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시쳇말로 보법이 다르다. 두산 베어스 조수행(31)이 반환점을 7경기 앞두고 여유롭게 30도루 고지를 넘어섰다.
조수행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8번-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2볼넷 2도루를 기록했다. 두산은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한 타선의 응집력과 김택연(⅔이닝)-이병헌(⅔이닝)-홍건희(1⅔이닝)-정철원(1이닝)으로 이어진 계투진의 무실점 퍼레이드로 연장 11회 접전 끝에 6-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3위 두산(36승 27패 2무)은 2위 KIA(36승 25무 1패)를 1경기 차, 1위 LG 트윈스(37승 25패 2무)를 1.5경기 차로 추격하며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조수행은 두산이 1-0으로 앞선 2회 말 1사 1루에서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2루수 앞 땅볼을 기록했다. 병살타 코스였지만 빠른 발로 1루에서는 살아남았다. 타석에서 아쉬움을 남긴 조수행은 장기인 주루로 빠르게 만회했다. 후속타자 이유찬 타석에서 2구 만에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곧바로 네일의 폭투가 나오면서 손쉽게 3루를 밟았다.
두산이 3-2로 앞선 가운데, 4회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조수행은 이번엔 중견수 오른쪽 1루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또 한 번 이유찬 타석에서 2구째 도루를 시도해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순식간에 2개를 추가하며 올 시즌 도루 숫자를 31개까지 늘렸다. 조수행은 8회와 10회 연달아 사구를 기록하며 3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조수행은 올 시즌 처음으로 KBO리그 30도루를 돌파하면서 도루왕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4월까지 10도루를 기록했던 조수행은 5월에만 18도루를 내달리며 1위에 등극했고, 6월에도 7경기 3도루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수행은 2위 LG 박해민(25개)과 격차를 6개까지 벌리며 선두를 공고히 했다. 3위 두산 정수빈(24개), 4위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22개), 5위 KIA 김도영(21개)도 당분간 추격이 쉽지 않다.
오히려 현 추세라면 이제부터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두산이 65경기를 치른 가운데 31도루를 기록한 조수행은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면 144경기로 환산했을 때 69도루를 기록할 수 있다.
단일 시즌 60도루는 2015년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박해민이 60도루를 기록한 이후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영역이다. 김일권, 이종범(3회), 전준호(2회), 이대형(3회), 김주찬까지 오직 6명만 대기록을 달성했다.
베어스 소속으로 한정하면 1999년 정수근의 57도루가 최고 기록이다. 50도루 이상도 정수근(2회), 이종욱 외엔 없다. 2000년대 중후반 발야구를 선도하며 '육상부'로 불렸던 두산에서 조수행이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제치고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
여기에 조수행은 도루 성공률 90% 이상이라는 놀라운 수치에 도전한다. 올 시즌 34번의 도루 시도 중 단 세 차례 실패에 그친 조수행은 도루 성공률 91.2%를 기록하며 최정상급 주자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50도루 이상과 90% 이상 성공률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 2014년 김상수(53도루, 89.8%)와 2021년 김혜성(46도루, 92%)이 도전했으나 간발의 차이로 실패했다. 그 대기록에 조수행이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2016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조수행은 그동안 비주전으로 머문 시간이 길었다. 주루와 수비가 장점인 정수빈을 비롯해 김재환, 박건우(현 NC 다이노스), 민병헌(은퇴) 등 두산의 쟁쟁한 외야 라인에 밀려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2022년 10월 이승엽 감독이 부임하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지난해 조수행은 데뷔 후 처음으로 200타석 이상(219타석)을 소화하며 팀 내 비중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올 시즌 4월 6일 롯데전 첫 선발 기회를 잡은 뒤, 점차 출전 시간을 늘리며 확실한 주전 외야수로 거듭났다. 현재까지 5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8(175타수 42안타) 9타점 16볼넷 31도루를 기록했다.
조수행은 통산 타율 0.257, 출루율 0.323으로 타격과 출루 능력이 눈에 띄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올 시즌 타석당 볼넷 비율(BB%)은 9.1%로 리그 중간 정도(규정타석 70% 이상 선수 87명 중 46위)다. 대신 타석당 삼진비율(K%)이 10.9%로 나쁘지 않다(87명 중 13위).
볼넷이나 삼진을 당하기 전 빠른 타이밍에 승부를 본다(타석당 투구수 3.51개, 최소 5위). 헛스윙이 적고(5.4%) 컨택률(88.8%)이 높아 일단 인플레이 타구를 만든 뒤 빠른 발로 안타를 만든다. 조수행은 올 시즌 땅볼 비율이 리그에서 가장 높지만(66.4%), 내야안타 비율 역시 26.2%로 가장 높다. 번트안타도 7개(1위)나 될 정도로 상대 배터리에게는 까다로운 존재다.
주로 9번 타순에 배치된 조수행이 1루에 나가는 순간, 상대팀은 두산의 상위타선과 리그 최고의 주자를 동시에 상대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두산의 짜임새 있는 타선을 완성하는 숨은 주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희재 <쓰다> 객원기자
사진=OSEN, 뉴스1, 두산 베어스 제공
기록=STATIZ
조수행은 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경기에서 8번-좌익수로 선발 출장해 3타수 1안타 2볼넷 2도루를 기록했다. 두산은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한 타선의 응집력과 김택연(⅔이닝)-이병헌(⅔이닝)-홍건희(1⅔이닝)-정철원(1이닝)으로 이어진 계투진의 무실점 퍼레이드로 연장 11회 접전 끝에 6-5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3위 두산(36승 27패 2무)은 2위 KIA(36승 25무 1패)를 1경기 차, 1위 LG 트윈스(37승 25패 2무)를 1.5경기 차로 추격하며 선두권 경쟁에 뛰어들었다.
