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2020년 월드시리즈 4, 5차전은 LA 다저스의 포수 오스틴 반스(30)와 윌 스미스(25)의 희비가 엇갈린 경기였다.
27일(이하 한국 시간)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28일 미국 텍사스주 알링턴, 글로브라이프 필드에서 열릴 월드시리즈 6차전을 앞두고 사전 인터뷰를 진행했다. 5차전 승리로 탬파베이 레이스에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앞서게 된 다저스는 이제 1승만 더하면 32년 만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성공한다.
1승만 남겨둔 만큼 유리한 고지를 점한 다저스지만 로버츠 감독은 "7차전은 얘기하고 싶지 않다. 6차전에서 이기는 것만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총력전을 선언했다. 6차전 선발로는 토니 곤솔린이 예고됐다. 곤솔린은 2차전 선발 투수로 나와 1.1이닝만을 소화했다. 로버츠 감독은 "곤솔린은 오프너가 아니다. 이번에는 좀 더 오랜 이닝을 맡길 것"이라며 길게 끌고 갈 생각을 내비췄지만, 5차전에서 1.2이닝을 소화했던 더스틴 메이 역시 6차전에 나온다고 얘기하면서 '불펜 데이'의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여기까지는 모두가 예상한, 그리고 쉽게 수긍한 인터뷰였다. 그러나 로버츠 감독이 6차전 선발 포수를 두고 "반스가 될지 스미스가 될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얘기하면서 팬들의 의견이 엇갈렸다.
다저스는 이번 포스트시즌 포수진을 반스와 스미스 두 명으로 운영하고 있다. 반스의 타격 성적도 나쁘지 않지만, 스미스가 포스트시즌에서 더 좋은 장타력과 타점 생산력을 보여주고 있어 좀 더 많은 경기에 나서고 있다.
포수가 아닌 날에도 지명 타자로 나서는 등 포스트시즌 전 경기에 출장 중인 스미스는 17경기 13안타(2홈런) 13타점, 타율 0.197, OPS 0.597을 기록 중이다. 샌디에이고 파드레스와의 디비전 시리즈에서 타율 0.455, OPS 1.208로 맹활약한 스미스는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챔피언십 시리즈에서는 타율 0.179, OPS 0.500으로 성적은 떨어졌지만, 7타점을 기록하며 다저스의 월드시리즈 진출에 공헌했다.
그러나 떨어진 스미스의 타격감은 월드시리즈에서도 좀처럼 올라오지 않았고(타율 0.143, OPS 0.503) 수비에서도 크나큰 실책으로 4차전을 내주면서 팬들의 여론은 차갑게 돌아섰다.
지난 25일 있었던 월드시리즈 4차전, 다저스가 7-6으로 앞선 9회 말, 2사 1, 2루에서 탬파베이의 대타 브렛 필립스가 중전 안타를 때렸다. 중견수 크리스 테일러는 필립스의 타구를 한 번에 처리하지 못했고, 1루수 맥스 먼시에게 송구했다. 그 사이 2루 주자 케빈 키어마이어가 홈으로 들어왔고, 1루 주자 랜디 아로자레나는 3루를 돌아 홈으로 질주 중이었다.
3루를 도는 도중 아로자레나는 발을 헛디뎌 넘어졌고, 먼시가 홈에 있던 스미스에게 송구하면서 충분히 협살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스미스는 빠르게 태그를 한다는 생각에 공을 채 잡지도 않고 태그 플레이를 시도했으며, 공이 빠진 것을 본 아로자레나가 엉거주춤 홈을 찍으면서 경기는 그대로 탬파베이의 8-7 승리로 끝났다.
반면, 26일 5차전 선발 포수로 나선 반스는 비슷한 접전 상황에서 정반대의 모습을 보였다. 다저스가 3-2로 앞선 4회 말, 2사 1, 3루 상황에서 3루 주자 마누엘 마고는 클레이튼 커쇼의 투구 준비 동작을 이용해 홈스틸을 시도했다. 마고의 타이밍은 빨랐으나 1루수 먼시가 눈치를 챘고, 먼시의 고함을 들은 커쇼는 반스에게 빠르게 송구해 간발의 차로 마고를 잡아냈다.
이때 반스는 커쇼의 송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두 손으로 잡아 안정적으로 마고를 잡아내는 모습을 보였으며, 다저스 인사이더 등 관련 매체는 이 부분을 칭찬했다. 이 플레이로 커쇼는 안정감을 되찾을 수 있었고, 분위기를 가져온 다저스는 귀중한 승리를 챙겼다. 하루 차이로 극과 극의 모습을 본 다저스 팬들은 소식을 전한 다저스 담당 기자의 공식 SNS에서 6차전 선발 포수로 반스를 지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주로 클레이튼 커쇼와 워커 뷸러의 경기에서 선발 포수로 나선 반스는 9경기(7선발) 7안타(1홈런) 3타점, 타율 0.318, OPS 0.854를 기록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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