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발견한 숨은 보석' 1번 타자 홍창기, 눈야구로 두산 정조준
입력 : 2020.11.03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안타는 없었다. 하지만 홍창기(26, LG 트윈스) 특유의 선구안이 살아있었다.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홍창기는 1번 타자 겸 중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홍창기의 성적은 4타수 0안타 1타점, 3볼넷(1고의사구) 1삼진. 7번의 기회 중 볼넷으로만 3번을 살아나갔다.

상대 선발 투수였던 제이크 브리검(32, 키움 히어로즈)은 LG 타선을 상대로 한 회 세 명의 타자를 단 5구로 처리하는 등 6회까지 고작 69개의 공을 던지는 효율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그런 브리검을 가장 어렵게 만든 타자가 1번 타자 홍창기였다. 첫 타석에서 삼진, 두 번째 타석에서 유격수 쪽 직선타로 물러났지만, 결국 세 번째 타석에서 볼넷으로 걸어 나갔다. 홍창기는 공 14개로 브리검을 상대로 가장 많은 공을 골라냈고, 브리검은 격한 감정을 토로하기도 했다.

홍창기가 걸어 나갈 때면 LG는 매번 득점 기회가 생겼다. 6회 처음으로 볼넷으로 출루했을 때 2사 1, 3루의 기회가 만들어졌고, 7회에는 밀어내기로 동점 타점까지 기록하는 데 성공했다. 7회 말 1사 만루 상황에서 대타 박용택이 삼진으로 물러나면서 기회를 놓치는 듯했다. 하지만 홍창기는 빠른 공을 뿌리는 안우진의 공을 침착하게 골라냈고 결국 밀어내기 볼넷으로 2-2 동점을 만들었다.

연장 13회 말에 김태훈의 폭투로 2사 2, 3루 상황이 되자 키움의 배터리가 자동 고의사구로 홍창기를 내보낸 것은 홍창기의 존재감을 각인시킨 장면이기도 했다. 어려운 홍창기보다 신민재를 선택한 키움이 끝내기를 맞으면서, 홍창기의 가을 야구 첫 경기는 LG의 극적인 4-3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어느덧 프로 데뷔 5년 차에 접어든 홍창기는 지난해까지 38경기 출전에 불과할 정도로 좀처럼 기회를 잡지 못한 중고 신인이었다. 올해도 외야 후보로 시작했지만 뛰어난 선구안으로(전반기 34볼넷 29삼진) 주전을 차지했고, 이후 선구안은 유지한 채로(후반기 49볼넷 58삼진) 많은 안타를 생산하면서 팀에 없어서는 안 될 1번 타자로 성장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정규 시즌의 모습을 이어간 홍창기는 이제 두산 베어스를 흔들 준비에 들어갔다. 올해 홍창기는 두산을 상대로 타율 0.310, 출루율 0.375, 장타율 0.476, OPS 0.851로 강한 면모를 보였다. 그러나 1차전 선발로 예고된 크리스 플렉센(26)의 공을 오랫동안 경험하지 못하고, 두산의 에이스 라울 알칸타라(27)에 6타수 0안타 3삼진으로 약한 것이 걸린다.

비록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극적인 승리를 거두긴 했지만, LG는 아직 타격 부진이라는 고민을 완벽히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였다. 홍창기의 3출루에도 13회가 돼서야 후속타가 나온 것은 LG의 고민을 보여줌과 동시에 계속해서 두드리면 문은 열린다는 것을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내일 잠실야구장에서 펼쳐질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홍창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진 이유다.

사진=LG 트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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