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제주] 이경헌 기자= 골 빼고 다 보여줬다. 제주유나이티드(이하 제주)가 수원FC와의 홈 개막전에서 확 달라진 색채를 보여줬다. 슈팅(14개, 2위), 유효슈팅(6개, 2위) 등 각종 공격지표에서 최상위권에 포진하며 상대를 압도했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유리 조나탄의 페널티킥 실축과 상대 골키퍼 이범영의 선방이 없었다면 다득점 경기도 충분히 가능한 경기력이었다. 과연 무엇이 달라졌을까.
# 무득점? 기대득점(xG) 1위는 바로 제주
K리그1 개막 라운드 6경기에서 총 17골이 터졌다. 경기당 2.83골로 화끈한 공격 축구로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개막 라운드 최다 관중 신기록을 기록한 팬심(10만1천632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렇다면 골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팀이 컸을까. 아이러니하지만 기대득점(xG) 1위는 바로 무득점에 그친 제주였다.
기대득점은 슈팅 찬스가 골로 이어지는 확률을 말한다. 슈팅 1개의 기대득점 값은 0~1이다. 일정 기간 또는 특정 경기에서 기록한 기대득점 합계가 높을수록 득점이 기대되는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는 뜻이 된다. 제주는 수원FC전에서 기대득점(xG) 2.29로 12개 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득점(3골)을 기록한 포항(1.49, 3위)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아직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제주는 더욱 치명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빌드업의 간결함이다. 남기일 감독은 전방위 압박과 빠른 측면 공격 전환을 통해 경기를 장악해 나가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오른쪽 측면에서 스토퍼 김오규-윙백 안현범이 주발인 오른발로 빠른 공격 전개했고, 왼쪽 측면에서는 양발잡이 정우재를 활용한 변칙적인 크로스 타이밍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같은 듯 다르다. 김오규의 정교한 오른발 롱킥에 이은 안현범의 치달(치고 달리기)은 개막전에서도 여전한 위력을 발휘했다. 왼쪽 측면의 공격 템포도 상당히 빨라졌다. 전북으로 이적한 정우재의 공백을 U-22 출전카드이자 왼발잡이인 전성진을 기용했다. 왼발 킥력이 좋고 오버래핑도 가능한 왼쪽 스토퍼 정운과 시너지가 나오면서 크로스 전개가 더욱 매서워졌다.
제주는 이날 경기에서 무려 7개의 크로스를 전개했다. 공격의 템포를 다시 가져가는 반댓발 크로스가 아닌 자신의 주발로 공격의 결을 그대로 빠르게 살리는 크로스가 대부분이었다. 자연스레 슈팅으로 전환되는 공격 템포가 더욱 빨라졌다. 2018시즌 이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최다 관중(8,362명)이 운집한 제주월드컵경기장의 열기도 덩달아 달아올랐다.
# 페널티킥 실축? 그래도 제주는 여전히 '유리'하다
남기일 감독이 이러한 변화를 가져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유리다. 유리는 지난 시즌까지 전력의 핵심이었던 주민규(울산)의 대체자다. 주민규는 지난 2021시즌 22골 1도움으로 득점왕을 차지했으며, 지난 시즌에도 17골 7도움을 기록하며 제주 공격의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했다. 주민규의 대체자를 물색했던 남기일 감독은 유리를 선택했다.
185cm, 88kg의 압도적인 피지컬로 주민규(183cm, 83kg)와 체격은 비슷하지만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미드필더 출신인 주민규가 전술 상황에 따라 2~3선까지 내려오며 도우미 역할까지 해주는 스타일이라면 유리는 자신의 별명인 '탱크'(Tanque)처럼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전통적인 스트라이커 유형의 선수다.
동계훈련 동안 진행된 10차례 연습경기에서도 유리의 강점은 십분 발휘됐다. 남기일 감독은 유리의 강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빠른 공수 전환에 이은 크로스 전개를 이어나갔다. 그 결과 유리는 10경기에서 무려 10골을 터트렸다. 일단 자신에게 볼이 연결되면 슈팅으로 전환하는 저돌적인 성향이 눈에 띄었다.
개막전에서도 유리의 강점은 주효했다. 1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슈팅(6개)을 기록했다. 이중에서 2차례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후반 10분 페널티킥 찬스에서 실축을 범했지만 존재감만큼은 확실했다. 유리로 인한 파생효과도 컸다. 유리가 문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끌고 다니면서 2선 지원의 파괴력이 좋아졌다.
