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탄쿠르 감싼 토트넘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울버햄튼, '인종차별 피해' 황희찬 위해 전폭적 지원 나선다
입력 : 2024.07.17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로드리고 벤탄쿠르(27)를 감싸기 바빴던 토트넘 핫스퍼와 사뭇 다른 행보다.

손흥민(31·토트넘)을 비롯해 황희찬(28·울버햄튼 원더러스)까지. 최근 유럽에서 활약 중인 코리안리거들이 인종차별 피해에 연일 몸살을 앓고 있다. 특히 손흥민을 향한 벤탄쿠르의 인종차별적 발언이 큰 논란을 빚은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 황희찬이 또 한 번 피해자가 됐다.


사건의 전말은 이러했다. 황희찬은 16일(현지시간) 세리에 A 코모 1907과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소화하는 도중 상대 선수에게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 당시 팀 동료 다니엘 포덴스가 가해자에게 주먹을 휘두를 정도로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일어나서는 안 될 일에 개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은 경기를 포기할 의사가 있었지만 황희찬은 경기를 끝까지 뛰길 원했고, 프리시즌 경기 특성상 교체 카드가 무한정 활용되는 상황 속에도 풀타임 활약을 펼치며 1-0 승리를 견인했다.



오닐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황희찬은 인종차별 피해자가 됐다. 그만 뛰고 싶을법한데도 그는 경기를 계속하길 원했다. 어려운 순간에도 팀을 먼저 생각해 줬다는 점이 정말 자랑스럽고, 구단은 전폭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얼마 지나지 않아 울버햄튼은 성명서를 발표했고,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엄격한 대응에 나섰다.


반면 UEFA는 미적지근한 반응을 보여 논란을 더욱 키웠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UEFA는 "친선경기는 연맹 관할이 아니다. UEFA 주관 대회에서 발생하는 사건에 대해서만 조치가 가능하다"고 입장을 표명했다. 책임회피인 셈이다.

코모가 내놓은 사과문 역시 가관이었다. 코모는 16일 인스타그램 스토리 상에 "당사자와 대화를 나눠본 결과 황희찬이 '차니'라고 불리는 걸 듣고 '재키 찬(성룡)'이라고 생각했을 뿐"이라며 "의도적으로 인종차별을 한 적이 없으며, 울버햄튼 선수들에 의해 심히 과장됐다"고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유럽 등 해외에서 '재키 찬'은 동양인 비하 단어로 통하는 만큼 말도 안 되는 변명이었다.


이에 황희찬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스포츠 나아가 인생에서 인종차별은 용납되지 않는다"며 "코칭스태프진과 선수들은 사건 이후 나와 함께 그라운드를 떠나겠다고 말해줬고,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끝까지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밝혔다.

사진=황희찬 인스타그램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코모 1907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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