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탈코리아] 배웅기 기자= 세리에 A 코모 1907의 믿기지 않는 사과문이 논란에 불을 붙였다.

최근 황희찬(28·울버햄튼 원더러스)은 코모 선수에 의해 인종차별 피해자가 됐다. 프리시즌 친선경기를 치르는 도중 유럽 등 해외에서 동양인 비하 목적으로 사용되는 '재키 찬'이라는 표현을 들었고, 이에 화가 난 다니엘 포덴스가 주먹을 휘두르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연출되기도 했다.

개리 오닐 울버햄튼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 모두가 황희찬을 위한 전폭적 지지 입장을 밝혔고, 구단 측은 성명서를 발표해 유럽축구연맹(UEFA)에 공식 항의서한을 보내는 등 즉각 대응에 나섰다.



반면 UEFA는 책임회피에 급급한 모양새다. 미국 매체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UEFA는 "친선경기는 연맹 관할이 아니다. UEFA 주관 대회에서 발생한 사건만 조치 가능하다"며 사건을 일단락시키기 바빴다.

'가해 구단' 위치가 된 코모 입장문 역시 가관이었다. 장문의 글에 황희찬을 향한 사과는 단 한마디도 없었다. 오히려 포덴스를 비롯한 울버햄튼 선수들의 행동을 '과장'이라고 표현하며 팬들의 분노를 자아냈다.


코모는 16일(현지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우리는 모든 형태의 인종차별을 강력하게 반대한다"면서 "당사자와 대화를 나눠본 결과 그는 '차니'라는 황희찬의 별명을 듣고, '그를 무시해. 그는 그가 재키 찬이라고 생각해'라고 발언한 사실이 있었다"고 밝혔다.

덧붙여 "구단이 파악하기로 선수는 의도를 갖고 (황희찬을) 폄하하려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일부 울버햄튼 선수의 반응으로 사건이 과장된 것에 실망했다"고 적반하장 태도를 보였다.


불행 중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황희찬은 충격받은 마음을 빠르게 추스른 모양새다. 그는 17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상에 "스포츠에서 인종차별은 용납되지 않는다. 코칭스태프진과 선수들에게 매우 감사하게 생각하고 있다. 모든 것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끝까지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고 전했다.


사진=코모 1907 홈페이지 캡처, 게티이미지코리아, 코모 1907 인스타그램, 황희찬 인스타그램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