특히 구자철이 빛났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사실상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로 파이널서드에서 창의성을 불어넣는 동시에 유리를 활용한 마무리 작업까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구자철의 위협적인 슈팅 2개는 모두 골문 안으로 향했다. 선수별 기대득점(xG)에서도 구자철(0.66, 3위)은 유리(0.78, 2위)와 함께 최상위권에 포진했을 정도로 시너지가 좋았다.
#치명적인 부상 변수? 해답은 있다
예상치 못한 암초도 만났다. 후반 6분 중원의 키플레이어인 최영준이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데 이어 후반 19분 왼측 측면 터치라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전성진도 부상으로 교체됐다. 최영준은 장기 부상이 유력하고, 전성진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당분간 공백이 불가피하다.
중원 장악력이 줄어든다면 제주의 장점 측면 공격도 흔들릴 수 있다. 게다가 당장 추가 영입은 쉽지 않은 상황. 그래도 대안은 있다. 최영준의 빈자리는 멀티 플레이어인 김봉수와 제주의 모드리치로 성장하고 있는 한종무가 메울 수 있다. 윤빛가람과 맞트레이드됐던 이기혁도 부상에서 회복하면 전력에 가세할 수 있다.
개막전에서 부상 변수로 출전하지 못했던 헤이스가 측면 공격수로 나서면 구자철이 2~3선에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 왼쪽 측면은 정우재와 맞트레이드됐던 이주용이 메울 수 있다. 이주용은 왼쪽 측면 공격수 출신답게 공격 상황에서도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한다. 2013년 동아대 재학시절 U리그 영남권 득점왕(17골)을 차지했을 정도로 마무리 능력이 좋다.
남기일 감독 역시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부상으로 쉽지 않은 여정을 시작했다. 올해도 최영준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는데 정답은 아니지만 해답은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체적인 뎁스를 두텁게 가져가는데 주력했다.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위기를 이겨내도록 하겠다"라고 흔들림 없는 표정을 유지했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
# 무득점? 기대득점(xG) 1위는 바로 제주
K리그1 개막 라운드 6경기에서 총 17골이 터졌다. 경기당 2.83골로 화끈한 공격 축구로 승강제가 도입된 2013년 이후 개막 라운드 최다 관중 신기록을 기록한 팬심(10만1천632명)의 기대에 부응했다. 그렇다면 골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팀이 컸을까. 아이러니하지만 기대득점(xG) 1위는 바로 무득점에 그친 제주였다.
기대득점은 슈팅 찬스가 골로 이어지는 확률을 말한다. 슈팅 1개의 기대득점 값은 0~1이다. 일정 기간 또는 특정 경기에서 기록한 기대득점 합계가 높을수록 득점이 기대되는 장면을 많이 만들었다는 뜻이 된다. 제주는 수원FC전에서 기대득점(xG) 2.29로 12개 팀 중에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가장 많은 득점(3골)을 기록한 포항(1.49, 3위)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아직 섣불리 판단할 수 없지만 제주는 더욱 치명적으로 변모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빌드업의 간결함이다. 남기일 감독은 전방위 압박과 빠른 측면 공격 전환을 통해 경기를 장악해 나가는 스타일을 선호한다. 오른쪽 측면에서 스토퍼 김오규-윙백 안현범이 주발인 오른발로 빠른 공격 전개했고, 왼쪽 측면에서는 양발잡이 정우재를 활용한 변칙적인 크로스 타이밍으로 상대를 공략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같은 듯 다르다. 김오규의 정교한 오른발 롱킥에 이은 안현범의 치달(치고 달리기)은 개막전에서도 여전한 위력을 발휘했다. 왼쪽 측면의 공격 템포도 상당히 빨라졌다. 전북으로 이적한 정우재의 공백을 U-22 출전카드이자 왼발잡이인 전성진을 기용했다. 왼발 킥력이 좋고 오버래핑도 가능한 왼쪽 스토퍼 정운과 시너지가 나오면서 크로스 전개가 더욱 매서워졌다.
제주는 이날 경기에서 무려 7개의 크로스를 전개했다. 공격의 템포를 다시 가져가는 반댓발 크로스가 아닌 자신의 주발로 공격의 결을 그대로 빠르게 살리는 크로스가 대부분이었다. 자연스레 슈팅으로 전환되는 공격 템포가 더욱 빨라졌다. 2018시즌 이후 유료 관중 집계 이후 최다 관중(8,362명)이 운집한 제주월드컵경기장의 열기도 덩달아 달아올랐다.
