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환골탈태가 따로 없다. 교체 검토에 들어갔던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디트릭 엔스(33)와 케이시 켈리(35)가 나란히 반등하며 생존 경쟁에 불을 지폈다.
LG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9-1로 승리했다. 2위 LG(34승 2무 24패 승률 0.586)는 시리즈 스윕을 달성, 최근 10경기 9승 1패의 매서운 상승세를 이어가며 선두 KIA 타이거즈(35승 1무 22패 승률 0.614)를 1.5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이날 LG는 선발 엔스가 6이닝 2피안타(1피홈런) 3볼넷 6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6승째(2패)를 거뒀다. 최고 152km/h에 달하는 패스트볼의 비중을 60%까지 높였고 커터,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를 곁들여 두산 타선을 구위에서 압도했다. 엔스는 지난달 28일 SSG 랜더스전(6이닝 4피안타 1볼넷 9탈삼진 2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하며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비슷한 시기 6년차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도 맹활약했다. 켈리는 엔스에 하루 앞서 1일 두산전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3탈삼진 2실점(무자책) 경기를 펼쳤다. 26일 NC 다이노스전(6이닝 5피안타 1탈삼진 3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다. 엔스와 켈리가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한 4경기에서 LG는 모두 승리를 챙기며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가 살아난 시기는 LG의 외국인 투수 교체 선언 타이밍과 일치한다. 엔스와 켈리는 5월 3일부터 22일까지 등판한 7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고전했다. 이 7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는 서로 한 번씩 두 차례에 불과했고 그 외 5경기에서 모두 4점 이상을 내주고 무너졌다.
엔스의 경우 데뷔 후 첫 2경기는 좋았다. 3월 23일 한화전(6이닝 2실점)과 29일 키움전(6이닝 무실점) 모두 호투하며 2승을 챙겼다. 그러나 4월부터 오락가락하더니 점차 무너지는 빈도가 잦아졌다. 4월 평균자책점은 7.20(25이닝 20자책)에 달했고 5월에도 4.97(25⅓이닝 14자책)로 부진했다.
켈리는 더 심각했다. 개막 직후부터 흔들렸던 켈리는 4번째 등판이었던 4월 12일 두산전(7이닝 무실점)에서 간신히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6경기 0승 5패 평균자책점 7.96(31⅔이닝 28실점)을 기록하며 끝없는 침체기에 빠져 있었다. 한 달 이상 지속되는 원투펀치의 부진에 LG는 골머리를 앓았다.
결국 LG는 28일 차명석 단장이 미국으로 출국해 새 외국인 투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를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부진하던 엔스와 켈리에게 각성을 촉구했다. 교체 준비까지 최대 한 달이 예상된 만큼 두 선수에게 남은 등판 기회는 각각 서너 차례에 불과했다.
벼랑 끝으로 몰리자 생존 본능이 나타났다. 켈리는 140km/h 초반에 머무르던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을 1일 두산전에는 145km/h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약점을 보완했다. 엔스는 팔 각도를 올려서 장점인 빠른 공의 힘을 살리는 방향으로 해법을 찾았다. 반등을 원했던 염경엽 감독의 의도가 적중한 셈이다.
원투펀치의 활약에 LG는 한결 여유를 찾았다. 올해 LG는 국내 선발진은 다른 팀에 비해 구성이 좋은 편이다. 최원태(6승 3패 평균자책점 3.82), 임찬규(3승 3패 평균자책점 4.53), 손주영(4승 3패 평균자책점 4.64)이 로테이션을 거의 거르지 않고 소화하고 있다. 토종 선발이 약했던 지난해와는 상반된 흐름이다.
탄탄한 토종 선발에 오락가락했던 외국인 투수들까지 살아나면 LG는 안정적인 5선발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교체만이 답으로 보였던 2주 전과 비교하면 이제는 교체와 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엔스와 켈리의 호투가 계속될수록 LG의 행복한 고민도 길어질 듯하다.
