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김동윤 기자=올해 월드시리즈 우승을 놓고 각축전을 벌였던 LA 다저스,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 레이스가 룰 5 드래프트에서 가장 많은 유망주를 잃게 되면서 뛰어난 구단 운영 능력을 다시 한번 입증했다.
11일(한국 시간) 메이저리그는 2020년 룰 5 드래프트를 진행했다. 룰 5 드래프트란 마이너리그에서 3년 이상 뛰었지만(18세 이하의 나이에 계약한 선수들은 4년 이상),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 출전 기회를 보장하는 제도다.
룰 5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선수는 반드시 다음 시즌에 메이저리그 26인 로스터 혹은 부상자명단에 포함해야 하며, 그러길 원치 않는다면 원소속팀으로 돌려보내야 한다. 드래프트는 메이저리그 구간과 마이너리그 구간으로 나뉘며, 선수를 데려오기 위해 필요한 금액은 메이저리그 구간은 10만 달러, 마이너리그 구간은 24,000달러다.
메이저리그 구간의 선수를 데려간 팀이 해당 선수를 포기한다면 웨이버 공시 과정을 거치고, 과정을 통과한다면 원소속팀은 5만 달러를 내고 다시 데려올 수 있다. 마이너리그 구간의 선수는 방출 과정에서는 제한이 없지만, 선수 지명 시 해당 구간 이하의 선수 지명만 가능하다.
메이저리그 전문가들은 각 구단이 재정 악화를 이유로 올해 룰 5 드래프트에 적극적이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구간에서 18명, 마이너리그 구간에서 56명으로 총 74명의 선수가 지명되면서 룰 5 드래프트 제도가 시행된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인원이 오갔다.
이번 룰 5 드래프트는 유망주 순위가 가장 높은 선수가 각자 팀 내 13위였던 아킬 바두(22)와 호세 소리아노(22)일 정도로 화제가 되진 못했다. 독특한 점이라면 즉시 전력으로 써야 하는 메이저리그 구간의 18명 중 15명(남은 3명이 외야수 2명과 유격수 1명)이 우완 투수였다는 것이었다.
일반적으로 오랜 기간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뤄내는 팀들은 좋은 성적에 따른 낮은 드래프트 순번과 우승 전력을 유지하기 위한 유망주 트레이드로 좋은 팜(farm) 시스템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 룰 5 드래프트에서 많은 팀이 탐낸 것은 올해 월드시리즈 진출을 두고 다퉜던 다저스, 탬파베이, 양키스 세 팀의 유망주였다.
가장 많은 유망주를 잃은 팀은 다저스였다. 다저스는 메이저리그 구간에서 팀 내 27위 유망주 브렛 더 거스(23)를 텍사스 레인저스에, 조던 셰필드(25)를 콜로라도 로키스에 내줬고, 마이너리그 구간의 6명까지 다저스는 총 8명의 유망주를 잃었다.
다음은 7명을 빼앗긴 탬파베이와 양키스였다. 탬파베이는 메이저리그 구간에서 팀 내 24위 유망주인 폴 캠벨(25) 한 명만 마이애미 말린스에 내줬지만, 마이너리그 구간에서 6명의 유망주를 잃었다. 양키스는 메이저리그 구간에서 팀 내 24위 유망주인 트레버 스테판(25)을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가렛 윗록(24)을 보스턴 레드삭스, 카일 홀더(26)를 필라델피아 필리스에 내주고, 마이너리그 구간에서 4명의 유망주를 잃었다.
그럼에도 세 팀의 전력 누수는 거의 없다고 판단된다. 현실적으로 팀 내 15위 밖의 유망주는 메이저리그 무대를 한 번 밟기도 어렵다. 이번에 세 팀이 잃은 유망주들은 모두 팀 내 20위 안에 들지 못하는 유망주들이었다. 룰 5 드래프트에서 간혹 홈런왕 2회의 호세 바티스타, 사이영상 2회 수상의 요한 산타나 등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도 나타나지만, 대부분은 소리 없이 사라진다.
올해 초 미국 유명 야구 매체 베이스볼 아메리카(BA)가 선정한 메이저리그 30개 팀의 팜 랭킹에서 탬파베이는 1위, 다저스는 3위를 차지했다. 양키스는 17위를 차지했지만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글레이버 토레스(24)를 비롯한 다수의 젊은 선수들로 채웠고, 제이슨 도밍게스(17) 등 여전히 뛰어난 유망주들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다저스는 8년 연속 지구 우승을 차지해 낮은 드래프트 순번을 받으면서도 최근 5년간 팜 랭킹 10위 밑으로 떨어지지 않아 앤드루 프리드먼 다저스 사장의 운영 수완은 더욱 높이 평가받았다.
이미 경쟁력 있는 메이저리그 로스터를 갖춘 세 팀은 이번 룰 5 드래프트를 통해 뛰어난 육성 능력과 야구 운영으로 미래 또한 밝다는 점이 간접적으로 드러났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