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윤석민→하트? 김도영 MVP 경쟁자, KBO 최초 '외인 투수 4관왕' 보인다
입력 : 2024.09.05기사보내기 :  트위터  페이스북
[스포탈코리아] 신희재 기자= 13년 만에 대기록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MVP 0순위' 김도영의 유일한 대항마로 꼽히는 NC 다이노스 카일 하트(32)가 시즌 막판 '투수 4관왕'에 등극했다.

하트는 4일 경남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1피홈런 4사사구 12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NC는 하트의 호투와 14안타를 몰아친 타선의 파괴력을 앞세워 키움을 13-6으로 제압했다.

경기 전 가장 큰 주목을 받은 건 하트의 13승 달성 여부였다. 하트는 3일까지 KBO리그 투수 부문에서 평균자책점, 탈삼진, 승률 3관왕을 차지하고 있었다. 다승만 12승으로 단독 1위 원태인(13승)에 이은 공동 2위였다. 원태인이 1일 KIA 타이거즈전 등판해 하트는 키움전에서 1승을 더 추가하면 다승 공동 1위로 '투수 4관왕'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트는 1회 초부터 괴력을 발휘했다. 키움이 자랑하는 상위 타선 이주형-김혜성-송성문을 공 12개로 3연속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기세를 올렸다. 하트의 활약에 NC는 1회부터 2점을 뽑아내며 적극적으로 지원 사격에 나섰다.



하트는 계속해서 상승세를 이어갔다. 4회 2사까지 하트는 2회 고영우에게 볼넷을 허용한 걸 제외하면 단 한 명의 주자도 내보내지 않으며 노히트 노런 페이스를 보였다. 그사이 삼진 숫자는 8개까지 늘리며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4회 김건희에게 솔로포를 내주며 흔들렸으나 이후 더 이상 피안타를 내주지 않으면서 다시 안정을 찾았다.

5회 삼진 2개를 추가해 10탈삼진을 달성한 하트는 6회 고비를 맞이했다. 이주형을 몸에 맞는 볼, 송성문과 김건희를 볼넷으로 내보내 2사 만루에 몰렸다. 위기 상황에서 하트는 삼진 2개와 유격수 라인드라이브 아웃으로 고비를 넘겼다. 투구수 89개로 6이닝을 채운 하트는 7회 한재승과 교대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키움전을 마친 하트는 올 시즌 성적을 24경기 13승 2패 평균자책점 2.31(148이닝 38자책), 169탈삼진과 승률 0.867로 끌어올렸다. 평균자책점은 2위 제임스 네일(2.53)이 불의의 부상을 당해 적수가 없어졌고, 탈삼진도 2위와 9개 차이를 보여 지금 페이스를 유지하면 무난히 1위를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

승률도 2위 박영현(0.833)을 여유 있게 따돌리고 있다. 다승은 원태인과 공동 1위인데 NC(124경기)가 삼성 라이온즈(129경기)보다 잔여 경기가 많아 하트에게 좀 더 유리한 상황이다.

하트의 기록은 후반기로 한정했을 때 더 독보적이다. 7경기 6승 무패 58탈삼진 평균자책점 1.26(43이닝 6자책)으로 전반기보다 더 좋아졌다. 후반기 리그 평균자책점이 4.96으로 거의 5점대에 가깝지만 하트에게는 다른 세상 이야기다. 타고투저 시대에 전설적인 투수 선동열의 통산 평균자책점(1.20)과 맞먹을 정도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고 있다.



하트가 투수 4관왕을 차지하면 무려 13년 만에 대기록이 탄생한다. KBO리그 43년 역사를 통틀어 다승·탈삼진·평균자책점·승률 부문에서 '투수 4관왕'을 차지한 선수는 지금까지 단 두 명뿐이었다. 1989년부터 1991년까지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이 세 차례 리그를 평정했고, 2011년 KIA 타이거즈 윤석민이 그 뒤를 이었다.

하트는 외국인 투수 최초 4관왕이라는 대업에 가까워지면서 올 시즌 'MVP 0순위' 김도영의 유일한 경쟁 상대로 급부상했다. 9위 NC는 시즌 전만 해도 지난해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한 에릭 페디가 메이저리그 떠나 선발진에 큰 공백이 예상됐다.

그러나 2년 연속 리그 최고 투수 배출을 목전에 두면서 암울한 시기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얻었다. 그사이 5위 KT 위즈와 격차도 3경기까지 좁혀져 가을야구를 향한 희망도 다시 이어갈 수 있게 됐다.



사진=OSEN, NC 다이노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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