신희재 <쓰다> 객원기자
사진=뉴스1
LG는 2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경기에서 9-1로 승리했다. 2위 LG(34승 2무 24패 승률 0.586)는 시리즈 스윕을 달성, 최근 10경기 9승 1패의 매서운 상승세를 이어가며 선두 KIA 타이거즈(35승 1무 22패 승률 0.614)를 1.5경기 차로 바짝 추격했다.
비슷한 시기 6년차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도 맹활약했다. 켈리는 엔스에 하루 앞서 1일 두산전 선발 등판해 6이닝 4피안타 3탈삼진 2실점(무자책) 경기를 펼쳤다. 26일 NC 다이노스전(6이닝 5피안타 1탈삼진 3실점)에 이어 2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다. 엔스와 켈리가 퀄리티 스타트로 호투한 4경기에서 LG는 모두 승리를 챙기며 팀의 상승세에 힘을 보탰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가 살아난 시기는 LG의 외국인 투수 교체 선언 타이밍과 일치한다. 엔스와 켈리는 5월 3일부터 22일까지 등판한 7경기에서 1승에 그치며 고전했다. 이 7경기에서 퀄리티 스타트는 서로 한 번씩 두 차례에 불과했고 그 외 5경기에서 모두 4점 이상을 내주고 무너졌다.
엔스의 경우 데뷔 후 첫 2경기는 좋았다. 3월 23일 한화전(6이닝 2실점)과 29일 키움전(6이닝 무실점) 모두 호투하며 2승을 챙겼다. 그러나 4월부터 오락가락하더니 점차 무너지는 빈도가 잦아졌다. 4월 평균자책점은 7.20(25이닝 20자책)에 달했고 5월에도 4.97(25⅓이닝 14자책)로 부진했다.
켈리는 더 심각했다. 개막 직후부터 흔들렸던 켈리는 4번째 등판이었던 4월 12일 두산전(7이닝 무실점)에서 간신히 시즌 첫 승을 거뒀다. 하지만 이후 6경기 0승 5패 평균자책점 7.96(31⅔이닝 28실점)을 기록하며 끝없는 침체기에 빠져 있었다. 한 달 이상 지속되는 원투펀치의 부진에 LG는 골머리를 앓았다.
결국 LG는 28일 차명석 단장이 미국으로 출국해 새 외국인 투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염경엽 감독은 이를 이례적으로 공개하며 부진하던 엔스와 켈리에게 각성을 촉구했다. 교체 준비까지 최대 한 달이 예상된 만큼 두 선수에게 남은 등판 기회는 각각 서너 차례에 불과했다.
벼랑 끝으로 몰리자 생존 본능이 나타났다. 켈리는 140km/h 초반에 머무르던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을 1일 두산전에는 145km/h 이상으로 끌어올리며 약점을 보완했다. 엔스는 팔 각도를 올려서 장점인 빠른 공의 힘을 살리는 방향으로 해법을 찾았다. 반등을 원했던 염경엽 감독의 의도가 적중한 셈이다.
원투펀치의 활약에 LG는 한결 여유를 찾았다. 올해 LG는 국내 선발진은 다른 팀에 비해 구성이 좋은 편이다. 최원태(6승 3패 평균자책점 3.82), 임찬규(3승 3패 평균자책점 4.53), 손주영(4승 3패 평균자책점 4.64)이 로테이션을 거의 거르지 않고 소화하고 있다. 토종 선발이 약했던 지난해와는 상반된 흐름이다.
탄탄한 토종 선발에 오락가락했던 외국인 투수들까지 살아나면 LG는 안정적인 5선발 체제를 구축할 수 있다. 교체만이 답으로 보였던 2주 전과 비교하면 이제는 교체와 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엔스와 켈리의 호투가 계속될수록 LG의 행복한 고민도 길어질 듯하다.
신희재 <쓰다> 객원기자
사진=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