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심으니 흥 난’ 울산, 40승 29무 40패 전북과 동률... 징크스 깼다
입력 : 2023.02.26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울산] 이현민 기자= 홍명보 DNA를 심은 울산현대 2023시즌 쾌조의 스타트를 끊었다.

울산은 25일 오후 2시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현대가 라이벌 전북현대와 하나원큐 K리그1 2023 1라운드서 송민규에게 선제골을 내줬지만, 엄원상과 루빅손의 득점을 더해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 시즌 울산은 17년 만에 리그 세 번째 별을 달았다. 그동안 수많은 사령탑이 좌절을 맛 봤지만, 홍명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지 2년 만에 대업을 달성했다.

우승의 기쁨도 잠시. 새해가 밝자마자 홍명보 감독은 선수들과 만나 “안주해서는 안 된다”고 누누이 강조하며 자만심을 경계했다. 올라가긴 힘들어도, 내려오는 건 금방이라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안다.

“우리 울산은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던 홍명보 감독이 마주한 2023시즌 첫 상대는 전북이었다. 전북은 수년 동안 울산의 발목을 잡았던, 이번에도 우승 경쟁 상대다. 지난해 12월 막을 내린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 월드컵에서 맹활약했던 조규성, 백승호, 김진수, 송민규까지 현직 대표가 대거 포진했고, 울산을 배신하고 떠난 아마노 준, 울산에 잠시 몸담았던 이동준까지. 그야말로 전쟁을 예고했다.

홍명보 감독은 “전북이라고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다. 우리만의 스타일대로 늘 우리가 하던 대로 플레이할 것”이라고 밝혔다.

뚜껑이 열렸다. 울산은 전반 10분 만에 송민규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흔들렸다. 뭔가 상대 기(氣)에 눌린 듯한, 필드와 골키퍼까지 11명의 퍼즐 조각이 안 맞는 듯 보였다. 다행히 전반 중반에 접어들면서 합이 맞았다. 점유율을 높여가며 주도했다. 전반 43분 문전 혼전 상황에서 엄원상이 방점을 찍었다.



후반 들어서도 팽팽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위기가 왔다. 엄원상이 쓰러졌다. 이미 엄원상이 완벽하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던 홍명보 감독은 스웨덴 국가대표 출신 루빅손을 꺼냈다. 공격이 다시 활력을 찾았다. 홍명보 감독이 경기 전 강조했던 “실수가 영향”을 끼쳤다. 울산이 그것을 잡았다. 루빅손이 홍정호와 김정훈(GK)의 패스 미스를 페널티박스 안에서 가로채 역전골을 뽑아냈다.

이후 전북의 공세는 불 보듯 뻔했다. 이에 따라 홍명보 감독은 준비한 플랜을 가동했다. 상대가 작정하고 두드리면 밀려서 내려온다. 그런데 극단적인 수비 방식은 아니었다. 선수들은 위험지역에서 지능적인 플레이로 파울을 최대한 줄였고, 볼과 선수에 대한 집중력을 발휘했다. 찰나의 순간조차 용납하지 않았다. 경기 막판에서 마틴 아담(FW)-김민혁(MF)-조현택(DF) 세 장을 동시에 꺼냈다. 시간벌기용 보일 수 있지만, 아담의 투입은 한 방을 위한 포석이자 수비 시 힘으로 제압하기 위한 카드였다. 결과적으로 버티고 막아내며 이겼다.

이제 울산에 전북 징크스는 없다. 홍명보 감독은 부임 후 줄기차게 ‘2인자 꼬리표’를 떼기 위해 노력했다. 선수들과 소통하며, 박주영(수석코치)을 포함한 베테랑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원팀’으로 만들었다. 지난 시즌 그 결실을 보았다. 이번 시즌 고개 너머에 또 다른 산이 있다는 걸 안 그가 선수들과 더욱 이를 악물었다. 첫 판을 성공적으로 장식했다. 확실히 ‘홍(명보)’을 심으니 선수들은 ‘흥’이 나 신나게 그라운드를 누빈다.

챔피언의 자격으로 전북에 박수를 받았고, 2만 8천 명의 구름 관중 앞에서 승전고를 울렸다. 지난 시즌 리그 기준으로 2승 1무 1패, 전북 징크스를 깨뜨렸다. 이번 시즌 1승. 결정적인 순간 고개를 떨구지 않는다. 리그 통산 전적 ‘109전 40승 29무 40패’로 동률이 됐다. 이제 울산이 전적에서 뒤진 팀은 동해안 라이벌인 포항스틸러스뿐이다. 174전 58승 52무 64패로 열세다.

홍명보 감독은 “개막전을 승리로 이끈 선수들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많은 팬들 앞에서 승리해 기쁘고 감사드린다”면서, “우리는 지난 시즌에 우승을 해 동기부여 측면에서 어려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런 큰 경기를 역전승으로 마쳤다는 건 우리에게 큰 힘이 될 것이다. 지난 시즌에도 그랬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성장된 힘을 잘 보여줬다”고 흐뭇해했다.



사진=울산현대

오늘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