# 페널티킥 실축? 그래도 제주는 여전히 '유리'하다
남기일 감독이 이러한 변화를 가져간 가장 큰 이유는 바로 유리다. 유리는 지난 시즌까지 전력의 핵심이었던 주민규(울산)의 대체자다. 주민규는 지난 2021시즌 22골 1도움으로 득점왕을 차지했으며, 지난 시즌에도 17골 7도움을 기록하며 제주 공격의 절대적인 지분을 차지했다. 주민규의 대체자를 물색했던 남기일 감독은 유리를 선택했다.
185cm, 88kg의 압도적인 피지컬로 주민규(183cm, 83kg)와 체격은 비슷하지만 스타일은 완전히 다르다. 미드필더 출신인 주민규가 전술 상황에 따라 2~3선까지 내려오며 도우미 역할까지 해주는 스타일이라면 유리는 자신의 별명인 '탱크'(Tanque)처럼 상대 수비를 무너뜨리는 전통적인 스트라이커 유형의 선수다.
동계훈련 동안 진행된 10차례 연습경기에서도 유리의 강점은 십분 발휘됐다. 남기일 감독은 유리의 강점을 극대화시키기 위해 빠른 공수 전환에 이은 크로스 전개를 이어나갔다. 그 결과 유리는 10경기에서 무려 10골을 터트렸다. 일단 자신에게 볼이 연결되면 슈팅으로 전환하는 저돌적인 성향이 눈에 띄었다.
개막전에서도 유리의 강점은 주효했다. 1라운드에서 가장 많은 슈팅(6개)을 기록했다. 이중에서 2차례 유효슈팅으로 연결했다. 후반 10분 페널티킥 찬스에서 실축을 범했지만 존재감만큼은 확실했다. 유리로 인한 파생효과도 컸다. 유리가 문전에서 상대 수비수를 끌고 다니면서 2선 지원의 파괴력이 좋아졌다.
특히 구자철이 빛났다. 왼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했지만 사실상 프리롤에 가까운 역할로 파이널서드에서 창의성을 불어넣는 동시에 유리를 활용한 마무리 작업까지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구자철의 위협적인 슈팅 2개는 모두 골문 안으로 향했다. 선수별 기대득점(xG)에서도 구자철(0.66, 3위)은 유리(0.78, 2위)와 함께 최상위권에 포진했을 정도로 시너지가 좋았다.
#치명적인 부상 변수? 해답은 있다
예상치 못한 암초도 만났다. 후반 6분 중원의 키플레이어인 최영준이 부상으로 교체 아웃된 데 이어 후반 19분 왼측 측면 터치라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던 전성진도 부상으로 교체됐다. 최영준은 장기 부상이 유력하고, 전성진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당분간 공백이 불가피하다.
중원 장악력이 줄어든다면 제주의 장점 측면 공격도 흔들릴 수 있다. 게다가 당장 추가 영입은 쉽지 않은 상황. 그래도 대안은 있다. 최영준의 빈자리는 멀티 플레이어인 김봉수와 제주의 모드리치로 성장하고 있는 한종무가 메울 수 있다. 윤빛가람과 맞트레이드됐던 이기혁도 부상에서 회복하면 전력에 가세할 수 있다.
개막전에서 부상 변수로 출전하지 못했던 헤이스가 측면 공격수로 나서면 구자철이 2~3선에서 중심을 잡아줄 수 있다. 왼쪽 측면은 정우재와 맞트레이드됐던 이주용이 메울 수 있다. 이주용은 왼쪽 측면 공격수 출신답게 공격 상황에서도 자신의 장점을 십분 발휘한다. 2013년 동아대 재학시절 U리그 영남권 득점왕(17골)을 차지했을 정도로 마무리 능력이 좋다.
남기일 감독 역시 "지난해에도 시즌 초반 부상으로 쉽지 않은 여정을 시작했다. 올해도 최영준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이 부상을 당했는데 정답은 아니지만 해답은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전체적인 뎁스를 두텁게 가져가는데 주력했다. 선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위기를 이겨내도록 하겠다"라고 흔들림 없는 표정을 유지했다.
사진=제주유나이티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