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메이저리그 진출 꿈을 응원해 준 결과는 '배신'이었다. 친정팀 니혼햄 파이터스의 은혜를 저버리고 소프트뱅크 호크스 유니폼을 입은 우와사와 나오유키(30)의 배은망덕한 행보에 팬들의 분노가 들끓는 가운데 '괴짜' 신조 츠요시(52) 감독도 이례적인 'SNS 팔로우 취소'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우와사와는 지난 26일 소프트뱅크 입단식을 가졌다. 미국 도전 1년 만에 꿈을 접고 돌아온 그를 향한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다는 것을 의식했는지 우와사와는 "쉬운 결정이 아니었다. 스스로 결정한 길이기 때문에 결과로 보여주고 싶다"라며 "(니혼햄 구단이) 나를 야구선수로 키워줬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밝혔다.
우와사와가 '배신자' 낙인이 찍힌 데는 이유가 있다. 구단의 배려로 미국 진출에 성공했지만, 원소속팀에 별다른 소득을 안겨주지도 않은 채 복귀할 때는 다른 팀을 선택했기 때문이다.
2011년 드래프트 6순위로 니혼햄의 지명을 받은 그는 2023년까지 173경기 70승 62패 1홀드 평균자책점 3.19를기록하며 팀의 선발진을 지탱해 온 '원클럽맨'이었다. 2023시즌 종료 후 우와사와는 구단의 허락을 구한 뒤 메이저리그 도전을 선언했다.
우와사와는 지난 1월 12일 포스팅 마감을 앞두고 극적으로 탬파베이 레이스와 스프링캠프 초청권이 포함된 마이너 계약을 체결했다. 메이저리그 계약을 제시한 팀도 있었으나 우와사와는 투수 육성 시스템이 마음에 든다며 탬파베이행을 선택했다. 마이너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니혼햄 구단이 받는 포스팅비는 고작 6,250달러(약 922만 원)에 불과했다.
아메리칸드림도 이뤄지지 않았다. 시범경기 4경기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3.03(9⅔이닝 14실점)으로 부진한 우와사와는 탬파베이의 개막 로스터에 합류하지 못하고 보스턴 레드삭스로 트레이드됐다. 보스턴에서는 빅리그 데뷔에 성공했으나 2경기서 4이닝 2피안타 2볼넷 1실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다. 마이너리그에서는 20경기 5승 4패 평균자책점 7.63으로 처참하게 무너졌다.
결국 단 한 시즌 만에 미국 도전을 포기한 우와사와는 일본으로 복귀하면서 친정팀 니혼햄이 아닌 소프트뱅크를 택했다. 일본 프로야구(NPB)는 KBO리그와 달리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해외에 진출했다가 복귀할 경우 반드시 원소속팀으로 돌아오지 않아도 된다. '닛칸스포츠' 등 일본 매체에 따르면 우와사와의 계약 규모는 4년 10억 엔(약 93억 원)으로 추정된다. 험난한 메이저리그 도전 대신 현실을 택했다.
니혼햄 팬들은 우와사와의 소프트뱅크행에 큰 배신감을 느꼈다. 이미 2년 전 아리하라 코헤이가 미국 도전에 실패한 뒤 니혼햄이 아닌 소프트뱅크 유니폼을 입는 것을 지켜본 적이 있기에 충격은 더 컸다.
화가 난 것은 팬뿐만이 아니다. 일본 매체 '데일리 스포츠'는 우와사와가 니혼햄 사령탑인 신조 감독으로 메시지를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매체 '주간여성 프라임'은 신조 감독이 SNS 팔로우를 끊었다고 전하며 "우와사와의 행동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의미라고 생각한다. 신조 감독은 한 번이라도 함께 뛰었던 선수는 트레이드로 이적하거나 팀에서 방출되더라도 계속 팔로우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매체는 "지난해 니혼햄에서 소프트뱅크로 FA 계약을 맺고 이적한 곤도 켄스케가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신조 감독을 비판하는 듯한 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신조 감독은 곤도와 팔로우를 끊지 않았다.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신조 감독이 우와사와에 대한 섭섭함이 상당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사진=소프트뱅크 호크스 홈페이지, 게티이미지코리아, OSEN, 탬파베이 레이스 공식 S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