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RTALKOREA] 오상진 기자= KIA 타이거즈와 결별한지 몇 개월 지나지도 않았는데 벌써 관심이 뜨겁다. 대만행을 거절한 '테스 형' 소크라테스 브리토(33)는 과연 한국행을 염두에 두고 있는 걸까.

대만프로야구(CPBL) 소식을 전하는 'CPBL STATS'는 지난 4일 "웨이취안 드래곤즈 단장이 리버티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KBO리그 KIA에서 3시즌을 뛰었던 소크라테스와 협상을 진행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매체는 "하지만 소크라테스는 가족과 관련된 이유로 대만에 오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2022시즌 KIA 유니폼을 입고 한국 무대를 밟은 소크라테스는 지난해까지 3시즌 동안 KBO리그 통산 409경기 타율 0.302 63홈런 270타점 40도루 OPS 0.843의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데뷔 첫해 127경기 타율 0.311 17홈런 77타점 12도루 OPS 0.848을 기록하며 연착륙에 성공한 소크라테스는 2년 차에도 142경기 타율 0.285 20홈런 96타점 15도루 OPS 0.807로 제 몫을 했다.

3년 차를 맞은 2024시즌은 140경기 타율 0.310 26홈런 97타점 OPS 0.875을 기록하며 홈런, 타점, OPS 등에서 커리어 하이를 경신했다. 한국시리즈에서도 5경기 타율 0.300(20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 OPS 0.814로 활약하며 KIA의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우승 반지까지 차지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냈지만, 소크라테스와 KIA의 동항은 3시즌으로 막을 내렸다. KIA는 메이저리그 통산 88홈런을 기록한 거포 유형의 타자 패트릭 위즈덤을 새롭게 영입해 외국인 타자 자리를 채웠다.

지난해 말 결별을 공식화한 KIA는 3년 동안 팀에 공헌한 소크라테스를 위해 보류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따라서 소크라테스가 다시 KBO리그 복귀를 고려할 때 KIA가 아닌 나머지 9개 구단과도 협상이 가능하다.


재계약이 불발된 소크라테스는 KIA와 팬들에게 진심을 담아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그는 SNS에 자신의 활약상이 담긴 하이라이트 영상과 함께 "지난 3년간 팀에 함께 할 수 있게 해주신 구단에 감사하다고 말하고 싶다. 가족처럼 항상 곁에서 힘이 되어준 팀 동료들과 항상 더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 주신 코치님들, 항상 응원해 주시고 무조건적인 사랑을 보내주신 팬분들께도 감사드린다. 모든 분 마음 한편에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간 모든 노력이 우승으로 결실을 맺어 기쁘다. 그 기분은 평생 잊지 못할 것 같다"라며 "믿음, 감사, 기쁨. 이것이 제가 이 순간을 마감하는 방식이다. 한 사이클을 마무리했고 잘했다는 확신을 가지고 새로운 도전을 계속할 것이다. 모두 감사하다"라며 마지막에는 손하트 이모티콘과 함께 한글로 '테스형'이라 적었다.


3년의 한국 생활을 마친 소크라테스는 고향인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돌아와 곧바로 레오네스 유니폼을 입었다. 아직 경기 감각이 살아있던 소크라테스는 도미니카 윈터리그 세미 파이널(포스트시즌)에서 타율 0.362 2홈런 9타점 OPS 0.976으로 펄펄 날았다.

챔피언을 두고 다투는 파이널 시리즈에서는 타율 0.273 2홈런 5타점 OPS 0.790의 준수한 타격뿐만 아니라 7차전 9회 말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눈부신 호수비로 장식하며 '우승 청부사' 역할을 해냈다. 현재 진행 중인 캐리비안 시리즈에서도 타율 0.476, OPS 1.024로 절정의 타격감을 뽐내며 팀을 결승으로 이끌었다.



KBO리그 3시즌 성적과 도미니카 윈터리그에서 활약은 대만 구단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소크라테스가 가족을 이유로 제안을 거부했다. 그에게는 한국에서 뛰던 시절인 2022년 5월 태어난 어린 딸이 있다. 3년의 외국 생활을 마치고 이제 막 고향인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돌아왔는데 다시 먼 길을 떠나는 결정을 내리기는 쉽지 않다.

도미니카 윈터리그와 캐리비안 시리즈에서 좋은 활약을 펼친 소크라테스는 다시 메이저리그 문을 두드려볼 수도 있다. 다만 이미 스프링캠프 시작을 앞둔 구단들이 2019년을 마지막으로 빅리그 커리어가 끊긴 30대 중반의 외야수에게 관심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현실적으로 소크라테스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서거나 익숙한 환경인 중남미 리그에서 커리어를 이어나가야 한다.


KBO리그 구단들 입장에서 소크라테스는 '대체 외국인 타자 후보 0순위'다. 통산 3할대의 타율과 평균 20홈런 이상을 때릴 수 있는 파워, 3년 연속 두 자릿 수 도루를 기록한 주력까지 갖췄다. 무엇보다 KBO리그 투수들을 많이 경험해봤고 한국 문화에도 익숙하기 때문에 별도의 적응 기간이 필요 없다는 게 장점이다.

대만행을 거절한 소크라테스와 그의 가족이지만, 익숙한 환경의 한국 구단이 제의를 한다면 생각이 달라질 수도 있다. 과연 '테스형'이 2025시즌 도중 한국으로 돌아와 KBO리그 무대에서 다시 뛰는 장면을 볼 수 있을까.



사진=OSEN, 뉴시스, 뉴스1, 게티이미지코리아, 레오네스 델 에스코히도 홈페이지, 소크라테스 브리토 SNS 캡처