조수행은 두산이 1-0으로 앞선 2회 말 1사 1루에서 KIA 선발 제임스 네일을 상대로 2루수 앞 땅볼을 기록했다. 병살타 코스였지만 빠른 발로 1루에서는 살아남았다. 타석에서 아쉬움을 남긴 조수행은 장기인 주루로 빠르게 만회했다. 후속타자 이유찬 타석에서 2구 만에 2루 도루에 성공한 뒤, 곧바로 네일의 폭투가 나오면서 손쉽게 3루를 밟았다.
두산이 3-2로 앞선 가운데, 4회 1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 타석에 들어선 조수행은 이번엔 중견수 오른쪽 1루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그리고 또 한 번 이유찬 타석에서 2구째 도루를 시도해 2루 베이스를 훔쳤다. 순식간에 2개를 추가하며 올 시즌 도루 숫자를 31개까지 늘렸다. 조수행은 8회와 10회 연달아 사구를 기록하며 3출루 경기를 완성했다.
조수행은 올 시즌 처음으로 KBO리그 30도루를 돌파하면서 도루왕 독주 체제를 구축했다. 4월까지 10도루를 기록했던 조수행은 5월에만 18도루를 내달리며 1위에 등극했고, 6월에도 7경기 3도루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조수행은 2위 LG 박해민(25개)과 격차를 6개까지 벌리며 선두를 공고히 했다. 3위 두산 정수빈(24개), 4위 롯데 자이언츠 황성빈(22개), 5위 KIA 김도영(21개)도 당분간 추격이 쉽지 않다.
오히려 현 추세라면 이제부터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두산이 65경기를 치른 가운데 31도루를 기록한 조수행은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면 144경기로 환산했을 때 69도루를 기록할 수 있다.
단일 시즌 60도루는 2015년 삼성 라이온즈 소속으로 박해민이 60도루를 기록한 이후 누구도 도달하지 못한 영역이다. 김일권, 이종범(3회), 전준호(2회), 이대형(3회), 김주찬까지 오직 6명만 대기록을 달성했다.
베어스 소속으로 한정하면 1999년 정수근의 57도루가 최고 기록이다. 50도루 이상도 정수근(2회), 이종욱 외엔 없다. 2000년대 중후반 발야구를 선도하며 '육상부'로 불렸던 두산에서 조수행이 내로라하는 선배들을 제치고 순위표 최상단에 이름을 올릴 수도 있다.
여기에 조수행은 도루 성공률 90% 이상이라는 놀라운 수치에 도전한다. 올 시즌 34번의 도루 시도 중 단 세 차례 실패에 그친 조수행은 도루 성공률 91.2%를 기록하며 최정상급 주자로 성장했다.
지금까지 KBO리그에서 50도루 이상과 90% 이상 성공률을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한 명도 없다. 2014년 김상수(53도루, 89.8%)와 2021년 김혜성(46도루, 92%)이 도전했으나 간발의 차이로 실패했다. 그 대기록에 조수행이 도전할 수 있는 자격을 얻었다.
2016년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1라운드 전체 5순위로 두산에 지명된 조수행은 그동안 비주전으로 머문 시간이 길었다. 주루와 수비가 장점인 정수빈을 비롯해 김재환, 박건우(현 NC 다이노스), 민병헌(은퇴) 등 두산의 쟁쟁한 외야 라인에 밀려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러나 2022년 10월 이승엽 감독이 부임하면서 반전이 시작됐다.
지난해 조수행은 데뷔 후 처음으로 200타석 이상(219타석)을 소화하며 팀 내 비중을 끌어올렸다. 그리고 올 시즌 4월 6일 롯데전 첫 선발 기회를 잡은 뒤, 점차 출전 시간을 늘리며 확실한 주전 외야수로 거듭났다. 현재까지 5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8(175타수 42안타) 9타점 16볼넷 31도루를 기록했다.
조수행은 통산 타율 0.257, 출루율 0.323으로 타격과 출루 능력이 눈에 띄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다. 올 시즌 타석당 볼넷 비율(BB%)은 9.1%로 리그 중간 정도(규정타석 70% 이상 선수 87명 중 46위)다. 대신 타석당 삼진비율(K%)이 10.9%로 나쁘지 않다(87명 중 13위).
볼넷이나 삼진을 당하기 전 빠른 타이밍에 승부를 본다(타석당 투구수 3.51개, 최소 5위). 헛스윙이 적고(5.4%) 컨택률(88.8%)이 높아 일단 인플레이 타구를 만든 뒤 빠른 발로 안타를 만든다. 조수행은 올 시즌 땅볼 비율이 리그에서 가장 높지만(66.4%), 내야안타 비율 역시 26.2%로 가장 높다. 번트안타도 7개(1위)나 될 정도로 상대 배터리에게는 까다로운 존재다.
주로 9번 타순에 배치된 조수행이 1루에 나가는 순간, 상대팀은 두산의 상위타선과 리그 최고의 주자를 동시에 상대하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 두산의 짜임새 있는 타선을 완성하는 숨은 주역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희재 <쓰다> 객원기자
사진=OSEN, 뉴스1,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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