀 동료가 되길 바랐다

그래도 윌슨의 시선이 가장 오래 머무른 곳은 역시 LG 덕아웃이었다. 남은 시즌 목표를 묻는 말에 윌슨은 차분하게 LG를 더 좋은 팀으로 이끌기 위한 자신의 역할을 크게 세 가지로 나눠 설명했다. 윌슨이 생각한 첫 번째는 매 경기 100% 최선을 다하는 것, 두 번째는 스스로 더 발전하고 나은 사람이 되는 것, 세 번째는 좋은 팀 동료가 되는 것이었다.

그중에서도 좋은 팀 동료가 되길 바랐다. 윌슨은 "좋은 팀 동료가 되는 것은 팀 분위기 전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난 셋 중에 하나를 택한다면 좋은 팀 동료가 되는 것에 집중해 남은 시즌에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미 윌슨은 자신의 첫 번째, 두 번째 목표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 이날 경기에서 윌슨은 주 무기인 투심 패스트볼과 함께 커브의 구사율을 높여 17타자 연속 범타를 끌어내는 등 좋은 결과를 낳았는데 예년의 윌슨에게서 볼 수 없는 모습이었다.

이에 대해 윌슨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시즌 초반 신체적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고백하면서 "올해는 유난히 모두에게 어렵고 특이한 해다. 나도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었지만 바뀐 상황에 적응하고 발전하려 노력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올해는 지금의 모습을 유지하며 상대 타자의 밸런스를 흐트러지게 할 것"이라고 말한 윌슨은 "내년에는 (여러분들이 아는) 평범한 윌슨으로 돌아오길 기대해주셨으면 좋겠다"며 다음 시즌까지 염두에 둔 모습을 보였다.

사진=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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